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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청문회장 밖에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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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돌아서 자리에 앉고 있다. 조 회장의 왼쪽은 이재용 사장, 오른쪽은 박유기 금속노조위원장이 자리하고 있다.
▲ 청문회장 안에선 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돌아서 자리에 앉고 있다. 조 회장의 왼쪽은 이재용 사장, 오른쪽은 박유기 금속노조위원장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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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안에서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진 해고자 70여 명이 국회 앞 거리에는 뙤약볕 아래 '정리해고 철회', '조남호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해고자들 일부는 여전히 국회 정문 앞과 길 건너 거리에서 피켓을 들거나 쓰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오후 들어 상당수는 삼삼오오 건물 그늘 아래 들어가거나 시위 피켓을 햇빛가리개 삼아 각자의 휴대전화기를 이용해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회사 경영진을 질타할 때는 "그렇지!" 하며 탄성을 지르기도 했지만, 본질과 다른 질문을 하거나 조남호 회장이 회피성 답변을 할 때면 "아니나 다를까" 하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듣고 싶은 건 '해고철회'... 본질과 다른 질문에 실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청문회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청문회장 밖에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청문회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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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부산서 상경해 수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인수 한진중해고자대책위 부위원장(오른쪽 푸른색 작업복 입은 이)가 18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국회 환노위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당초 방청신청이 돼있던 일부 해고자들은 국회사무처의 급작스런 불허조치로 국회 경내로 들어오지 못했다.
▲ 청문회장 안에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부산서 상경해 수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인수 한진중해고자대책위 부위원장(오른쪽 푸른색 작업복 입은 이)가 18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국회 환노위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당초 방청신청이 돼있던 일부 해고자들은 국회사무처의 급작스런 불허조치로 국회 경내로 들어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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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휴대폰 TV를 지켜보던 해고자 김동섭씨는 "조남호 회장을 청문회에 세운 것 자체만 해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게 다 희망버스 같은 노력이 낳은 성과가 아니겠느냐"면서도 "이런 청문회를 향후 여러 번 더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이 과연 수용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김씨는 "이 청문회의 핵심은 전체 노동운동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과 조 회장의 비리"라며 의원들의 질문이 본질을 벗어나기 일쑤여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초 청문회를 방청하기로 돼 있다가 국회 사무처의 갑작스러운 불가 통보로 방청하지 못한 정승철씨는 "어쩔 수 없이 차 안에서 TV를 지켜봤다"며 "국회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청문회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조 회장의 행태에 대해 호통칠 때는 통쾌했지만, 우리가 조 회장에게 듣고 싶은 말은 '내가 잘못 했다,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라는 말이라며 오후 질의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식씨는 "조 회장이 회사 사정을 마치 정말 모르는 것처럼 대충 답변하고 넘어가려는 것 같아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용대씨도 "한진중공업 사태의 본질은 정리해고"라며, "우리의 복직 문제를 추궁하지 않고 엉뚱하게 희망버스를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얘기나 하고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질을 흐리기 위해 나온 사람들 같다"고 꼬집었다.

국회 정문 앞에서 '조남호를 처벌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 중인 권기태씨는 "조 회장이 또다시 '3년 내 복직' 카드를 내놨는데, 그건 어차피 법적으로 그렇게 하게 돼있는 것"이라며 "우리를 제압하기 위해 70억 원을 들여 용역을 쓰는 회사가 왜 그 비용을 우리에게 쓰지 않고 해고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이 틀어준 동영상에 울컥... 김주익을 모르다니"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지난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익 지회장의 사진을 들고 "이 사진 속의 사람을 알고 있나"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질타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지난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익 지회장의 사진을 들고 "이 사진 속의 사람을 알고 있나"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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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고자들에게 이날 청문회의 스타는 단연 정동영 의원이었다. 특히, 청문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묻는 질문에 해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날 오전 정 의원이 김주익 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동영상을 보여주며 조 회장을 호통친 장면을 꼽았다.

이용대씨는 "정동영 의원이 장례식 동영상을 보여주며 '더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말할 때 울컥했다"며, 조 회장이 그들을 모른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김주익, 곽재규를 모르는 사람이 청문회에 나와서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동섭씨는 "회장이란 사람이 자기 회사 노조위원장을 몰랐다니 말이 되냐"며 "김주익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많이 안다"고 어이없어했다.


태그:#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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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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