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억하실런지요? 5월 8일 새벽 낙동강 해평 취수장 붕괴로 5일간 단수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원인은 4대강사업으로 인한 과도한 준설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지 정부는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2009년 정부가 발행한 '4대강사업으로 인한 취수원 확보방안'이란 문건에는 구미 해평취수장에 관한 대략 이런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해평취수장의 경우, 4대강사업이 지금과 같이 시행될 때, 취수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정부의 예언적 지적 때문인지, 역시 해평취수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낙동강 본류의 대규모 준설로 취수장의 물막이가 낮아진 것입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가물막이를 설치해 취수작업을 지속했지만, 가물막이는 적은 양의 봄비에 유실되었고, 5일간 단수라는 극단적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약 한 달 뒤인 6월 30일, 이와 같은 사건은 또 발생했습니다. 해평취수장에 새로 설치한 낙동강 횡단관로의 유실로 다시 단수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새로 설치한 관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니, 엄청난 충격입니다. 새롭게 공사한 낙동강 횡단관로 구간에서 벌어진 사고는 4대강사업이 해평취수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소 잃을 것을 알고 있었을 뿐더러, 소 잃어버리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요.

 

7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현장에서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해평취수장과 비산취수장 또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해평취수장은 장마 초기에 수문을 유실했고, 준설로 물길이 바뀌면서 취수장에 물이 공급이 되지 않아 어떤 대책도 없이 취수장 바로 앞에서 준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해평취수장, 즉 낙동강 우안으로는 모래톱이 대규모로 유실되고 있는 현장도 발견했습니다.

 

비산취수장으로 가니 좀 곤란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비산취수장의 물막이가 늘어난 유량과 유속 때문에 절단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체 물막이 중 1/4 정도가 유실되었고, 장마철 집중호우 시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사실상 비산취수장의 정상적인 운영 자체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관계 당국자는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미시는 비산취수장에 일부러 물꼬를 틔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트파일의 휘어진 정도를 볼 때, 일부러 한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박창근 관동대학교 교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 환경연합 4대강특위 위원장)의 주장입니다.

 

4대강사업의 사건 사고는 이제 시작입니다. 그동안에 정부에서 유야무야, 어찌됐건 무마를 시켰지만 이제 그런 전략은 활용하기 힘들 것입니다. 4대강사업의 핵심인 보와 준설의 공정률이 90%를 넘겼고 4대강사업의 완공식을 준비한다는 요즘, 정부와는 반대로 국민들은 4대강의 홍수 저지 능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4대강사업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어디까지 튈 것인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미 해평취수장과 비산취수장의 문제는 낙동강 구미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4대강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모든 유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4대강본류의 지나친 준설로 멀쩡했던 다리를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잘 사용하고 있던 낙동강 취수장은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본류의 지나친 준설로, 불안정했던 지천의 홍수 위험은 더 커지고 있고, 지천의 다리 또한 위험합니다.

 

정부는 4대강사업이 홍수 예방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4대강사업은 만고의 진리이자, 신성불가침 영역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의문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뭐가 어떻게 좋아지는지요. 애초에 별 피해 없었던 본류에 홍수 예방이 웬 말일까요? 오히려 국민들의 피해를 요구하는 '막돼먹은' 사업이 아닐까요? 취수장의 피해가 발생할 줄 알고 있었으면서, 정부는 왜 4대강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일까요? 

덧붙이는 글 |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도 게재됩니다.


태그:#4대강, #해평취수장, #비산취수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