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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
ⓒ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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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으로 고통 받던 스티브 잡스가 끝내 영면에 들었다. 그가 영면에 들었다는 뉴스는 인터넷을 통해서 접했다. 무수한 네티즌들이 잡스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어떤 이는 잡스가 만든 아이패드를 통해 뉴스를 접했다는 댓글도 있었다. 스티브 잡스 영면 소식에 쏠린 네티즌과 언론, 업계 반응은 그의 위상을 한마디로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생전 스티브 잡스가 이루었던 성공 신화는 대중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를 추종하는 소비자는 마니아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곤 했다. 도대체 스티브 잡스에게 열광하게 만들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내놓는 신제품들은 대부분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혁신의 산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을 출간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카민 갤로는 10년 가까이 스티브 잡스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가 2010년 11월에 내놓은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원제; The Innovation Secrets of Steve Jobs)>은 스티브 잡스를 혁신의 대가로 만들어준 원칙을 모두 일곱 가지로 나누어 분석한 책이다.

스티브 잡스는 PC를 개발하지도 않았다. MP3 플레이어 역시 그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맥과 아이팟으로 PC와 MP3 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또한 잡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개발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이 시장에 혁신을 일궈냈다. 마찬가지로 그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을 개발하지도, 직접 컴퓨터를 판매하지도 않았지만 픽사와 애플스토어를 통해 혁신을 창조했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이야말로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는 잣대'라고 말하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애플의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남다른 사고방식'이다. 저자에 따르면 그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시스템'을 통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기업 혁신을 위한 컨설턴트'같은 상투적인 접근 방식을 극히 싫어했다고 평가했다.

'두 번의 경기 침체와 재정 위기, 금융 스캔들, 주가 하락 등 부정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스티브 잡스에겐 최고의 시절이었다'고 평가한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성공에 이른 '혁신을 이루는 7가지 원칙'을 정리하였다.

'첫째 좋아하는 일을 하라. 둘째 세상을 바꿔라. 셋째 창의성을 일깨워라. 넷째 제품이 아닌 꿈을 팔아라. 다섯째 'NO'라고 1,000번 외쳐라. 여섯째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라. 나머지는 스토리텔링의 대가가 되라' 등이다.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은 이 일곱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스티브 잡스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다양한 외부 사례를 들어 이 원칙들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어떤 분야 혹은 지위에 있든지 이 일곱 가지 원칙을 활용하려면 먼저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스티브 잡스의 남다른 사업 초창기 역사를 사례로 들었다.

스티브 잡스는 21세 때도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자신을 단지 부엌이나 창고에서 컴퓨터를 만드는 얼치기 엔지니어가 아니라 어엿한 기업체의 사장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에게 현실의 자신이 아닌 미래의 자신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혁신의 대가', 스티브 잡스를 움직였던 7가지 원칙

2005년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잡스는 졸업생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찾아 행하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누구든 열정을 다하게 되며 끝없는 혁신을 이루게 되고 결국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충고였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는 원동력은 비전이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는 끝없는 제품 혁신 과정에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비전을 갖춘 인물이라는 것이다. 비전은 주위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이자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평가한다.

스티브 잡스는 평소 '창의성이란 서로 다른 사물을 조합하는 능력'이라고 말하였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 같은 혁신가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외형상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물을 연관 짓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실제 애플Ⅱ 컴퓨터 외부 디자인은 주방용품인 믹서기 디자인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르네상스 천재들은 공통적으로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끝없는 호기심'과 '변화에 대한 갈망',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특징들이 스티브 잡스의 성공비결이라고 평가한다.

애플은 포커스 그룹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포커스 그룹이란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 기획이나 아이디어 등을 수렴하는 일종에 시장 조사 형태를 말한다.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는 결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그들은 혁신보다는 개선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애플은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먼저 소비자의 생각을 물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 대신 사람들이 제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핵심 소비계층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내놓는 애플 제품들의 특징은 디자인이 단순하면서도 우아하다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용자가 가장 쉽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저자는 애플의 탁월한 능력 가운데 하나로 '단순함'을 손꼽는다. 애플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고 우아하게 만드는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추가가 아닌 제거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다. 생텍 쥐페리가 말한 '완벽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한 그 '완벽의 철학'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스티브 잡스는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로도 손꼽힌다. '누구나 세계 최고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스티브 잡스가 설명하는 애플 신제품 설명회는 항상 화제를 모은다. 또한 저자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메시지 전달의 대가로 불리는 잡스는 스토리텔링을 애플 혁신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가 말하는 스티브 잡스의 스토리텔링 요소는 첫째 트위터 친화적인 짧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는 한 마디. 둘째 영웅과 악당의 비유. 셋째 3의 법칙. 넷째 시각적 단순함. 다섯째는 살아있는 표현들이다.

'스티브 잡스형 인물'이 이 땅에서도 탄생하려면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먼에 따르면, 1980~2005년에 미국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는 대개 생긴 지 5년 이하의 신생 기업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는 'GM에 긴급 자금을 투여하거나 토목 사업을 벌인다고 해서 실업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더 많은 기업이 생겨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절대 정부 지원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일자리의 원천은 다름아닌 신생 기업이다. 그렇다면 신생 기업은 과연 누가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똑똑하고 창의적이고 열정으로 가득찬 모험가들'이라고 지적한다.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 에필로그 부문에 등장하는 위 사례는 국내 위정자들이 꼭 참고하면 좋은 내용이지 싶다. 얼마 전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박사는 지난 3년 동안의 국내 IT산업 현장 실태에 대해 '잃어버린 3년'이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의 평소 해박한 안목과 IT산업에 대한 애정을 생각해 볼 때, 세상을 바꿔나가는 창의성과 혁신의 대가인 스티브 잡스형 인물이 이 땅에서 탄생하는 것은 아직은 요원한 일이지 싶기만 하다.

스티브 잡스의 명복을 빈다.

덧붙이는 글 |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카민 갤로 지음 박세연 옮김 /비즈니스북스 / 2010. 11. 15 / 15000원)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 - 스티브 잡스를 움직이는 7가지 특별한 원칙

카민 갤로 지음, 박세연 옮김, 비즈니스북스(2010)


태그:#스티브 잡스, #스티브잡스 무한혁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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