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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최태성!'을 모르면 허당…. 에너지 넘치는 강의와 관점 있는 역사 수업, 그리고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가슴 뭉클한 멘트로 학생들을 열정의 도가니에 빠뜨린 장본인. EBS 강의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수상. …우리나라 최고의 슈퍼울트라 열정쌤이다."

지난 달 27일 <조선일보>의 '맛있는 교육' 인터넷 섹션이 보도한 기사의 일부다. 이 신문이 8일만인 지난 4일 태도를 완전히 바꿔 EBS의 <수능특강-최태성의 한국 근현대사> 강의를 맡은 최 교사(40, 서울 ○○고 역사)에 대해 친북반미로 몰아붙였다.

<조선> 보도에 EBS '동영상 공개' 맞불

 지난 8월 4일치 <조선일보> 4면 보도 내용.
 지난 8월 4일치 <조선일보> 4면 보도 내용.
ⓒ 조선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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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강의를 들은 학생 수천 명이 최 교사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고 일부 학생은 <조선일보> 앞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EBS(사장 곽덕훈)도 '왜곡보도에 대한 즉각적인 정정과 사과'를 공식 촉구하는 한편, 최 교사 또한 명예훼손에 따른 소송을 벌이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4일자 4면 'EBS 인기 강사의 황당한 근현대사 강의'란 제목의 보도에서 "북한은 美식민지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해", "빨갱이 골라낸다면서 머리 짧다고 그냥 죽여"란 부제를 붙이고 최 교사와 EBS에 대해 색깔 공세를 전개했다.

이 신문은 기사를 통해 "EBS의 수능특강 '한국근현대사' 강의 6회분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반(反)대한민국적, 반미친소(反美親蘇)적이며 북한 우호적 내용으로 강의하고 있었다"는 공정언론시민연대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실었다.

 <조선일보>가 문제삼은 EBS 인터넷 강의.
 <조선일보>가 문제삼은 EBS 인터넷 강의.
ⓒ EBS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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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이 같은 사례로 인용한 최 교사의 강의 부분은 다음의 3가지다.

(1)  "일제 강점기 시대 항일 무장 투쟁을 했던 지도부로 구성돼 있는 북한은 조국 해방을 위해 항일 무장 투쟁을 했듯이 미국의 식민지인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해 여전히 투쟁해야 한다는 식의 식민지 해방론의 입장에 계속 있거든요. …1950년 6월 25일 그때 '땅!' 하고 전쟁이 터진 건 아니에요. 이미 38도선 경계로 남과 북이 소규모 전투는 계속하는 상황이었고, 이승만 정권도 북진통일을 외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2)  "북한에서는 분명히 민주개혁이라는 이름하에 토지개혁이 이뤄졌습니다. 무상 몰수, 무상 분배를 통해 북한 지역에 있는 농민들한테 토지가 나누어졌다 말이에요. 북한에서 지금 토지를 나눠주고 있는데 남한이라고 안 하면 안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남한에서는 일부분만 했어요. 그것도 돈 받고 말입니다."

(3)  "군대가 빨갱이를 골라낸다는 명분으로 너무나도 많은 무고한 여수·순천 시민들을 죽여요. 그냥 잡아놓고 옷 벗긴 다음에 '너 왜 미제 팬티 입었어?' '너 왜 머리가 짧아?' '너 무장공비지?' 그러면 총으로 땅! 쏘아 죽이는 거예요. 법적인 것도 없어요. 봐서 마음에 안 들어 총 쏘는 거예요."

하지만 이 내용에 대해 EBS는 5일 공식 성명을 내고 "역사 강의를 왜곡보도했다"면서 <조선>이 다룬 33강과 34강 강의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맞불을 놨다.

EBS는 성명에서 "기사는 특정부분만 발췌하여 마치 강의 내용이 좌편향적인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왜곡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앞뒤 전체내용을 한번이라도 확인해 본다면 그 누구라도 기사와는 전혀 다른 맥락임을 금방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BS "특정 부분만 발췌한 왜곡"... 최 교사 "명예훼손 소송 준비"

최 교사도 (1)은 "북한의 주장을 설명한 것"이라면서 "'바로 뒤에 이런 착각을 갖게 되는 거죠. 북한 지도부가요'란 말을 했는데 이 내용은 친북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사에서 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 교사는 일부 역사교사들 사이에서 중도적인 강의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 교사의 EBS 수능 특강 <개념 한국근현대사> 강의 25강을 보면 "김일성은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에 분명히 심판받아야 합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첫 주범이 김일성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2)의 내용에 대해서도 최 교사는 "토지개혁 내용의 실상을 교과서 취지대로 설명한 것이며 다른 강의에서는 '토지개혁에서 남한이 더 개혁적'이라고 강의했다"고 반박했다.  최 교사는 또 (3)의 내용도 "남로당이 침투되어 있었다는 비판적 이야기는 기사 인용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3)의 내용 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왔다.

"남로당 좌익세력들이 분명히 여기에 침투해 있어요. 그래서 선전선동하고…이 정도로 정말 아픈 상처를 우리가 갖고 있다면 이 이념투쟁이라고 하는 것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꼭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EBS와 최 교사의 말을 종합하면 <조선>은 최 교사에 대한 색깔론 기사를 내보내면서 최 교사는 물론 EBS 쪽의 반론을 듣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 교사는 "이렇게 한 사람을 매장시킬 수 있는 비난 기사를 쓰면서도 전화 한통 없었다는 것은 언론의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일보>와 기사 작성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선> 기자 "동영상 그대로 옮겨 적었다"

 <조선일보> 지난해 2월 13일 10면.
 <조선일보> 지난해 2월 13일 10면.
ⓒ 조섬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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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당 기사를 쓴 신아무개 기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최 교사가 말한 말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교사의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물음에 신 기자는 "공정언론시민연대에서 말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니 정확히 들어맞았다. 바빠서 전화 통화를 길게 할 수 없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한편, <조선>은 최 교사를 칭찬하는 기사를 여러차례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문은 지난해 2월 13일자 '맹렬 교사 열전'에서 "독특한 '노트 정리법'으로 학생들 몰입시키고 있다"면서 "'맹렬 교사'는 강의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고 최 교사를 추켜세웠다.

같은해 6월 21일자 '중하위권 성적 UP 프로젝트'에서도 최 교사를 등장시킨 학생 상담 내용으로 지면을 채웠다.

한편, 최 교사의 강의를 듣는 수험생들은 <조선일보> 보도에 반발하고 있다.

 EBS 강의사이트에 올려놓은 학생들의 응원 글.
 EBS 강의사이트에 올려놓은 학생들의 응원 글.
ⓒ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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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4일과 5일 EBS 사이트에만 1000여 건에 이르는 '최 교사 응원 글'과 '<조선일보> 비판 글'을 올렸다. 일부 학생은 5일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 에서는 '조선일보의 사과 및 정정보도 청원'이 진행되고 있는데, 6일 오후 4시 14분 현재 7276명이 서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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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