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래연습장과 멀티방 대부분이 시설 기준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지도해야 할 행정기관은 '단속을 제대로 하는 건지' 아니면 '단속하고도 눈 감아 주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부산YMCA 시민중계실은 지난 7~9월 사이 청소년 출입이 잦은 부산시내 노래연습장 23곳과 멀티방 5곳에 대한 시설기준 준수실태 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9일 공개했다.

 

 

노래연습장은 '음악산업진흥에관한법률·규칙', '청소년보호법·규칙', '청소년기본법·규칙'의 적용을 받는데, 상당수 노래연습장이 '등록증 게시 의무'를 위반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출입자가 잘 볼 수 있도록 등록증이 게시된 곳은 4~5곳 정도이고, 나머지 업체는 출입자가 볼 수 없는 곳에 게시 했거나,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또 방(룸)과 복도 사이의 칸막이와 유리창 설치 기준을 위반한 사례도 많았다. 이 단체는 "청소년실과 성인실의 복도측 칸막이에 대한 시설기준 중 일정한 크기의 유리창은 확보하고 있으나 썬팅 또는 커텐 등으로 가리고 있어서 복도에서 룸 안은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시설 기준 위반이다"라고 밝혔다.

 

마이크 관리도 의문이다. "마이크 소독 또는 개인용 마이크 덮개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지만, 소독여부는 알 수 없고, 개인용 마이크 덮개는 조사대상 중 2~3곳만 제공했다"는 것.

 

소방안전시설 설치·관리 상태도 살폈는데, 이 단체는 "최근 개업한 곳은 방별로 소화기를 설치하고 있지만, 그 외 업소는 개업한지 오래될수록 소화기가 없거나 비치했더라도 제조일자가 오래되어 화재 시 사용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소방청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중계실은 '주류 비치'에 대해 "대부분 업소에서 맥주를 계산대 및 냉장고에 비치하고 있으며, 심지어 음료자판기에 맥주가 있어서 청소년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고, '조명 설치'에 대해 "우주볼 외 유색조명등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으나, 일부 2~3개 업소에서 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래연습장은 '청소년실'만 설치하면 청소년의 출입이 자유로운데, 노래연습장이 위치한 곳의 주변환경은 청소년이 출입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며 "같은 건물 안에 룸소주방, 호프, 일본식선술집, 노래주점, 바, DVD방 등 청소년유해업소가 있는 곳이 많았다, 노래연습장 시설기준은 있으나 주변 환경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노래연습장에 대해 이 단체는 ▲노래연습장 내 주류(맥주) 비치에 대한 단속 ▲소방시설의 미비사항 확인과 설치물의 사용가능 여부 점검 ▲청소년출입가능 여부를 건물 입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 점검 ▲청소년 출입허용 업소 중 청소년실 미설치 업소 단속 ▲칸막이 유리창 설치여부 및 투명유리 설치에 대한 단속 및 행정처분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 이 단체는 ▲성인용과 청소년 전용 노래연습장을 구분하여 등록하도록 제도의 개선 ▲청소년 전용 노래연습장의 주변 환경의 고려 ▲청소년 전용 노래연습장임을 '실외간판'에 명시토록 법적으로 의무화 등을 지적했다.

 

멀티방에 대해, 이 단체는 "방의 대부분이 영업장 내 복도와 차단되어 있고 크기가 협소하여 밀폐된 공간을 이루고 있으며, 시설기준에는 복도에서 실내를 볼 수 있도록하고 복도측 칸막이 1/2상당의 면적에 투명 유리창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나 5곳 업소 모두 유리창에 종이, 커튼, 블라인드 등 가리개로 가려 놓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현재 업소 내에 청소년실을 갖춘 경우, 청소년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방의 폐쇄 정도가 심하고, 이용객의 취향에 따라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18세 미만의 청소년 출입에 한해서 법률로써 제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 단체는 "대부분 업소가 시설기준을 위반하고 있고, 이를 단속하고 지도해야 할 부산시와 해당 구청의 감독행위 태만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며 "부산시와 구청들은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인지 단속을 하고도 눈감아주기로 일관하는 것인지 해당부서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태그:#노래연습장, #멀티방, #부산YMCA, #청소년보호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