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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수, 이수동, 정창기, 정태경, 김건예, 박경아, 김병호, 권용관, 최부윤, 문종필, 김윤종 등 우리나라 화백의 작품들과 스테판 카슨 바우만(Stefan Karsten Baumann), 마크 디트리히(Marc Dittrich) 두 서양인 화백의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술 작품이라면 일반적으로 갤러리의 전시실에서 보게 되는 것이 상례인데, 그러나 이들은 좀 엉뚱한 곳에 가야 만날 수 있다. 갇힌 실내가 아니라 야외이고, 그것도 넓은 정원을 간직한 식당의 뜰이다. 

 

액자의 유리에 야외 풍경이 비치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답답한 건물 안이 아니라 맑은 가을 공기가 훨훨 날아다니는 바깥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경험은 예사의 즐거움은 아니다. 작품들이 작품 그 자체로만 머물지 않고 하늘, 나무, 잔디, 돌, 공기 등등의 자연물과 함께 어우러져 본래부터 그곳에 있던 천연의 사물들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야외 전시는 그림과 사람을 한 덩어리로 묶어준다. 그림이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일반식당에서 열리는 전시회, 음악회
고급예술과 대중 사이의 거리 좁힐 것"
 

전통궁중한정식의 음식문화와 전통예술문화의 향기를 한 울타리 안에 담기 위해 애쓰는 식당 '수라'가 지난 10월 1일 문을 열면서 마련한 특별한 전시회의 풍경이다. 
 
오는 22일까지 계속될 이번의 개관 기념 특별전에는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도 있고, 시원한 전원의 풍경도 있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고즈넉한 환상도 있다. 또 꽃이 피어있는 들길을 걷는 나들이의 정경도 있으며, 빛깔이 고운 추상화도 빠질세라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수라'의 전성욱(52) 대표는 미술대학을 졸업한 예술인답게 "미력하나마 시민들에게 지역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넓은 식당 공간을 활용해 전시회를 열었다"면서 "일반적인 형태의 갤러리가 아니기 때문에 화백들이 출품을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고급예술과 일반시민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인 만큼 그분들께 꾸준히 말씀을 드려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전시회가 상시로 열리도록 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대구경찰청 맞은편의 산자락에 1만평이 넘는 광활한 터를 꾸린 '수라'는 별관에 '달구벌 스토리'라는 주제의 사진전도 열고 있다. 대구의 과거와 오늘의 모습을 통사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추억이 깃든 사진들이다. 뿐만 아니라 뜨락에는 조각 작품도 놓여 있다.

 

뜰 복판에는 음악 공연을 열 수 있는 시설도 갖추었다. 이곳에서는 오는 10월 7일 오후 2시부터 하루 종일 국악과 양악 공연이 열릴 계획이다.

태그:#수라, #이수동, #정창기, #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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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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