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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오징어를 잡아 올린 동료의 모습
 무늬오징어를 잡아 올린 동료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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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오징어의 시즌이 다가왔다. 낚시의 계절인 가을은 봄에 산란한 개체수가 적당하게 자라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결실의 시기다.

찬바람이 나자 여기 저기 무늬오징어의 호조황(조황이 좋다) 소식이 들린다. 이런 정보를 접하고 주말을 맞아 지인과 함께 선상루어 낚시를 떠났다. 포인트는 갯바위가 좋은 여수권내 동고지 앞바다로 잡았다.

이날 무늬오징어 낚시는 오후부터 시작되었다. 약간 물이 어둡다. 낚시가 잘 안되어 배를 타고 이곳저곳 포인트로 옮겨 다닌 후 등대 앞에 도착했다. 몇 번의 캐스팅(던지기) 후 바닥에서 쿡 하는 입질이 느껴진다. 살짝 기다렸지만 본신(입질)이 없다. 혹여 하는 마음에 챔질(낚싯대를 끌어올리는 동작)과 동작을 겸하는 가벼운 헛챔질을 해본다. 이후 다시 이단 저킹(아래 그림 참조) 후 에기를 폴링(물에 넣어 미끼가 움직이게 하는 것)시킨 순간.

"주~~~~욱~!"  

라인을 여지없이 끌고 간다. 

"좋아 ~ 왔어!"

잠시 일행의 시선이 한곳으로 집중되고 챔질이 시작되었다. 꽤나 묵직하다. 순간 드랙(고기가 미끼를 문 상태에서 끌고 가는 것)을 경쾌하게 차고 나간다.

"오, 드디어 기다렸던 키로오버(대물)?"
"어라!"
"그런데 이상하다. 물고기 같다."

에깅낚시에 걸려온 부시리를 동료가 들어 보이고 있다.
 에깅낚시에 걸려온 부시리를 동료가 들어 보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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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이 맞았다. '에깅'에 걸려 올라온 놈은 오징어가 아닌 부시리가 물었다. 인조미끼를 덥석 하려다 걸려든 것이다.

에깅이란 오징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오징어용 인조 미끼(루어)를 말한다. 에깅의 대상어는 호래기, 무늬오징어, 갑오징어, 한치 등으로 다양하다. 어떤 때는 참돔도 덥석하니 이럴 땐 횡재가 따로 없다.

에깅을 할 때 긴장감은 일반 낚시와는 다르다. 입질을 할 때 미끼를 건드리며 톡톡거리는 일반 손맛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늬오징어의 입질은 문듯 만듯하다. 무늬오징어는 먹잇감을 발견하면 다리로 루어를 감싸 안고 슬슬 라인을 끌고 간다. 그 때의 손맛이 묘하다.

여수권에서 일명 '깍새기'라 불리는 무늬오징어는 십완목 오징어과 연체동물로 우리나라 다도해 이남과 일본 등지에 분포하는 어종이다. 5월 하순에 산란하고 수컷의 등쪽에는 암회갈색 가로 줄무늬가 여러 개 있다. 수명은 1년생으로 어떤 것은 대형 오징어로 잡혀 눈길을 끌기도 한다.

무늬오징어 낚시, 기술이 중요

무늬오징어는 빛에 민감하지만 밤과 낮에 관계없이 먹이 활동을 한다.

무늬오징어 낚시요령
 무늬오징어 낚시요령
ⓒ 루어낚시인 지주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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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오징어를 잡는 방법은 캐스팅(던지기)후 표층에서 저킹하여 입질을 기다리다 다시 폴링하는 방식이다. 계속적인 저킹과  폴링을 반복해 무늬오징어가 어느층에 유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징어의 축수공은 아래로 향해 있다. 먹잇감을 발견한 놈은 인조 미끼를 보고 달려드는데 경계심이 많은 오징어는 촉수 한개만 에기에 걸쳐 놓기에 놓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징어 랜딩(잡아 끌어 올려 땅에 내려놓는 것)은 서둘러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힘들게 받아낸 입질을 랜딩으로 이어내는 것도 오징어 낚시의 기술 중 하나다.

루어 낚시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미끼값이다. 한번 구입한 루어는 낚시가 걸이(암초) 걸려 끊어지지 않는 이상 미끼 걱정없이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에깅 낚시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형 루어로 대물잡는 법과 수심에 따른 포인트 공략법을 잘 익혀야 좋은 조과(고기를 잡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인조미끼인 고등어를 덥석채려다 낚인 무늬오징어의 모습.
 인조미끼인 고등어를 덥석채려다 낚인 무늬오징어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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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미끼인 고등어 루어에 무늬오징어가 물었다.
 인조미끼인 고등어 루어에 무늬오징어가 물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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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오징어는 물속의 암초가 넓게 깔려있는 곳이면 어디든 포인트가 된다. 대부분의 갯바위와 방파제가 주요 포인트다. 특히 낚시 중 주의할 점은 낚시에 걸려 물 밖을 나온 무늬 오징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을 한껏 머금고 있는 오징어가 위험을 감지하면 사정없이 물대포를 발사하기 때문이다. 물 위에 올라온 오징어는 3번 정도 뿜을 수 있는 먹물을 안고 있다.

흔히 초보자들이 대물을 올렸다는 반가움에 오징어를 걸어 올리다가 여지없이 먹물 세례를 받는다. 머리 염색제로 쓰이는 오징어 먹물은 옷에 묻으면 잘 안 지워진다. 이날 일행들도 오징어를 낚았다는 즐거움에 인증샷을 찍으려는 순간 먹물에 쏘여 2명이 쓰러졌다. 장 프로와 김 프로는 아침부터 먹물세례를 받아 동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시즌이 좀더 앞당겨졌다. 요즘 바닷가 방파제에 나가면 에깅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추석을 앞두고 섬이 고향인 사람들은 무늬오징어의 손맛에 한번 푹 빠져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아닐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무늬오징어, #루어낚시, #에깅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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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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