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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선언에 대해 "서로의 진심이 통했고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선언에 대해 "서로의 진심이 통했고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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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당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과의 단일화를) 쇼로 얘기하던데 이런 쇼는 오히려 많이 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한나라당의 "좌파 단일화 정치쇼" 비난을 여유롭게 맞받아쳤다.

앞서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지난 6일 "안철수 파동이 결국 좌파 단일화 정치쇼로 막을 내렸다"며 "정치적 소신이나 정책에 상관없이 무작정 선거만을 위해 밀실야합하는 좌파 단일화쇼는 이제 구태정치의 뻔한 선거전략"이라고 '안-박 단일화'를 깎아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7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이 정말 신물 나 하는 것"이라며 "외신을 통해서 (한국 정치를 접하는)교민들이 부끄러워하는 게 이런 현실"이라고 응수했다.

안 교수와의 단일화 성사로 사실상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확정된 이후 처음 한 인터뷰였다.

박 이사는 "물론 여·야 간, 정파 간에 논쟁과 선의의 경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실 정치권은 (국민이 정치를 부끄러워하는) 이런 현상이 왜 벌어지는지 성찰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 보면서 끊임없이 분노를 느꼈다"

오랫동안 정치권의 '러브콜'을 거절했던 자신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여러 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추락해도 되는가 하는 분노를 끊임없이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잘 아시는 것처럼 저도 (정치권으로부터) 정치적으로든, 공직으로든 참 많은 요구를 받았지만 시민사회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이사는 특히, "희망제작소의 수많은 정책 콘텐츠를 지방정부 등이 제대로 받아주면 우리 사회의 희망이 생기고, 새로운 사회로 거듭날 수 있다고 봤는데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전부 무산됐다"며 지난 2009년 불거졌던 국가정보원 사찰 논란을 언급했다.

박 이사는 당시 <위클리경향>과의 인터뷰에서 "희망제작소가 행정안전부와 맺은 3년 계약이 1년 만에 해약되고 하나은행과의 후원사업이 갑자기 무산됐다"며 "나중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대한민국'을 원고로 한 소송을 박 이사에게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한 상황이다.

그는 이와 관련 "(희망제작소와 저에 대해) 정부의 압력, 개입이 있었고 심지어 국정원이 (사찰하는) 그런 일이 있었다, 그를 지적하니 (저한테) 소송까지 들어오지 않았나"라며 "(소송에서) 이기긴 했으나 정치의 기본이 제대로 서지 않고, 상식이 제대로 서지 않는데 시민운동과 사회의 변화가 가능할까 고민했고 그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청계천'과 '디자인서울'로 표방되는 서울시정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개인의 욕심이나 정쟁이 반영돼선 안 되는데 그런 시정을 폈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서울시장 이후 서울시는 너무 외형주의적, 거대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시민의 시가 돼야 한다, 저도 많은 정책 과제들을 희망제작소를 통해 생산했지만 많은 전문가 등과 함께 얼마든지 상식이 통하고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시정을 만들 수 있다"며 "(서울시장이 된다면) 열린 시민의 정부를 만드는, 가장 상식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통합 경선'에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됐던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박 이사는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야권통합 혹은 범민주연합이 시대적 추세가 됐고 한나라당이나 지금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응징하는 차원에서라도 협력은 필요하다"면서도 "저는 특정정파나 특정정당의 대표가 아니라 안 교수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은 또 다른 정치, 생활 정치가 필요한 시기다, 그를 대변해야 하는 입장에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야권후보단일화에 가능한 한 힘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 답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지난 6일 만난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비쳐질지 모르겠지만 전부터 잘 알던 두 분에게 이런 결심을 하는 상황에서 인사도 하고 고민도 나누고 싶었다, 그 정도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전 총리 측은 지난 6일 박 이사와의 만남을 통해 "범야권 단일후보를 통해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대선 출마? 적절치 않은 정치공학적 분석"

아직 안 교수에 비해 선거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작도 제대로 안 한 단계"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일화 직후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이사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37.3%의 지지율을 얻었다(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0명, 가구전화 자동응답조사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구간 ±3.1%p). 지난 4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얻었던 5.2% 가량 지지율에서 껑충 뛰어오른 셈. 

박 이사는 "제가 정치인으로 활동한 바도 없고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기피 인물'이 됐다, 강연을 가더라도 정보과 형사가 늘 나올 정도로 억압받았던 입장"이라며 "대중들에게 충분히 각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것들, 정치나 세상의 모든 일들이 진정성과 자신의 삶으로 보여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안 교수의 불출마 선언이 서울시장 보선이 아닌 대선에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란 일부 언론의 분석에 대해서는 "정치전문가, 정치공학적 분석"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안 교수가 그런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는 분이라면 이런 결심하기 어렵다고 본다, 흔히 봐왔던 정치적 현실이나 경쟁과 다르다"며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가 안 교수에게 쏟아지고 있고 또 어제 그 일 이후 지지율 1위 결과도 나오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안 교수는 단일화 직후 진행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였던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처음으로 2위로 밀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박 이사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현재 국민들의 (높은) 수준을 반영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못 깨닫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여의도 정쟁을 넘어선 희망을 주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 그런 분석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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