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8일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선 열린 SK텔레콤 T스마트러닝 론칭행사에서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스마트러닝을 직접 활용해 보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선 열린 SK텔레콤 T스마트러닝 론칭행사에서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스마트러닝을 직접 활용해 보고 있다.
ⓒ 김시연

관련사진보기


"스마트러닝 플랫폼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 도도한 흐름을 우리가 주도하겠다. 정부도 디지털 교과서를 채택하겠다고 했다."

청담어학원을 운영하는 김영화 청담러닝 대표가 밝힌 출사표다. 정부에서 2015년까지 태블릿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사교육업체들이 먼저 스마트러닝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통사-사교육업체 손잡고 '태블릿 교육사업' 선수

SK텔레콤은 18일 유명 사교육업체 10여 곳과 손잡고 태블릿 기반 교육 플랫폼인 'T스마트러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선 열린 론칭 행사에는 청담어학원을 운영하는 청담러닝을 비롯해 디지털대성, 대교, 천재교육, 능률교육 등 국내 대표적인 사교육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스마트러닝'은 기존 'e러닝'과 달리 갤럭시탭,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를 이용해 학생 개인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받아 스스로 학습하는 양방향 교육 프로그램이다. 영어의 경우 읽기, 듣기뿐 아니라 쓰기, 말하기까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전자사전, 단어장, 오답노트, 교육용 게임 등 다양한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우선 중학생용 영어('청담 SELF')와 수학('대성 마하S') 2과목부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과학(예림당), 국어/논술(대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디지털 참고서'도 오프라인보다 30% 할인하는 한편 필요한 단원별로 나눠서 판매할 계획이다. 

"한 과목에 단말기 값-통신요금까지 최소 월 5만 원"

이날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CIC 사장은 "T스마트러닝은 지리적 위치와 소득 규모 차이 때문에 생긴 지역-소득간 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우수한 교육 콘텐츠를 저렴하게 제공해 가계 교육비 절감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태블릿PC가 없는 저소득층이 이용하기엔 '수업료'가 만만지 않다. 일단 영어 한 과목 수강료는 월 2만6000원으로 월 25~28만 원 정도(청담어학원 주 6시간 기준)인 기존 사설 학원비의 1/10 수준이다. 영어, 수학 두 과목을 묶으면 월 4만6800원이다.

문제는 여기에 태블릿 가격과 데이터 이용료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T스마트러닝은 스마트폰으로는 이용할 수 없고 당분간 7인치 갤럭시탭에서만 쓸 수 있다. 올해 안으로 갤럭시탭10.1, 모토로라 줌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10.1인치 태블릿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아이패드2는 애플 앱스토어 '앱 내부 결제' 의무화 정책 때문에 불투명하다.

7인치 갤럭시탭의 경우 10.1인치 제품이 나오면 값이 많이 떨어질 걸로 예상되지만 현재 공식 출고 가격은 89만 원으로 여전히 고가다. 여기에 매달 3G 무선 데이터 사용료도 최소 1만 4천 원 이상 따로 부담해야 한다. T스마트러닝은 주로 와이파이(무선랜)를 이용하고 3G는 보조 네트워크로 이용하지만 SK텔레콤에서 자사 수익 모델 때문에 와이파이 전용 태블릿은 지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T스마트러닝 서비스는 7월 현재 7인치 갤럭시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T스마트러닝 서비스는 7월 현재 7인치 갤럭시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 김시연

관련사진보기


이날 이형희 SK텔레콤 C&S사업단장은 "한 과목 이용료 2만6000원과 단말기, 통화료 다 합쳐서 월 5만 원을 넘진 않을 것"이라면서 "월 1만4000원 정도 내는 스마트러닝에 특화된 태블릿 학습용 요금제 인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월 2만9000원에서 2GB를 쓰는 태블릿 전용 요금제에 2년 약정하면 1만1500원씩 할인돼 월 1만7500원인데 교육 전용 1GB, 일반 1GB로 구분해 가격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청담 SELF 영어 과목의 경우 8레벨 96개 레슨으로 구성돼 있는데 1개 레슨을 마치려면 하루 20~40분씩 1주일 정도 소요된다. 8레벨 전 과정을 모두 마치려면 96주, 24개월이 걸려 2년 동안 내는 통신요금만 33만 원에 달한다. 

"스마트러닝이 학원 수업 대체할 것"... 디지털 격차 확대 우려도

앞서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는 2015년까지 초중고 교과서를 모두 태블릿 기반의 '디지털 교과서'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 역시 앞으로 디지털교과서 추진 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도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막대한 태블릿 구입 예산도 문제지만 자칫 지역-계층 간 디지털 격차가 학교 교육에까지 반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스마트러닝 역시 기존 학원 수업을 대체하지 않고 병행하게 만들어 오히려 사교육비만 더 부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이형희 단장은 "학원, 학습지, 개인과외 등 돈 많이 드는 게 꼭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 시장에서 검증되면 (스마트러닝이)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면서 "PMP, 전자사전, 단어학습기 등 많은 기능이 태블릿에 들어와 있어 기기 효율성과 경제성만 봐도 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화 청담러닝 대표 역시 "현재 오프라인 플랫폼인 학원 수업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업은 공교육에서 하고 (사교육은) 디지털 스쿨 수업을 도와야 한다"면서 스마트러닝 플랫폼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임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올해 안으로 가입자 5만 명을 확보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내년부터는 중학생뿐 아니라 유아, 초등생, 고교생, 성인 교육 시장으로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태그:#스마트러닝, #SK텔레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