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앞으로도 (세계 대공황은) 더 갈 거야. 우리도 내년에 큰 선거가 있고, 미국도 그래. 미 의회 선거는 앞으로 3년 후에 있는데, 그동안 세계적으로 더 큰 계급 투쟁이 많이 일어날 거야. 영국 런던 폭동을 봐. 이런 식으론 더 못살겠다는 거야."

김수행(69)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말이다. 그는 여전했다. 경상도 억양의 말투는 거침없었고, 직설적이다. 에둘러 돌아가는 법도 없다. 인터뷰 말미에 기자가 '이 상황이 얼마나 갈까요'라고 묻자, 곧장 답이 돌아왔다.

세계 대공황이 앞으로 3년은 더 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영국 런던의 폭동을 비롯해 유럽 각지와 미국, 중동, 우리나라 등의 예를 들어가며 "빈부 격차 심화에 따른 계급간의 갈등이 더 커질 것이며, 대변혁의 소용돌이가 일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국내 마르크스경제학의 대부인 그와 마주 앉았다.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이었다. '휴가 다녀오셨나'라고 안부를 물었더니, 친분 있는 교수들과 중앙아시아 쪽을 둘러보고 왔다고 했다. 얼굴 표정도 밝아보였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정년을 마친 후, 그는 더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종 저술과 강연 활동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더 그렇다. 김 교수는 이미 이를 '3차 세계 대공황'이라고 규정했다. 1차는 1930~1938년, 2차는 1974~1982년까지로 보고 있다(자세한 이야기는 그가 최근에 쓴 <세계대공황>(돌베개)를 읽어보길 바란다. 어렵지 않다).

"대공황은 여전히 진행중... 금융기업과 귀족들의 투기에 놀아나"

- 요즘 경제 상황이 어수선해요.
"(당연하다는 듯) 그래. 그렇지 뭐."

- 오늘(10일) 아침에 미국의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성명이 있고 난 후, 주식시장이 약간 나아지긴 했어요(버냉키 의장은 이날 "앞으로 2년동안 더 초저금리 상황을 유지할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겠어. 그럴수 밖에 없겠지. 근데 그렇게 해결될 일이 아니야."

그의 이야기가 계속됐다. 기자가 들어갈 틈은 없었다. 들어보자.

"이미 2008년 리먼 무너지고 경제공황이 터졌지만, 국제적으로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뭔가 제대로 된 것이 있어? 미국은 '양적 완화'라고 하면서, 이자율 0%로 달러를 무제한 찍고 있는데... 그 돈들이 어디로 갔어? 공황을 일으킨 장본인들인 금융기업과 그 사람들이 주식시장과 석유, 곡물 등에 투기하면서 돈을 벌었잖아."

김 교수는 "또 미국 자기네들 달러가치 떨어뜨려 수출을 좀 늘리게 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렇게 됐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덕분에 세계 주식시장에 거품을 만들어, 주가가 올랐지만 기업들 수익성과는 관련없는 투기에 의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 선생님께선 2008년 경제위기를 '3차 대공황'이라고 하셨는데,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보시는 거죠?
"그래. 2008년 리먼이 파산하기 전까지 '위기' 국면이었지. 이때 미국이 공적자금 들여가면서 금융기업을 국유화까지 시키고 했지. 하지만 기업들 파산이 계속되고, 국내총생산도 감소하거나 정체되고, 실업도 여전하고... 이것이 공황이야. 지금도 마찬가지고."

- 일부에선 2008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하네요. 지금은 미 재정적자에 따른 위기라고.
"(고개를 흔들며) 금융기업들 자신들이 손해볼 것 같으니까, 국가채무를 가져다 쓰는 거야. 재정적자가 왜 생겼는가 봐. 과거 부시 정권 때는 전쟁 비용이고, 오바마 정부 때는 (금융)기업들 살리는 데 돈이 들어갔어."

- 오바마 행정부가 그래도 나름대로 의료개혁 등을 추진한 것 같은데.
"(곧장) 제대로 한 것이 없어. 오히려 일자리 창출한다면서 미 자동차회사 구조조정과 임금을 삭감했지. 지방정부로 가는 예산도 줄였지. 그렇다고 아프간 등 전쟁을 끝냈느냐, 그것도 아니고. 아마 전쟁 비용만 줄여도, 지금 파산 위기에 있는 미국 지방정부들 살리고 남을 거야."

- 오바마 입장에선 미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쪽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자업자득이지. 집권 초기에 친기업적인 정책을 펴다 보니, 지난 중간선거 때 자신을 지지했던 노동자나 청년들이 돌아선 거 아니야? 오바마도 내년 재선을 앞두고, 월가로부터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받고 있잖아."

"지금 전 세계서 공황에 따른 빈부격차와 계급 갈등이 심하게 표출"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0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세계 경제 위기와 자본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지난해 6월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세계 경제 위기와 자본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 교수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날카로웠다. 그는 "금융귀족들에게는 막대한 돈과 혜택을 주면서, 실업자나 가난한 시민들에겐 '돈이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바마에게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공황을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그와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최근 세계 곳곳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으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요즘 런던 폭동을 잘 살펴 봐야 한다"고 했다. 공황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빈부 격차가 날로 심해지면서, 사회적 계급 갈등이 심하게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 런던 폭동의 바탕에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과 고용불안 등이 쌓였다는 분석이 있어요.
"그렇지. 지금 영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잖아. 이것이 과거 영국 마가릿 대처 때도 있었어. 복지 혜택이 줄어들면 큰 타격을 입는 사람이 저소득층이고, 젊은 층은 일자리가 없으니까 불만이 극에 달하는 거 아니겠어."

-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죠.
"미국도 마찬가지야. 위스콘신주에서는 교수와 학생, 일반 노동자까지 임금삭감 등을 두고 강하게 싸웠어. 지금 유럽 나라들도 그렇고. 그리스에서는 1년 전에 재정적자 때문에 국제통화기금에서 긴축하라고 했는데, 결국 어떻게 됐어? 빚은 더 늘고, 국가총생산만 줄어들면서 실업문제가 사회 문제로 커져 버렸잖아."

- 이명박 대통령은 그리스 예를 들면서, 재정적자가 과거 과도한 복지 때문이라고 언급했는데.
"말도 안되 는 이야기야. MB가 복지를 제대로 알기는 아는지... 유럽 재정적자는 오히려 1980년대 이후 보수정권이 들면서, 복지혜택 등을 줄이면서 생겨난 것들이야."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역시 고환율이나 감세 정책의 혜택이 일부 재벌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써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가계 빚이나 저축은행 부실이나 건설사 경영난, 은행권 부실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그에게 대안을 물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새로운 사회를 말해왔다. 금융적 투기는 새로운 부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소수의 자본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공적인 소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의 새로운 사회, 두고볼 일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많은 분들께 배우고, 듣고, 생각하는 고마운 시간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