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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남구에 거주하는 박보람 씨(보건전문대학교, 21세)는 등하교 때마다 고민이 많다. 환승 제도가 바뀌면서 버스비가 두 배로 들기 시작한 것이다. 보람 씨는 어쩔 수 없이 최단시간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포기하고 환승 횟수를 줄였다.

기존에 버스는 승차 시작부터 60분, 도시전철은 최초 하차로부터 30분 동안 무제한으로 환승이 가능했다. 현재는 4월 1일자로 버스-전철 모두 최초 하차 후 30분으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환승 횟수도 3회까지만 가능하다. 대구시는 1월 초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홍보하고 두 달 동안 시험 운영했다. 홍보를 시작한 지 4달 만에 완전히 적용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대구시의 입장이다.

달서구 도원동에서 북구로 등하교 하는 이아무개 학생(20세)은 "학교까지 두 번 갈아타면 더 빠르게 갈 수 있다. 하지만 돈이 더 들어 한 번만 환승하는 경로로 간다"며 "환승 하려고 이동하는 동안에 30분이 훌쩍 지난다. 교통 체제를 정비하지 않은 상태로 제도만 바꾸니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시 대중교통 이용 제고방안'에서 이 같은 점을 언급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구시는 집-버스정류장, 환승 장소까지 이동 거리가 7.67분으로 광역시 중 가장 오래 걸린다. 거기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2번도 환승하기 어렵다.

 이에 대구시는 한 인터뷰에서 "대중교통 이용자 중 1회 환승자는 전체 환승객의 90.6%이며 2회 환승은 9.2%에 불과하다. 2회 이상 환승자 중 혜택이 줄어드는 시민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대신 1차 승차 후 60분 이후에 환승하던 8765명의 시민이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차단말기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용객들이 내릴 때 단말기 주변으로 몰리면서 하차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또 앞뒤로 설치한 단말기는 차이가 없다. 단말기 주변에 서 있다가 시간차로 요금을 두 배나 물었다는 이용객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양에서 대구 시내로 통학하는 장아무개 학생(20세)은 "환승 시간에 겨우 맞춰 버스를 타기도 힘든데 사람이 많다. 타려고 기다리다 시간이 지나서 돈이 또 찍히면 화가 난다"며 "새로운 제도를 적용 하려면 거기에 따른 준비를 했을 텐데 노선이 늘거나 바뀐 것은 보지 못했다.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미 서울, 부산 등 대도시가 먼저 시행하고 있는 이번 제도 도입은 대구에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하차단말기와 환승 시간까지 전반적인 부분이 대구 교통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출처_ 대중교통 이용 제고 방안 (대구시)
▲ 시-도별 대중교통 접근시간 분석표 출처_ 대중교통 이용 제고 방안 (대구시)
ⓒ 대구경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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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구버스, #환승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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