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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에서 삼성과 근로복지공단 규탄 기자회견
 반올림에서 삼성과 근로복지공단 규탄 기자회견
ⓒ 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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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이전에는 담배가 발암물질이 아니었다.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담배회사들이 과학자를 고용해서 폐암과 담배가 연관성이 없다고 논문과 보고서를 냈기 때문이다. 삼성과 인바이론의 조사는 이전에 밝혀진 청부과학자들의 행태와 바를 바가 없다."


15일 오후 1시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삼성전자의 조사 결과 내용과 근로복지공단의 1심 항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은 지난 14일 반도체라인 근무 환경 조사 결과 발표에서 "반도체 제조 라인의 발암 물질 노출수준은 과학적 기준보다 매우 낮으며 관리가 잘되고 있다"며 "과거 작업환경에 대한 연구결과를 봤을 때 6명의 암 발생자와 작업장 발암물질 노출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호소해 온 노동자가 무려 130여명에 다다르는데 어찌 이게 산업재해가 아니란 말인가"라며 "14일 삼성은 인바이런을 통해 작업환경을 재조사했다며 삼성 노동자들의 백혈병은 직업병이 아니라고 발표했는데 어떤 자료를 근거로 결과를 도출했는지 말하라는 요구에 영업기밀이라며 그냥 믿으라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올림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승소 판결을 받아 모든 피해자 가족들이 기쁨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며 "비록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했지만 우리의 투쟁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싸움을 계속하여 삼성 노동자들의 백혈병, 뇌종양, 수많은 희귀질환들이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전 농성장에 모여있다.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전 농성장에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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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족 황상기씨는 "삼성에서 이루어진 세 번의 역학조사에 피해자 가족은 참여할 수 없었기에 공정성이 의심되고 앞으로 삼성에서 (피해자 가족을 제외한 채) 또 역학조사를 해도 결과를 믿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수많은 사람이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손놓고 지켜보지 말고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으려면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공유정옥 산업의학전문의는 14일 삼성의 작업환경 조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며 반올림과 피해자 가족에서 제기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주장했다.

공 전문의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응답은 하지 않고 회사가 임의로 선정한 발암 물질 몇 개를 확인하고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연구진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하고 회사 또한 납품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수로라도 발암물질이 누락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 전문의는 "특정 장소에서 한 번의 측정을 가지고 다른 장소, 다른 시기에 일어난 노출의 추정이 가능하다면 우리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며 "노출 기준 밑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해서 역치가 존재하지 않는 발암물질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 전문의는 "이 모든 문제를 답하더라도 현재 시점을 평가함으로써 과거에 노출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지 과학의 제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며 "산재 인정에 있어 과학적 의학적 입증이 불가능할 때가 있고 그럴 때는 산재보상제도의 취지를 살려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본관에서 권오현 사장과 면담을 요구하는 모습
 삼성전자 본관에서 권오현 사장과 면담을 요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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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환경 조사한 인바이론, 믿을 수 없다

공 전문의는 삼성 반도체 라인 작업환경을 조사한 인바이론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공 전문의는 "삼성이 조사를 맡긴 인바이론은 주로 담배제조회사, 납 제정회사, 화학물질제조사 등 주로 환경과 노동자 건강에 위해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를 컨설팅해왔다"며 "인바이론은 간접흡연과 암의 상관 관계가 희박하다 주장하고, 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건강과 고엽제 문제는 무관하며 반전 운동가들이 고엽제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하는 회사다"라고 지적했다.

공 전문의는 "이런 회사에 조사를 맡긴 것은 삼성이 청부과학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세상에 알리고 청부과학자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노동자의 생존을 짓밟지 못하도록 끝까지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해서 반성과 사과, 시정을 촉구하는 싸움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반올림은 강남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관 앞으로 이동해서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다 자진해산했다.

덧붙이는 글 | 강유진 기자는 오마이 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삼성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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