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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호소하며 대선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관심을 모았던 시장직을 거는 문제에 대해선 "아직 고민중"이라며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호소하며 대선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관심을 모았던 시장직을 거는 문제에 대해선 "아직 고민중"이라며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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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실시되는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자신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카드는 '2012년 대선 불출마'였다.

많은 언론들이 12일 오 시장의 발표를 '불출마 선언'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따져보자면 '불출마 재확인'이 맞다. 오 시장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부터 '대선 불출마'를 누누이 얘기해 왔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2012년 대선 출마용 시장직 중도사퇴설'은 이미 지난해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오 시장은 원희룡 의원과 단일화를 이룬 나경원 의원과 경합을 펼쳤는데, 5월 2일 나경원 후보는 "과거 사적인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이 '201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생기는데 나 의원은 그 때 출마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세훈 후보는 "몇 달 전 나 의원에게 '언제가 됐든 나 의원 같은 분이 내 뒤를 잇는 시장이 됐으면 한다'고 덕담해준 적이 있는데 그것을 갖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 4년을 모두 채울 것이다. 중도에 사퇴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고, 이 말은 지방선거 본선 대결에서도 반복됐다.

12일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은 불출마를 다시 발표한 이유에 대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더 이상의 오해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야당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오 시장이 대선으로 가기 위한 정치 술수'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번 발표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득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년 대선과 관련해 (출마여부를) 고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이라고도 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한 약속인 '2012 대선 불출마'를 뒤집는 것에 대해 검토했다는 걸 스스로 털어놓은 셈이다.

'17대 총선 불출마'선언과 같은 지지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오 시장은 이미 '불출마 선언'으로 크게 주목받은 일이 있다. 정치인 오세훈을 차세대 정치 리더로 발돋움 하게 만든 것은 '17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었다.

16대 국회의원 오세훈은 지난 2004년 개혁적인 '오세훈법'(정당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정치개혁과 한나라당의 공천혁명에 밑거름이 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임기 뒤 변호사로 복귀했다.

전도유망한 젊은 정치인이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버린 일이었기에 당시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여론의 큰 지지를 받았고 이는 2년 뒤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게끔 하는 자산이 됐다.

그러나 오 시장의 이번 '2012 대선 불출마 발표'는 2004년의 '17대 총선 불출마'와 그 내용이나 파급력에서 차이가 있다. 2012 대선 불출마로 오 시장이 버리는 기득권 혹은 자기 희생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여야 통틀어 30%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자리수 중반대에 정체된 지지율을 보이는 오 시장이 대선에 불출마한다고 재확인해봤자 '자기희생'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다.


태그:#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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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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