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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2일 오전 11시 15분]

지난 2002년 KT의 민영화 이후 KT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래 KT 계열사로 전환배치됐던 직원들이 또다시 사직을 강요받고 있다.

100번과 114번 등으로 알려진 KT 그룹의 정보안내 콜센터와 KT 그룹 상품유통·통신상품 사업을 주로 하는 KT 계열사인 (주)케이티스와 (주)케이티씨에스에서는 2008년 KT 본사에서 명예퇴직한 5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민원처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초 양 회사가 담당하던 민원처리업무가 다시 KT 본사로 회수돼 회사 쪽에서 직원들의 사직을 강요하고 있는 것.

21일 오전 11시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3년 전 (주)케이티스와 (주)케이티씨에스로 배치시켜 놓고, 이제는 필요없다며 나가라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냥하게 전화받는 사람들이 비정규직이었다"

 KT 계열사 (주)케이티스와 (주)케이티씨에스 위장된 정리해고 철회와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KT 계열사 (주)케이티스와 (주)케이티씨에스 위장된 정리해고 철회와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문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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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계열사의 정리해고 문제는 비단 (주)케이티스와 (주)케이티씨에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 민영화 이후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올해만 벌써 4명 째"라고 말했다.

권영국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는 "KT가 계열사로 직원들을 전환배치시켜 민원처리업무를 맡겼던 것 자체가 3년이라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업무를 회수하는 위장정리해고 목적이었다"며 "하지만 법적으로 기간제 근로자는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돼 있어 3년만 계약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정 서울비정규노동조합연대회의 의장도 "우리가 전화하면 받는 그 상냥한 목소리가 다 비정규직이었다"며 "통화하고 소통하는 민원처리 담당 직원들이 모두 비정규직인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회사 쪽은 2008년 계약 당시 약속한 만료일이 9월 말이므로 '7, 8, 9월 임금은 그냥 지급하겠다'며 9월 30일 자로 된 사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회사 쪽은 직원들을 '이번에 사직서에 서명하면 실업수당을 받게 해 준다'며 회유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직원들에게는 업무를 주지 않고 특별교육프로그램에 투입하거나 현 임금의 반으로 콜센터 업무에 배치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사직서 서명을 거부한 노동자들이 중심이 돼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주)케이티스 지부와 (주)케이티씨에스 지부를 설립하고 회사 쪽에 교섭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달 1일부터 시행된 복수노조법을 악용한 사측은 (주)케이티스와 (주)케이티씨에스에는 있는 유령노조를 어용노조화해 다수의 조합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복수노조법상 두 노동조합 중 직원의 과반수 이상이 가입한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교섭권을 얻게 돼 있기 때문이다.

공군자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노동위원장도 "요즘처럼 유령이 판치는 때가 없다"며 "사측이 복수노조법과 단일교섭권의 미명 아래 유령을 키우고 있다"고 복수노조법의 허점을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회사 쪽이 유령노조를 만들어 직원들의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조합법 상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회사 쪽은 유령노조 음모를 중단하고 단체교섭 요청을 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노조는 (주)케이티스에 6차례, (주)케이티씨에스에 4차례 교섭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원들에게 전화해 '(희망연대)노조 총회에 나가지 말라'고 협박하고 간부와 조합원이 누군지 알려져 있지도 않은 유령노조에의 가입의사를 묻는 등 직원들을 회유하고 있다.

"경영진 보수는 405억원으로 인상해놓고..."

한편 이번에 가시화된 KT의 위장정리해고 문제는 근본적으로 2002년 KT의 민영화 이후 외국지분이 50% 가까이 확대되면서 유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KT의 위장정리해고를 "민영화 이후 투기자본의 산실이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노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기 순이익 1조1719억 원 중 배당 총액이 5862억 원인데, 이 중 외국인 배당이 3083억 원이다. KT 순이익의 상당부분이 해외투기자본에 배당되면서 이번 정리해고 문제를 비롯해 통신비 인상, 국부유출, 투자감소 등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27일 참여연대 등이 주최한 'KT 민영화 폐해와 대안 토론회'에서는 "IMF 이후 KT를 민영화시키는 방침이 결정된 이유 중에 하나가 일단 매각을 통해 '정부재원 조달'을 하여 급한 불부터 끄자는 논리였다, 그렇다면 외환위기 극복 이후에는 공기업으로 환원시키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무엇보다도 전 공기업으로서의 도덕성을 상실한 KT에 대한 비판이 크다. 앞서 권영국 변호사는 "이전 전화국으로서 국민의 귀와 입이었던 KT가 현재 철저히 자본논리에 입각한 이익추구집단이 돼 이익을 배가시키기 위해 이렇게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를 정리해고하고 있다"며 "적어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큰 기업으로서 불법·범법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도 KT 민영화 이후 임원들만 이득을 챙기는 현실을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 2010년 이사 보수 한도가 전년도 45억에서 65억으로 상승했다. 상무급 이상 경영진 보수 또한 전년도 181억에서 405억으로 인상됐다. KT 경영진의 현실은 이런데, 노동자들은 그들의 일터를 빼앗기고 있다. 정리해고는 명백한 살인행위다. KT 이석채 회장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KT 경영진의 보수는 92% 증가한 반면, 일반 직원들의 임금은 10년 동안 17% 증가에 그쳤다. 또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민영화 이전 2001년 19%에서 2010년 9%로 줄었다.

덧붙이는 글 | 문해인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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