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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안민석 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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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님! 어제 <불량사회와 그 적들>을 읽었습니다. 책에서 교수님은 지난 겨울 제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제안한 '출마' 이야기를 언급했더군요.

사실 저의 제안의 방점은 출마 권유가 아니라 교수님께서 <진보집권플랜>에서 밝힌 '현실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한 반론입니다.

교수님의 선·후배와 친구들을 통해 본 정치와, 교수 출신으로 생소한 정치판에서 제가 직접 체험하고 있는 정치 사이의 괴리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 제 나름의 견해를 밝힌 것이지요.

특히 서울대 법대 동기생인 나경원 의원이나 원희룡 의원 같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정치 행태가 교수님이 현실 정치를 바라보는 잣대가 아닐 것이라고 믿지만, 교수님이 가진 정치에 대한 불신과 편견 때문에 현실정치 참여를 꺼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연유로 재선의원이지만 여전히 기성정치에 물들려하지 않고 어느 특정 계보에 속하지 않는 외로운 야당의원이자 대학 동기로서 공개서한을 드린 것입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조국 교수님 같은 분이 함께 정치에 참여해서 올바른 사회를 위해 힘을 모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조국 교수님이 좋아하지 않는 표현인 '386세대 역할론'에 대해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애석해 하는 부분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지금은 486이 되어버린 우리 같은 386세대가 몇몇 총학생장 출신 정치인들이 보여준 실망스런 모습 탓에 국가 발전의 큰 동력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조국 교수님, 현실 정치에 뛰어 드십시오"

지난 주말에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탑승 대신에 골프장이나 휴가지에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은 총학생장 출신의 정치인에 대한 '시대정신 실천보다 권력 지향적이라는 비판'이 민주당 내에서도 숱하게 제기됐습니다. 이런 일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러운 분노가 아닙니다. 총학생장 출신의 소수 명망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386정신이 아니라, 세상을 바꾼 상징으로서의 386정신을 실현할 시기가 바로 내년이라고 봅니다. 내년이면 20대 청년들이었던 우리가 오십 전후 나이가 되고, 사회를 주도할 충분한 경륜을 갖추기 때문입니다.

<불량사회와 그 적들>에서 교수님은 "대중의 열망에 주목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지금 대중이 뜨겁게 열망하는 게 무엇입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내년에 진보개혁 세력이 재집권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중은 진보 세력의 리더들이 개인적 소신이나 판단에 머물 것이 아니라 현실에 자신들을 던지는 거룩한 헌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무엇보다 안타까운 현실은 MB에 분노한 민초들이 속이 녹아내리는 마음으로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을 갈구하고 있지만, 한 줄기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이 야권에서 아직 나타나지 않고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진보진영이 제대로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분열된 듯한 모습으로 대중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1:1 구도로 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보수 세력의 힘을 만만히 보는 자만입니다. 야권 단일 후보가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그보다 큰판을 새로 짜서 현재의 판을 흔들어 요동치게 만들어야 합니다. 억지춘향식의 야권 단일 후보는 시너지 효과를 낳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2017년 집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판을 세게 흔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진보진영에서 신망 받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변호사, 김상곤 교육감, 조국 교수 같은 분들이 모두 출전할 채비를 갖추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숨죽이고 바라보는 대중의 열망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의 열망에 부응하면 대중의 힘으로 판이 요동치게 될 것이고, 새로운 판에는 대중이 주체가 되어 대동놀이를 신명나게 즐길 것이며, 이를 통해 진보세력 집권이 눈앞에 다가올 것입니다.

"부산이든, 강남이든 출마하십시오"

조국 서울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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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각자 개인의 인생관에 따라 가치와 철학을 존중하면서도 총 출전할 수 있으면 최선이겠지만,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긴급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미 내년은 틀렸으니까 멀리보고 2017년을 준비하자고 푸념어린 말도 하지만, 2017년까지 기다리기엔 이 땅의 대중과 진보진영이 겪어야 할 고통과 좌절이 너무 큽니다.

그리고 눈앞의 가능성 있는 기회도 잡지 못하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야권 연대든 통합이든 판을 흔들어 새로운 판을 짜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집권전략이지, 후보 선출을 위한 통합이나 연대는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감동을 주지 못하는 내년 대선은 이길 수 없겠지요.

존경하는 조국 교수님, 백범 김구 선생은 해방된 조국의 문지기라도 해야겠다는 피끓는 간절한 마음으로 조국 해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투쟁하였습니다. 진보진영의 집권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숭고한 헌신의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모든 국민이 존중 받는 조국의 반듯한 미래를 위하여 대선이든 총선이든, 강남이든 부산이든 대중들이 요구하는 곳에 자신을 던지는 행동하는 양심을 기대합니다. 문재인 이사장도 새판에 뛰어 들고, 박원순 변호사도 참여하고, 심지어 김상곤 교육감도 자신을 던져서 존경받는 진보진영 인사들이 총출전하는 대선의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판을 확 바꾸어 새판을 짜면, 새판에서 선출된 단일후보는 누구든지 진보진영의 집권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주장하는 '새로운 진보집권전략'입니다.

덧붙이는 글 | 안민석 기자는 17, 18대 민주당 국회의원입니다.



태그:#조국, #진보집권전략, #386,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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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안민석입니다. 제 꿈은 국민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삶의 모델이 되는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에 글쓰기도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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