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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중고 책을 기부하면 공부방 아이들에게 새 책을 선물합니다. 오마이뉴스는 CJ도너스캠프,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함께 오는 11월 30일까지 '책 나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나의 애독서'는 이 캠페인 가운데 하나로, 명사들이 감명깊게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재 기사입니다. 친필 사인을 담은 명사들의 추천 애독서는 책 나눔 캠페인에 참여했던 기부자 분들께 추첨을 통해 선물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책 나눔 캠페인'에 기증할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책 나눔 캠페인'에 기증할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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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쉬우면서도 재밌을까요?"

지난 9월 30일 오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구실. 공부방 청소년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한참 자신의 서가를 눈으로 훑던 조국 교수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도리어 기자에게 반문했다. 책을 고르기 위해 한참을 앉았다 섰다 하는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서가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섞인 '잡곡밥'스러운 구성이었다. 이날 조 교수는 법학 전공서적과 각종 교양서적, 소설, 시집 등이 섞여있는 그의 서가에서 '쉽고 재미있는 책' 8권을 추천하고, 그 중 소장하고 있던 5권에 서명한 후 '책 나눔 캠페인'에 기부했다.

<일어나라 인권 OTL>, <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 <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다>, <@좌절+열공>, <안희정과 이광재>. 조 교수는 한국의 사회의 현실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읽기 쉬운 책들 위주로 추천도서를 정했다. 그는 "누구나 책 소유욕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소화한 책은 다른 사람과 나눌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1년에 한 번,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 모은 책을 기증하고 있다"며 "공부방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책 읽고 사회에 관심 가져줬으면..."

- 기증하는 책이 다섯 권이나 되네요.
"<일어나라 인권 OTL>은 우리사회의 인권 문제를 이론적인 측면이 아니라 현실적인 측면에서 가장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다>는 요즘 핀란드, 스웨덴 교육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제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다루고 있는 책이에요. 그곳은 경쟁도, 야간 자율학습도, 과외도 없고 대신 우리 아이들의 교실과는 다른 삶이 있지만 학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혁신교육의 궁극적인 방향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은 김현미 전 의원이 쓴 인터뷰집입니다. 한국에서 비정규직 아줌마들은 신자유주의의 가장 약한 연결고리이자 우리 사회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약자들이지요. 이 책에서는 그러한 측면에서 김 전 의원이 취재한 한국 아줌마들의 삶을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좌절+열공>은 제가 공저자로 참여한 책인데, 사회 명사들이 그들의 인생을 살면서 어떤 좌절을 겪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안희정과 이광재>는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커가는지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책이에요. 정치인이 되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이런 책들을 어떻게 접하게 됐나요.
"저는 법학을 전공했고 법학은 이론적인 측면이 강한 학문입니다. 사람이 이론 공부만 하게 되면 현실을 모르거나 경시하는 경향이 생겨요. 그래서 일부러 현실에 대한 르포나 기사를 많이 봅니다. 제가 추천한 책들도 그런 연장선에 있는 책들이지요. 제가 오늘 기증하는 책들은 모두 편하게 화장실에서도 읽을 수 있는 쉬운 책들입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이 기증하는 책에 서명을 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이 기증하는 책에 서명을 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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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나눔 캠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1년에 한 번 정도 동네 도서관에 책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책 소유욕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다 소화한 책은 나눔을 통해 사회에서 순환을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 같은 건 전질로 소장하고 있었는데 제가 다 읽어서 동대문 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 공부방 청소년들이나 그 또래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우선 청소년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성향 등에 따라서 관심분야를 하나씩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관심분야를 가지고 있으면 힘들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청소년들은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 살아갈 테니까 이곳이 어떤 곳인지 역사·사회에 대한 책을 읽고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청소년기가 유난히 고민이 많은 시기인데 저는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고민 속에서 개인이 흔들거릴 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강수돌 교수의 <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도 좋은 책인 것 같고요. 또 취업문제에 관심들이 많을 텐데 박원순 변호사의 <천개의 직업>도 좋은 책이에요. 돈도 벌면서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1000개의 직업을 얻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는 책입니다. 돈보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클릭]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책 나눔 캠페인 바로가기

조국 교수가 추천하고 기증한 책들


<일어나라 인권 OTL> | 한겨레21 편집부 엮음 | 한겨레출판 | 2009
<한겨레 21>에서 30회에 걸쳐 연재한 대한민국 인권 실태를 책으로 엮었다. 착취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인권적 관점에서 현장 가까이서 다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 | 김현미 지음 | 메디치 | 2011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17대 국회의원 김현미가 지난 10년간 '민주정부'가 왜 국민에게 외면받았는지를 제대로 알기 위해 주부노동자들의 현실로 뛰어들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마트 캐셔, 식당종업원,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등 비정규직 아줌마들의 저임금으로 굴러간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

<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다> | 오산시 스웨덴, 핀란드 학교탐방단 지음 | 독서시대 |2011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과 핀란드 교육현장 탐방을 통해 초·중학교 교육과정과 방과후 학교, 핀란드의 학생 평가제도 등 선진 교육복지의 한국적 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좌절+열공> | 도종환, 저혜신, 엄기호, 조국, 정희진, 강풀, 김진숙, 강신주, 김진혁 지음 | 서해문집 | 2011 
정동문예아카데미에서 진행한 팔로우(Follow) 특강 '@좌절''@열공'의 강의 내용을 모은 강연집. 조국, 정혜신, 김진숙, 도종환, 강풀이 '좌절'이라는 주제로, '정희진, 강신주, 엄기호, 김진혁이 '공부'라는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안희정과 이광재> | 박신홍 지음 | 메디치 | 2011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참모이자 오랜 동업자인 안희정과 이광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적은 책. 두 정치인의 성장 과정과 숨은 에피소드, 정치인의 성장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태그:#조국 , #책 나눔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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