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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9일 오후 2시 47분]
 

"정동영 최고위원이 해고노동자의 아픔에 같이하는 열정에 국민이 다같이 감동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전날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칭찬의 말을 건넸다.

 

손 대표 말대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면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김주익 전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전 조합원의 장례식 동영상을 틀었다.

 

그 뒤 울컥한 모습으로 "이분들이 바로 증인(조남호 회장)이 죽인 사람이다, 회장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얘기해봐라"라고 조남호 회장을 질타했고, 이어 225일째 한진중공업의 부산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핸드폰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이유를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희망버스에 대해서도 "김진숙씨 살리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진숙씨를 살리는 것은 그 개인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어제 청문회로 끝난 게 아니"라며 "국정조사로 거기서 또 청문회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문답전문.

 

- 1차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조남호 청문회'는 끝났는데.

"핵심이 정리해고문제 아닌가. 한진중공업이 자행한 정리해고의 부당함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객관적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부당함을 지적했고, 그에 대한 조 회장의 해명도 설득력이 없다는 것도 드러났는데, 음… 재벌총수는 보통사람과 사고구조가 다른 것 같다.

청문회 할테면 하라 나는 (정리해고 철회) 안하면 된다 이런 생각인 거다. 그래서 재벌개혁 필요성이 나오는 것 같다. 조남호 회장으로서도 평생 살면서 가장 힘든 하루였을 것이다. 재벌아들로 태어나 재벌로 살면서 그런 일 겪어봤겠나."

 

- 조 회장은 결국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았다. 이후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어제 청문회로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국정조사로 가야 한다. 거기서 또 청문회로 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청문회에는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자료를 안 줬지만 국정조사로 가면 다르다. 책임자들 불러서 듣고 위법사항 있으면 고발하고 형사처벌로 연결될 것이다. 국정조사로 가야할 근거는 충분히 마련됐다. 한진중공업은 1조1000억 원을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투자하면서 홍콩, 사이프러스 등 조세피난처를 통해서 이 돈을 돌렸다. 역외탈세의혹이 명백하다. 추가 자본확장 과정에서 비리의혹도 있고, 처남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문제도 있다. 야5당 협의를 통해 이달 안에 추진할 생각이다. 손 대표도 국정조사 이야기를 이미 하지 않았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진중공업이 경비용역업체에 지급한 돈이 30억- 40억이라는데 해고자 94명에게 들어가는 한해 봉급이 37억이다. 경영상 문제로 보기 어렵다. 조 회장이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는 것은  뒤에서 누군가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누군가 조 회장 뒤에서 발목 잡고 있는 건 아닌지"

 

 

- 청문회장에서 김주익 전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동영상을 튼 뒤 질문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레인에서 관이 내려오고 도크에서 관이 끌어올려지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히더라. 핵심이 결국 그 관들 아닌가. 울컥하더라. 그래서 조 회장에게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한 것이다.  김진숙씨가 왜 85호 크레인에 올라갔나.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거다. 희망버스가 왜 갔나. 김진숙씨 살리러 간 것 아닌가. 김진숙씨를 살리는 것은 그 개인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이번에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인간을 살리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 청문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

"며칠간 계속 자료 보면서 학자들과 함께 토론회하고,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들 얘기를 들었다.사실 어제 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자행돼온 정리해고의 문제점을 짚지 못했다. 정리해고를 허용하면서도 그 부작용을 제한하기 위해 '경영상 긴박함'이라는 조항을 뒀다. 최후적 수단으로 고려하라는 게 그 입법취지다. 그런데 이걸 사법부가 판례를 통해서 정리해고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해왔다. 단기적 경영압박, 작업상 필요, 장기적인 시장경영에서 경영악화 전망 등등 이런 건 취지에 맞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번 국회에서 야5당합의를 통해 정리해고는 긴박함 즉, 최후수단으로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법을 낼 생각이다.

 

정리해고의 문은 1996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노동법 날치기때 열었다. 역풍이 일어나니까 2년간 시행을 유예했다가 IMF외환위기가 오니까 2년 유예 못하고 1년 유예 됐었다. 원죄는 외환위기를 초래한 한나라당에게 있지만, 그뒤 10년의 민주정부 책임도 크다. 우리로서는 결자해지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 진보개혁진영내에서도 정리해고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는데. 

"흑백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 북유럽 나라들은 유연안정성이 있는데 우리는 유연성만 있다. 액셀러레이터만 있지 브레이크는 완전히 망가져 있다. 이제는 '96년 정리해고체제'를 끝내고 안정유연성으로 가야한다."

 


태그:#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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