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 여유수량 및 경남․부산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검증 토론회"가 6일 오후 사천시청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천) 주최로 열렸다.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 여부로 갈등을 빚고 있는 속에,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 타당성조사 용역업체, 반대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토해양부․한국수자원공사는 도하종합기술공사에 의뢰했던 "부산경남권 광역상수조사업 타당성조사" 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남강댐 여유수량은 하루 65만톤이 발생하고, 여기에다 강변여과수 68만톤을 생산해 부산(하루 필요 수돗물 130만톤)과 동부경남권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 비용편익비율(B/C)은 1.07로 경제성(1이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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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국회의원은 6일 오후 사천시청 중회의실에서 "남강댐 여유수량 및 경남부산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검증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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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식 부산광역시장은 최근 <국제신문>에 실린 "부산경남은 한 뿌리, 맑은 물 나눠 먹자"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최근 용역결과 남강댐 여유량에 낙동강변 여과수를 보태면 동부경남의 창원, 양산, 함안과 부산시가 함께 맑은 물을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물은 원래 나눠 먹고 함께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강댐은 진주시가지 바로 위에, '홍수조절용'으로 만들어졌다. 홍수 때 사천만으로 물을 방류해오고 있는데, 이로 인해 사천지역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남강댐 수위를 높여 부산권에 물을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최근에는 수위를 높이지 않고 여유수량이 있기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강기갑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타당성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정부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문제다"면서 "음식도 모자라더라도 나눠 먹는 게 도리지만, 물을 무리하게 부산까지 끌고갈 경우 서부경남은 안정적인 물 공급을 하기가 어렵고, 홍수시 인근 지역은 엄청난 물 폭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와 수공이 무리를 해서 남강댐 물을 부산으로 가져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4대강사업을 통해 부산권에 공급되는 낙동강 수질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4대강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을 계속 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그런데도 억지로 하는 것은 하향식 강제행정이며 행정독재다"고 덧붙였다.

최동식 사천시의회 의장은 "남강댐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으로 참석했다. 집중호수 시 사천만 쪽 무차별 방류로, 농경지와 마을 도로가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여수로를 반드시 남강 본류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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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국회의원은 6일 오후 사천시청 중회의실에서 "남강댐 여유수량 및 경남부산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검증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가운데는 강기갑 의원, 왼쪽은 이용곤 경남발전연구원 박사,오른쪽은 이용수 도하종합기술공사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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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현재 남강댐 과반수 이상 '무유방류'"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았던 도하종합기술공사 이용수 상무는 "남강댐 용수 공급량은 충분하다. 활용할 수 있는 여유량이 있어, 동부경남권에 먼저 공급하고 그 뒤 부산에 순차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물 공급은 남강댐에 여유량이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수자원개발과 안정훈 과장은 "타당성 조사 결과 보고서는 기술적인 내용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주민과 협의를 해가는 방향에 따라 추진할 수 있다. 이 자리도 협의 과정의 하나다"면서 "부산과 동부경남권의 사정을 이해해야 한다. 부산은 97%가 낙동강 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계속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은 맑은 물을 공급받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때 부산은 맑은물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현재 톤당 48원인 물 값을 88원으로 추가로 낼 수 있다고 했다"면서 "부산 쪽만 생각할 수 없고, 동부경남도 생각해야 한다. 남강댐에 여유량이 있으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부경남권에 준다면 남강댐 물이 남을 때만 주었으면 좋겠다. 가뭄에는 주지 않아도 된다. 경남과 부산이 협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남강댐의 특색을 보면 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흘러 보낸다. 가뭄 때는 서부경남에만 쓰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자원공사 김진수 댐유역관리처장은 "남강댐은 유입량에 비해 댐 규모가 작다. 실질적으로 댐에 들어오는 물 중에 과반수 이상 '무유방류'하고 있다"며 "부산권에 물을 공급하더라도 경남지역에 우선 공급을 보장하는 전제로 할 수 있다. 용수공급 협약을 통해 운영원칙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천 수질은 물을 공급해서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방법이 전통적이다. 근본적으로 하천으로 들어오는 오염 물질량을 줄여야 한다. 낙동강 오염물질을 희석시키기 위해 남강댐의 물을 방류하더라도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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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국회의원은 6일 오후 사천시청 중회의실에서 "남강댐 여유수량 및 경남부산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검증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용수 도하종합기술공사 상무가 발제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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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교수 "지금 낙동강 엉망진창인데 부산시는 한 마디도 못해"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에 반대하는 주장도 거셌다. 이용곤 경남발전연구원 박사는 남강댐에 남는 물은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남강댐 방류량이 부족할 때 남강 하류 평균 BOD가 2015년 목표수질을 초과하므로 하천유지용수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며 "오폐수 관리 등을 볼 때 남강댐 물은 여유량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동진 국토연구소 박사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부산시는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낙동강 본류 물을 사용하되 비상시에만 다른 지역 물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남강댐 물의 여유수량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다. 전문가 중심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되어 있고 부산시는 뒤에 숨어 있는 형국이다. 부산이 나서서 지자체간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 "식수로 낙동강은 한계가 있다. 부산경남이 낙동강 치수를 중단하고 상류나 지류에서 치수하겠다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든 부분이든 최소한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노력과 정책,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근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 위원장(공동, 관동대 교수)은 "수자원공사는 수질 개선을 위해 댐에서 물을 확보해 내보내는 게 아니라 하천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정책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4대강사업의 수질개선 방법이 댐을 만들어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목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부와 수공은 남강댐과 관련해 비용편익비율을 산정하면서 비용은 적게 하고 편익은 부풀렸다"면서 "부산시민이 남강댐 물을 먹는 대신에 돈을 더 내겠다고 한다면, 그 편익을 빼면 경제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부산은 과거 대구 위천공단 사업 당시 난리가 났다. 지금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누런 물이 흐른다. 부산이 깨끗한 물을 먹기를 원한다면 4대강공사부터 반대해야 한다. 지금 낙동강이 엉망진창인데 부산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토부와 수공에서 언급한 '동부경남권의 남강물 우선 공급'에 대해 반박했다. 박 교수는 "지역 갈등 양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다. 당초에는 부산과 경남의 갈등에서 지금은 서부경남과 동부경남의 갈등으로 새롭게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다. 여태까지 동부경남권이 남강 물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 새로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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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국회의원은 6일 오후 사천시청 중회의실에서 "남강댐 여유수량 및 경남부산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검증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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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교수는 "낙동강 강변여과수에 대해서는 반대가 없다. 부산이 필요로 하는 물을 전량 강변여과수로 하는 게 대안 아니냐. 죽어라고 남강 물을 가져가겠다고 한다. 왜 그런 계획을 세우겠나. 간단히 말해 그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국비다. 수공이 1조5000억원을 들여 그 사업을 하라고 하면 안할 것이다. 국토부와 수공은 조직의 안정을 위해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환문 남강댐서부경남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남강댐은 다른 댐의 건설 목적과 다르고, 지형적 특성도 다르다. 부산에 물을 공급하는데 있어 이유야 어떻든 남강댐이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일제시대부터 남강댐은 하류 홍수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진주시가지 바로 위에 있다. 식수전용댐으로 만들어졌다면 지리산이나 더 상류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강댐이 낙동강 홍수 조절 능력을 갖는 것은 사천만으로 물길을 돌려 빼내기 때문"이라며 "홍수조절용댐을 식수전용댐으로 건립 취지를 완전 무시하고 뒤집으려는 데서 숱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타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부산의 대체 식수로 남강댐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부산이 발전한 것은 낙동강 때문이다. 그런데 물을 더렵혀 놓고 이제 와서 물이 없으니까, 수질이 좋지 않으니까 남강 물을 달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국가적으로 볼 때 형평성 있는 수자원정책이 아니다. 전량 강변여과수로 생산해서 부산권에 물을 공급하면 된다"고 제시했다.

청중 반응 "남강댐은 홍수조절댐이다" "피해보상 안하면 폭파"

청중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박종순 남강댐사천대책위원장은 "부산에 물이 부족한 것은 상류지역에 공단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륙에 공단을 조성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정부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남강댐은 원래 홍수조절댐인데, 그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인흠 사천만어업피해보상대책위원장은 "처음에 남강 물은 사천만으로 흐르지 않고 부산으로 흘렀다. 홍수조절을 위해 남강댐이 생긴 뒤 사천만 수문을 만들었다. 사천지역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양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다. 수공은 사천만 어업 피해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사천만 방류를 못하게 해야 한다. 어업 피해 보상 대책을 해주지 않으면 남강댐을 폭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광역시청 공무원도 참석했다. 박재태 서기관은 "부산에 물을 주기 위해 남강물을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창원부산에 물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며 "부산은 식수원 다변화 정책이다. 부산은 물 문제로 서부경남과 상생하고 싶다. 남강 물이 없으면 가져가지 않겠다. 남기에 나누자는 것이다. 부산은 물에 대해 절박하다. 마음을 열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종표 진주남강댐대책위원장은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을 2급수로 하겠다고 했다. 현재 남강 수질은 2급수다. 왜 남강댐 물을 가져가겠다고 하느냐"고 말했다.

국토부 안정훈 과장 "남강댐 물 여유량 미리 정한 거 아니다"

답변도 이어졌다. 안정훈 과장은 "남강댐 물 65만톤(하루) 여유량을 미리 정한 게 아니다. 부산에 물 문제가 있고 해결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거나 "인공습지를 만들려면 많은 땅이 필요하다. 강변여과수는 하천 옆에 할 수 있다. 어떤 게 타당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치수원 다변화 정책을 해야 한다"거나 "강변여과수는 수질오염에 대해 완벽한 대응이 아니다", "국토부는 앞으로 지역과 협의하겠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개선이 되기는 하지만 오염이나 완벽한 대응은 아니기에 경남부산 맑은물 사업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