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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내년 정권교체가 너무나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내년 정권교체가 너무나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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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산에서 야당 의원은 민주당의 조경태 의원 한 명뿐이죠. 부산·경남·울산 포함해서 41석 정도 되나? 그 절반 가량을 범야권이 얻어야 의미 있는 변화겠죠."(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그러니깐 문 이사장 본인도 그를 위해 선두에서 뛰겠다는 얘기죠?"(오연호 <오마이뉴스>대표)

"역할을 다 해야죠."(문재인 이사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돌발질문에 선뜻 답했다. 문 이사장의 '방패'로 좌담에 참여한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이사장님, 유도심문이에요"라고 제동을 걸었지만 이미 늦었다. 오 대표는 "이제 나는 역할을 다 했다"며 웃으며 좌담을 마쳤다.

앞서도 오 대표는 "부산·경남 총선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는 '라인업'이 있나"라며 문 이사장의 출마 여부를 떠봤다. 문 이사장은 부산 출신인 조국 서울대 교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등을 '라인업'으로 꼽았다가 '역공'을 당했다. 오 대표는 "그 분들을 모시려면 문 이사장도 직접 (지역구 선거에) 뛰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좌담을 지켜보던 400여 명의 관객들은 "와"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문 이사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문 이사장은 29일 저녁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첫 무대에 섰다. 자신의 회고록인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 자리였다. 이화여대 백주년 기념관 화암홀을 꽉 채운 400여 명의 관객들은 그를 향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그의 정치 행보가 주된 초점이 됐다.

실제로 오 대표가 "책 157쪽을 보니 '군대 가서 군인체질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정치 영역도 해보면 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물었을 때도 객석 곳곳에서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심지어 양 전 비서관마저 "내 마음은 반반"이라며 '정치인' 문 이사장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드러냈다.

"정권교체에 기여할 수 있는 범위 어디까지인지 고민 중"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정권교체가 너무나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정권교체가 너무나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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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 이사장은 자신의 총·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자 하는 재단의 일도 정치적 시민운동이고, 야권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시민정치라 본다"며 "이 부분의 역할을 다 하겠지만 직업으로서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결단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정권교체가 절실한데 내년 총·대선이 걱정되니 (저를) 대안 중 하나로 본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과연 제가 그 기대에 부응할 만한지 자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그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그는 "제 성격과 성품을 잘 아는 분들은 대체로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고 그것이 저를 잘 본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내년 총·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가 너무나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에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가 선거에 나서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내년 총·대선에서 범야권세력이 한나라당과 1 대 1 구도를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저의 문제를 생각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은 통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북콘서트를 기획한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재차 출마 가능성을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제가 받고 있는 기대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 뭔가 할 수 있다면 기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 앞질러서 고민할 필요 없지 않겠나. 당장은 통합에 전념하고, 총선이 닥쳐오면 거기에 전념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통합, 국민들이 정당들 압박해야"

29일 저녁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가 열린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을 참석자들이 꽉 메우고 있다.
 29일 저녁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가 열린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을 참석자들이 꽉 메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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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문 이사장의 '대통합' 행보는 부산·경남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였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대세론을 못 꺾는다"며 "그런 점에서 부산·경남 지역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가량 한나라당 일당 체제인 부산·경남에서 지역주의가 허물어질 수 있다면 대선에서도 역동적인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부산·경남·울산 전체 의석(41개 지역구) 중 절반 가량을 범야권이 확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국 교수와 안철수 원장 등을 부산의 새 인물로 꼽은 그는 "통합 운동에 참여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선수'로 나가야 하는 게 아닐 것"이라며 "선수로 뛰는 것 외에도 (총선 승리를 위해) 도울 방법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 역시 그 지점부터 출발하겠다는 얘기였다.

문 이사장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다시 한 번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1대1 구도를 만드는 일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주체인 각 정당 차원에서 잘 되지 않는다"라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통합을 촉구하고 압박하는 세력으로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통합"이라며 "그 힘을 갖고 내년 총·대선을 맞이한다면 정권교체를 이루지 않을까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 "통합 외 다른 방법은 없나"라는 질문에 "통합이 안 된다면 연대를 통한 단일화라도 되게 해야 한다"면서도 "통합이 총·대선에 임하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27 재보선 등에서 연대를 통한 단일화 방법의 한계를 충분히 봤다"며 "총·대선에서 승리하고 집권하더라도 진보적 개혁을 힘 있게 추진하려면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 참석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가 박수치고 있다.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 참석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가 박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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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북콘서트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성근 백만민란 대표,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안영배·정윤재 노무현재단 사무처장 등 상당수의 참여정부 인사들이 참여했다.

북콘서트 '우리들의 운명'은 오는 30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열린다. 다음 달에는 부산에서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유시민, 노무현 대통령처럼 많은 기회 얻을 것"

"트윗에 그런 의견이 있더군요. 문재인은 권력의지가 없어서 안 된다고. 그런데 우리가 그동안 권력의지가 너무 강한 대통령만 본 것은 아닐까. 다음 대통령은 권력의지가 강한 것보다 좀 의로운 것이 낫지 않을까."

북콘서트 '우리들의 운명'을 기획한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의 말에 박수가 쏟아졌다. 그만큼 사람들은 문 이사장의 정치 행보에 관심을 보냈다. 하지만 문 이사장에 대한 궁금증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기사에 담지 못한 질문들과 문 이사장의 답변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 수없이 분하고 억울한 일을 겪었을 텐데 어떻게 감정을 조절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뒤 보인 모습을 보고 절제력이 강하다고 보는 것 같다. 저도 부당한 상황을 보면 화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화가 나면 부들부들 떨면서 말을 잘 못한다. 변호사 생활을 하고 공직 생활을 겪고 하면서 체면을 차리고 절제할 수 있게 됐다."

- 원칙을 지킬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원칙을 지키는 것을 이익이라 봐야 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길게 보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가장 잘 보여준 분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 노선을 걸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있나.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라는 세계적 조류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다고 하면 사실이다. 참여정부가 비정규직 문제와 양극화 심화를 막기 위해 더 많이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 그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적극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지향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민영화, 작은정부, 감세정책 등을 모두 거부했다. 유일하게 찬성한 게 FTA다. 하지만 FTA는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개방통상정책이다. 사회주의 국가도 FTA를 하고 있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문 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 했다. 어떻게 보나.
"유시민 대표는 능력과 자질이 뛰어난 분이다. 우리 야권진영에서 유 대표만큼 젊은 세대와 잘 교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4.27 재보선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아 침체돼 있는 상태다. 정치가 늘 그런 것 아니겠나. 상처받고 침잠했다가 다시 약진하고.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다. 대선후보가 된 뒤 지지율이 롤러코스터 타듯 변화했다. 앞으로 유 대표도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 만약 대선후보 경선에서 한나라당 출신의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지더라도 그를 계속 지지하겠나.
"물론이다. 범야권통합이 이뤄지고 통합정당 내에서 우리 후보가 결정된다면, 그 후보가 손 대표이든 유 대표이든 또 다른 분이든 우리의 대표선수로 받아들일 것이다. 도와드릴 것이다."


태그:#문재인, #노무현, #야권대통합, #2012년 총·대선,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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