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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서 5일로 181일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 사측과 경찰이 9일 '2차 희망버스'가 오기 전에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고자 8명은 지난 6월 27일부터 85호 크레인 중간위치에서 9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긴급 상황은 5일 오전 10시 30분경 벌어졌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타이어 크레인' 등 중장비를 85호 크레인 쪽으로 이동시켰다. 또 사측은 85호 크레인 아래에 그물망 설치 작업을 시도했다.

 

김진숙 지도위원 "회사가 강제 진압하려는 듯"

 

경찰 연행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해고자들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맞은편에 있는 영도신도뉴브래뉴 아파트 앞 인도 주변에서 촛불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는데, 4일 저녁 해고자 22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5일 오전 85호 크레인 아래에 사측이 중장비를 동원해 그물을 설치하려고 하자 영도신도뉴브래뉴 아파트 앞 인도에 있던 해고자들이 한진중공업 정문으로 달려가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정혜금 사무국장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을 지원·격려하기 위한 '2차 희망버스'가 오는 9일 오후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학생·시민 등이 부산역에 도착한 뒤 영도로 이동해 다양한 행사를 열 예정이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85호 크레인 아래에 그물망 설치작업을 시도하거나 해고자를 연행하는 것은 '2차 희망버스'가 오기 전에 고공농성을 진압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오전 사측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그물망을 설치하려고 하자 난간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항의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5일) 오전 10시 30분경 타워 크레인과 중장비가 85호 크레인 밑으로 왔다, 그물과 함께 공사장에서 쓰는 발판인 '족장'이 대량으로 실려 있었다"면서 "공장 밖에는 경찰이 배치되고, 살수차가 동원되어 있었다, 2차 희망버스가 오기 전에 진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저녁 해고자 등 22명이 경찰에 연행된 뒤 공장 밖에는 해고자들이 얼마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장비가 동원되는 상황을 보면서 그냥 있을 수 없어, 85호 크레인 난간에 몸을 반쯤 내밀고 항의했다"면서 "사측은 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장비는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85호 크레인 아래에 그물을 친다는 것은 강제진압한다는 의미다, 그대로 끌려 내려갈 수 없다"면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사람을 밀면 떨어져야 하지 않겠느냐, 내가 무슨 힘이 있나, 이제는 버티는 것도 힘들다, 강제진압 당하면 정리해고는 기정사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85호 크레인 점거로 인해 손해를 보았다며 하루 100만 원씩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내 승소했다. 배상금액은 총 1억8000만 원이 넘는다. 이와 관련해 김진숙 지도위원은 "답이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도 85호 크레인 강제진압 여부에 긴장하고 있다. 유장현 노조 지부 교선부장은 "오늘 오전 한진중 사측은 명백히 작전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어제 대규모 연행사태도 그렇고, 9일 2차 희망버스가 오기 전에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진중 사측 "안전망 설치 작업일뿐... 그것도 못하나"

 

'강제진압'이라는 주장에,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펄쩍 뛰며 부인했다. 그는 "말 그대로 안전망을 설치하려고 했던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하지 말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은 6개월 동안 한 번도 공장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크레인 아래에 안전망을 설치하는데 뭐가 잘못이냐"며 "그것도 하지 말라면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태그:#김진숙 지도위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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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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