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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서 티베트 가는 길

티베트 오프로드를 달려 서 티베트로 가는 길. 산 중간으로 세차게 흘러내리는 물길을 따라 서 티베트로 향한다. 산 중간으로 달리는 지프차. 몇 번을 이곳에 와본 티베트 기사아저씨이지만 자연 길을 달리는 만큼 긴장감을 풀지 않고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페달을 밝는다. 어디까지 이런 길이 계속 될까?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곳 인만큼 두려움과 새로운 곳으로 행한다는 설렘이 교차한다.

 주변을 보와 도로 공사를 준비하는 듯 하다.
 주변을 보와 도로 공사를 준비하는 듯 하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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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되는 오프로드. 처음 선두차를 견인한 이후에도 몇 차례 견인은 이어졌다. 저 아래 호수에서 오르막길로 20여분은 올라 온 것 같은데 어디서 이렇게 많은 물이 흘러내리는 걸까? 높이 올라온 것 같은데 끝없이 흘러내리는 이 물줄기가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무척 궁금하다.

물길을 따라 여러 산을 지나던 중 왼쪽으로 텐트가 하나 보인다. 사람이 사는 걸까? 사람이 살기에는 환경은 물론 흘러내리는 물로 위태해 보이는 곳에 위치한 텐트. 자세히 살펴보니 공사 도구들이 보인다. 주변을 살펴보니 한쪽 벽으로 잘 정돈 되어진 돌 벽이 보인다. 도로 공사를 하기 위해 이곳에 텐트를 펴 놓고 생활을 하면서 도로를 공사하는 중국 사람들. 정확하게 어디로 길을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길이 완성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눈 앞에 나타난 만년설로 덮인 고봉. 저 고봉을 넘어야 한다.
 눈 앞에 나타난 만년설로 덮인 고봉. 저 고봉을 넘어야 한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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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맥을 넘어가야 하나요?

언제부터인지 우리를 가로막던 물줄기가 점차 약해지고 옆을 가로막고 서 있던 고봉이 사라졌다. 이제부터 조금은 편하게 갈 수 있을까? 물길을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이 순간을 표출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물이 아닌 만년설로 덮인 고봉이 우리 앞길을 막는다.

설마 다른 길이 있겠지!! 고개를 들어서 봐야 하는 저 고봉을 그것도 눈이 덮인 저 고봉을 지나가야 하는 건가? 설마 아니겠지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지만 어느 쪽도 자동차가 갈 좁은 길조차 보이지 않는다.

"저 산을 넘어가나요?"

이 질문에 기사님이 한마디로 대답해 주신다

"응."

 서 티베트로 가기 위해 만년설이 덮인 고봉을 넘어 가는 길
 서 티베트로 가기 위해 만년설이 덮인 고봉을 넘어 가는 길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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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싶지 않지만 이미 우리가 탄 차량은 만년설로 덮인 고봉으로 향하고 있다. 스노우 타이어 인가? 스노우 체인은 가지고 있는가? 20년 이상이 되었다는 이 차량이 저 곳을 넘어설 수 있을까? 머릿속으로 고민으로 가득하다. 서 티베트인만큼 가는 길이 쉽지는 않겠구나 생각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이번에는 물길이 아닌 산길을 따라 산 정상으로 향하는 지금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기뻤을 때, 즐거울 때 나오는 웃음과는 달리 약간은 실성한 듯한 웃음소리로 가득 찬 차안. 불안해하는 우리와는 달리 티베트 기사님은 즐거우신지 한 손으로는 운전을 하고 한 손으로는 신나는 음악을 찾는다.

 고봉을 넘어 서 티베트로 가는 길
 고봉을 넘어 서 티베트로 가는 길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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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봉을 만나다

산 위로 달린 지 10여 분. 이 정도면 온통 바닥이 얼어 있거나 눈으로 덮여 있어야 하는데 점점 올라갈수록 눈이 보이지 않는다. 온 길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눈이 덮인 산 정상으로 향하고 있지만, 구비 구비 길을 만들어 가며 고도는 높이면서 눈이 없는 길로만 차량을 몰아왔다.

멀리에서 보았을 때는 어느 지점 이상에는 다 눈으로 덮여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굴곡이 있는 산의 특성상 어떤 부분은 낮고 어떤 부분은 높아 눈이 쌓인 부분을 피해 약간의 내리막길을 오고가면서 우회를 하면서 위로 위로 올라왔던 것이다. 처음 보았을 때는 2개의 봉우리만 보였는데, 그 안쪽으로 들어와 보니 눈이 덮인 고봉 근처로 많은 산들이 이어져 있다.

 구름이 지나가고 보이는 고봉
 구름이 지나가고 보이는 고봉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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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달렸을까? 머리 위에 있던 구름이 바로 머리 위로 내려 왔을 때쯤 운전기사님이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3분 정도 달리더니 차를 정차시킨다. 자동차 앞 창문으로 보이는 구름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산의 모습. 자동차로 몇 분을 올라오긴 했지만 만년설이 덮인 고봉을 마주설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 온 건가?

 눈 앞에 나타난 만년설로 덮힌 고봉
 눈 앞에 나타난 만년설로 덮힌 고봉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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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일까?

짐을 챙기고 내릴 준비를 한 잠깐의 시간. 차에서 내리기 전에 다시 그 모습을 보니 만년설이 덮인 고봉이 확실하다. 아직 떠나지 않은 일부 구름으로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뾰족한 산의 봉우리가 보이는 그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구름으로 인해 보지 못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시샤팡마 대신 아래서보는 산이 아닌 정면에서 보는 산을 보여주려는 걸까? 차에서 내리면서 내 눈앞에 보이는 만년설이 덮인 고봉의 모습이 너무나 신비롭다.

 막대기 뒤에 숨어서 바라본 만년설이 덮인 고봉
 막대기 뒤에 숨어서 바라본 만년설이 덮인 고봉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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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서 내려 고봉으로 가는 길옆에 티베트인들이 세워 놓은 룽타가 보인다. 다른 곳과 달리 나무가 없는 이 지역에서 막대기를 가져와 돌로 고정을 하고 만년설로 덮인 고봉을 볼 수 있도록 묶어 놓은 룽타가 거센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고봉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 같으면 고봉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겠지만, 호수에서 나를 가로막은 (티베트 호수로 다가가는 것을 막는) 송아지가 생각이 나 룽타로 발걸음을 돌린다. 룽타를 돌아보고 고봉이 있는 방향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마음 한쪽에서 불안함이 느껴진다. 머리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과 저 멀리 불어오는 거센 바람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무엇가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무슨 이유일까? 룽타 뒤에 숨어서 그 산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 발을 뗄 수가 없다.

 만년설이 덮인 티베트 고봉과 마주서다
 만년설이 덮인 티베트 고봉과 마주서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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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사라지고 평온함이 찾아온다

룽타 뒤에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용기를 내어 고봉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간다. 네팔과 티베트에서 만년설이 쌓인 히말라야를 걸어본 나이지만 늘 산은 내 위에 있었다. 그때와는 달리 나의 시야와 같은 높이에 만년설로 덮인 고봉을 향해 걷고 있으니 한 걸음이 쉽지가 않다.

'고산 지역이라 그렇겠지'라고 생각해보려 하지만 이곳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본 나에게 지금의 느낌은 그때와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다. 가슴은 물론 머리까지 두려움으로 가득차게 만든 고봉. 능선을 넘어 그 산을 보고 싶지만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두려움으로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가만히 그 고봉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 지금 이 시간. 늘 머릿속에 고민과 생각으로 가득했던 나의 머리는 백지가 되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고봉을 바라보았다.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는 고봉이지만 웅장한 모습과 바람으로 나에게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평온한 이 느낌이 너무 좋다.

한참을 그 산을 바라보며 평온함을 더 느끼고 싶었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날씨로 인해 오래 머무를 수 없다. 자동차로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고 돌아본다. 고봉을 지나 다시 서 티베트로 출발. 아래에서 올라 올 때의 불안감은 전혀 없고 평온한 기운으로 넘쳐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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