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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고을' 전라남도 담양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이 길이 최근 두꺼운 아스콘 포장을 털어냈다. 대신 부엽토를 섞은 흙길로 단장됐다.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생태숲길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가로수의 생육을 도와주자는 예쁜 마음도 담고 있다.

 

이 길은 관방제림 숲길과 죽녹원 대숲 흙길로 이어진다. 꿈결 같은 흙길이자 '명품 숲길' 종합세트의 완성이다. 이 숲길을 찾아 담양으로 간다. 여느 때처럼 발걸음이 가볍다. 언제나 마음의 위안을 받고 돌아오는 곳이기에.

 

제일 앞자리에서 반겨주는 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다. 줄지어 선 나무가 하늘로 쭉-쭉- 시원스럽게 뻗었다. 이 상쾌함이 지금도 지역사람은 물론 천리길 밖의 사람들까지 불러들이고 있다.

 

길은 담양읍에서 금성면까지 이어진다. 담양다이너스티 입구에서 학동마을 입구까지 1200m 구간의 아스콘 포장도 털어냈다. 그 자리에 부엽토를 첨가한 흙을 깔았다. 관광객들에게 전국 최고의 생태 숲길을 선사하려는 담양군의 배려가 담겨 있다. 가로수의 생육을 돕자는 예쁜 마음도 들어있다.

 

가로수 길을 맘 놓고 걸을 수 있도록 자전거도 없앴다. 걷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 흙길을 따라 양쪽으로 줄지어 선 가로수가 숲속 동굴 같다. 초록으로 짙게 물든 이파리를 쥐어짜면 금방이라도 초록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다. 마음의 찌든 때와 눈의 피로를 씻어준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관방제림 숲길로 이어진다. 관방제림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담양천에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은 숲의 이름이다. 천변을 끼고 있는 숲길은 언제라도 정겹다.

 

고목이 된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팽나무 숲이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여유는 매미 울음소리에서도 묻어난다. 마음속 안개까지 말끔히 걷히는 기분이다. 숲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연인과 가족의 모습도 정겹다.

 

관방제림에서 연결되는 죽녹원은 대나무가 빽빽하게 군락을 이룬 대숲이다. 지친 삶에 늘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곳이다. 너른 땅에 꼿꼿이 선 대숲은 걷는 것만으로도 죽림욕의 상쾌함을 선사한다.

 

서로 몸을 부대끼며 내는 댓잎 소리가 이채롭다. 사악-사악-, 소-소-소-. 나지막하게 들려주는 대의 연주 음악이다. 푸른 대숲은 눈을 씻어주고, 댓잎의 연주음악은 귀를 씻어준다. 대숲에선 한낮의 햇살도 맥을 추지 못한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운수대통 길 등 색다른 이름의 산책로도 정겹다. 팔각대나무정자 등 휴식공간도 방문자를 위한 배려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 숲길, 죽녹원 대숲길의 풍광은 서로 다르다. 분위기도 딴판이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이 숲길 3종은 흙길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꿈결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우면서도 황홀한 숲길이다. 우리 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명품 숲길 3종 세트. 담양여행을 호사스럽게 해주면서 '담양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에 흐뭇한 표정 짓게 하는 곳이다.

 


태그:#메타세쿼이아길, #관방제림, #죽녹원, #숲길, #대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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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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