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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2시 40분경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186일째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러가는 '희망 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경찰이 색소를 섞은 물대포(살수차)를 발사하며 해산작전에 나서고 있다.
 10일 오전 2시 40분경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186일째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러가는 '희망 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경찰이 색소를 섞은 물대포(살수차)를 발사하며 해산작전에 나서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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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11일 오전 11시 30분]

경찰이 한진중공업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을 살포하고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들이 발생한 가운데, 최루액 속에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물질이 들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그러나 경찰측은 "지침에 따라 사용했다"면서 "인체에는 무해한 정도"라고 밝혔다.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지난 9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부산 영도 소재 한진중공업으로 향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1km 가량 앞두고 경찰은 차벽을 설치해 막았다.

이 과정에서 10일 새벽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살포했으며,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한 상당수 참가자들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의사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10일 오후 보건의료단체연합과 부산경남인의협 의료진이 파악한 "2차 희망버스 경찰진압 진료, 경찰과잉대응 보고서"를 냈다.

최루액과 관련해 의료진은 "100~200여 명이 넘는 환자들이 진료 및 투약을 받았고 경증인 사람들은 진료를 받지 않았으므로 환자는 더 다수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액체를 직접 맞은 사람들의 증상으로 보아 화학적 화상(chemical burn)과 알러지반응(allergic reaction)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최루액을 맺은 부위에 통증, 타는 듯한 느낌, 피부가 붓고 붉어짐, 가려움(pain, burning sensation, skin rash, localized edema, itching sensation) 등이 관찰되거나 호소했다"며 "눈과 그 주위에 맞은 경우는 통증, 결막, 부종 (pain, conjunctival injection) 등이 나타났고, 직접 얼굴에 맞아 흡입한 경우는 대부분 구토를 동반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들은 현장에서 골절상, 열상, 타박상을 다수 확인했고, 부상 정도가 심한 사람은 현장의 의료진을 거치지 않고 응급실 등으로 후송되었으므로 전체 상황은 축소하여 파악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의료단체들 "'단순 최루액'으로 보기 힘들다"

9일 저녁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185일째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입구에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캡사이신 성분)을 뿌리고 있다.
 9일 저녁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185일째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입구에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캡사이신 성분)을 뿌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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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단체들은 환자 소견이나 증상으로 보아 2차 희망버스 집회 진압에 사용된 최루액은 '단순한 최루액(tear gas)'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집회참가자들을 불편하게 하여 해산시키는 목적으로 쓰였다기 보다는 상해를 입히는 수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현재 그 성분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쌍용자동차 진압 때 사용되었던 최루액이라고 추정할 경우 메틸렌클로라이드(Methylen chloride)에다 CS가스(당시 경찰이 밝힌 내용)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틸렌클로라이드'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물질(Group 2B)이다. CS가스는 하버드대학 하워드 후 교수가 독성화학무기(toxic chemical weapon)로 규정한 물질이다.

물과 희석정도에 대해, 우석균 실장은 "쌍용차사태 진압 당시 경찰은 1/100로 희석한다고 했으나 희석정도는 알 수 없다"면서 "이번 진압에 사용된 최루액도 구토를 유발하고 화학적 화상을 입힐 수준인 것으로 보아 규정된 희석을 지켰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최루액 원액을 살포했다고 주장하였고 의료진들도 도저히 숨을 못 쉴 정도의 상태였음을 확인한 바 있다"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경찰이 시연하였을 때 시험용 스티로폼이 녹아내렸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경찰 측은 우선 이번에 사용된 '최루액'의 성분과 그 희석정도를 밝힐 것"과 "그 성분과 무관하게 이번 최루액은 환자들의 진료소견을 볼 때 시민들에게 상해를 입혀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집회대응이 폭력적이고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찰은 매우 짧은 시간에 시민들에게 물리적 폭력으로 골절상 등을 초래하고 최루액으로 상해를 입히는 등 폭력적 방식으로 평화적 시위를 진압하였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은 "경찰이 사용한 물포는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의 근거와 지침에 따라 사용했다"면서 "물포는 물 4t에 최루액 20ℓ를 희석한 0.01225% 비율이었고 최루액은 0.0045% 비율이다. 인체에는 무해한 정도다"고 밝혔다.


태그:#한진중공업,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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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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