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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희망으로 남은 스티브 잡스

2011년 10월 6일 한 미국인의 사망 소식으로 지구촌이 들끓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사람들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열정적인 삶을 살다간 스티브 잡스! 그는 죽어서도 희망의 메세지를 남기며 현실에서뿐만 아니라 가상 공간까지 도배를 하고 있다.

21세기의 불사조, 스티브 잡스

그의 삶은 한 편의 장편소설보다 더 소설적이고 실험적이며 장엄하기에 감동하는 것이리라. 그에겐 사생아로 태어난 불우한 어린 시절이 아무런 제약이 될 수 없었고 젊어서 저지른 실수에도 넘어지지 않았으며 학창 시절마저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모든 상황이 보통 사람의 잣대로 보면 불행 덩어리였지만 그는 그것을 모퉁이 돌로 삼아 철저하게 일어섰다.

특히 죽음의 문턱조차 철저히 즐기며 자신과 싸워 이겼으니 그는 이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한계를 뛰어넘은 '불사조'라 불려도 되리라.

17세에 접한 "만일 당신이 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 당신은 대부분 옳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라는 구절을 생각하며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그날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삶기 위해 스스로를 늘 채찍하며 살았다는 잡스. 자아정체성이 확립되는 청소년기에 자신을 무장하는 금언 한 줄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교실에서 버린 모퉁이 돌, 세상의 돌기둥으로

필자는 특히 그의 학창 시절 이야기에 놀랐다. 어린 시절 호기심이 강해 늘 말썽을 부린 스티브 잡스. 집 구석에 놓인 바퀴벌레약을 먹고 거의 죽을 뻔한 이야기도 그렇고 정학과 무단결석을 밥 먹듯 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 공부는 싫어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 일을 사랑했다는 스티브 잡스.

그러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말썽을 부리고 공부하기를 싫어하더라도, 내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하더라도 그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만은 확실하게 파악하여 도움을 주는 선생이 되어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학교 현장는 흔히 첫인상이 나쁜 아이나 사사건건 순종적이지 못한 학생은 그가 가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많음을  반성하게 된다.

'어느 구름에 비 올른지 모른다'는 옛 어른들 말씀을 생각하면 세상의 모든 아이는 누구를 막론하고 각기 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지닌 위대한 존재들임을 스티브 잡스는 보여주었다. 학교는 보통교육이 근간을 이루는 곳이니 매우 특출한 아이나 그 반대에 속한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재미없는 공간임을 부정할 수 없다.v

그의 학창 시절이 순탄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랑하며 몰입하며 다양한 공부를 하며 자신의 재능을 꽃 피웠으니,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자로서 부끄러움마저 든다. 날마다 떠들고 까불며 친구를 귀찮게 하면서도 창의성과 호기심이 남다른 우리 반 아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교실의 모퉁이 돌이 세상을 떠받치는 돌기둥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훈계를 할 일이다.

실패자도 일어설 수 있는 사회 문화적 풍토

그의 성공 뒤에는 실수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도약의 발판을 제공해주는 학벌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 문화적 배경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처럼 불우한 어린 시절에다 공교육에서 도태된 학생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그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편견과 사회적 냉대로 철저하게 망가지거나 울분을 삭이지 못해 힘든 삶을 사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연대해야 살아남는 이 나라에서 가난이라는 무거운 짐까지 지고 있다면 그가 잡스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사생아로 태어난 불행도, 대학을 자퇴하고도, 젊은 시절을 방황하면서도 일어설 수 있는 토양을 가진 사회적 저력이 부럽다. 돈이 없어도 그가 가진 아이디어를 담보로 창업할 수 있는 나라, 사생아라는 편견으로 왕따를 당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는 인권 존중 사회, 실수한 것을 두고두고 헤집어서 인격 모독으로 생매장 시키지 않는 인간적인 사회였기에 가능하진 않았을까?

자존감을 기르는 교육이 중요하다

그는 자신의 일을 철저하게 사랑한 사람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사랑한 것이다. 마치 일과 연애하듯 살다 갔으니 굵고 짧았지만 결코 후회가 없었으리라. 일을 연인처럼 사랑했으니 그의 머리에는 늘 아이디어가 넘쳤으리라. 월급을 받기 위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일을 꿈꾸며 현실로 만든 것이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스스로 발견하여 끝없이 그 길로 매진하며 죽음에 직면하고도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라 했다. 그에겐 죽음도 특허품이었던 셈이다.

그러니 어버이나 선생님은 자녀들의 소질과 재능을 발견하여 부단히 격려하며 그 일을 사랑하는 직업으로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사명이 있다. 특정한 직업으로 내몰거나 재능과 상관 없이 밀어붙이는 일을 서슴지 않는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를 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자신을 철저히 시랑했기에 위기와 절망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고 죽음마저도 달려들지 못하게 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바로 자존감을 길러 주는 일이다. 한 번뿐인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사춘기나 자아정체감이 형성될 때까지 자라도록 도와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영혼이 건강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 지식은 풍부하되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영혼이 가난하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현실이 어려워도 부정적이거나 포기하는 일이 드물다. 자신을 믿으니 시련도 지나갈 뿐이며 날마다 새로운 태양이 뜬다고 확신한다. 한 개의 가능성만 있어도 아흔아홉 개의 난관을 뚫는다. 그러나 자존감이 약하거나 부족한 사람은 그 반대다. 모든 것이 부정적이니 손쉽게 자기를 놓아버린다.

치열한 삶의 태도를 존경한다

그의 삶이 감동을 주는 것은 슬프도록 불우한 여정을 온몸으로 살아낸 치열한 삶의 태도 때문이다. 인간적인 애잔함과 연민을 느끼게 하면서도 죽음의 순간까지 숙연한 삶의 자세를 견지한 한 인간의 수도승 같은 모습은 차라리 아름답다. 처절하게 시간을 쪼개 쓰면서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격언을 모토로 삼아 혁신과 창의성의 전범을 보인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서툰 졸시를 바친다.

긍정의 달인을 추모하며

아름다운 가을 날, 굵고 짧은 삶을 마감한 당신
지구 반대쪽에 있으나 내 마음은 당신이 누운 그 곳에
당신을 애도하는 꽃 한 송이 당신의 영전에 바치노라!

나도 당신처럼
내가 서 있는 교실을, 아이들을
지금보다 더 뜨겁게 사랑하리라!

지구라는 같은 집에서
당신과 함께 숨쉬며 살고 있었다는 기쁨에 감사하고
당신처럼 불우한 이 땅의 젊은이들도
당신의 뜨거운 열정을 닮아 긍정의 달인이 되기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교닷컴, 전남인터넷교육소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스티브 잡스, #교육,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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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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