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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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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지도 받아본 적 있어?"

"1학년 때 조금요."
"그럼, 기본은 어느 정도 알고 있겠네."
"아니요. 그 후로 한 번도 안 써봤어요."

대입 수시모집에 논술 전형으로 원서를 내고 싶다는 고3 아이와 나눈 대화다. 고등학교 입학 후 외부 강사를 초빙해 진행한 논술수업에 참가했던 아이는 심한 좌절감에 시달렸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쓴 논술 답안지 여기저기에 그어진 '빨간줄 '로 받은 상처 때문이다. 결국 그 아이는 논술 전형을 포기했다.

글 쓰는 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내 글 읽을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렵기 때문이다. 아무렇게나 쓰고 버릴 낙서라면 상관없지만 형식 갖춰 쓴 글은 누군가에게 읽혀질 걸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혼자 일기를 쓸 때조차도 타인의 시선이 느껴진다는 사람도 있다. '빨간줄'의 안 좋은 추억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일수록 그런 두려움이 더 크다.

글쓰기의 외로움... 일단, 첫 문장을 시작하자

글쓰기도 말하기와 다르지 않다. 문자를 이용해 의사 표현을 하는 게 글이라면 입을 열어 자신의 생각을 전해주는 게 말이다. 낯선 사람 앞에서 첫 말 꺼내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첫 문장을 쓰기 쉽지 않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청림출판)는 그런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세심한 조언을 해준다. '말문 열기'처럼 첫 문장을 시작하면 된다고 얘기한다. 선뜻 말 꺼내기 어려운 사람 앞에서 "있잖아요" 나 "저기요"란 말로 시작하는 것처럼, 친한 친구 앞에서 "나는 말이야, 이렇게 생각해"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처럼 일단 첫 문장을 써보라고.

'시작이 반'이라고 첫 문장만 시작하면 절로 글이 완성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첫 문장 시작해도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파워 블로거 출신, 인기 글쓰기 강사 김민영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글쓰기는 외로운 작업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흰 여백과 마주친 순간, 많은 사람이 자신감을 잃고 맙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쓴 말 아닐까?' 등 수만 가지 상념에 사로잡히다 보면 시작도 못한 채 절필 선언을 하기 십상이죠. 이럴 때 블로그를 통해 격려를 얻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책 속에서)

수만 가지 상념을 벗고 흰 여백을 채워 글을 완성하면 또 한 가지 난관이 앞을 가린다. 누군가에게 글을 공개해야 된다는 부담. 학창 시절의 '빨간줄'의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에겐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 블로그를 통해서든 카페를 통해서든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을 찾아 나서본다. 뛰어난 작가라 해도 처음에는 다 그랬을 테니까. 다음에는 두려움 대신 배짱을 가지고 써본다. 그 배짱이 내 삶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

"'자기 긍정'이야말로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내가 쓴 글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태도는 좋은 글의 밑거름이다. 매일 세 문장의 일기 쓰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어떤 말이든 좋다. "힘든 하루였다. 많이 지쳤다. K가 사다 준 커피 한 잔이 아니었다면 쓰러졌을지도 몰라." 이렇게 매일, 수첩이나 블로그에 써보자. 아무리 힘든 날도 세 문장은 쓰기, 더 써지는 날은 마음껏 늘리기. 누가 알겠는가? 한껏 부푼 자신감을 갖게 될지." (책 속에서)

덧붙이는 글 | 김민영/청림출판/2011.5/13,000원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청림출판(2011)


태그:#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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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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