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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중앙교회 전경
 분당중앙교회 전경
ⓒ 분당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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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중앙교회는 최근 이 교회 집사이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김혜원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3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혜원 시민기자가 지난 1월 12일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기사 '연봉6억 목사의 치부, 어찌하오리까'가 담임목사인 최아무개씨와 분당중앙교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시 김혜원 기자는 기사를 통해 지난해 10월 '미국횡단여행'에서 문제가 되었던 최 목사와 모 여집사의 부적절한 관계, 그해 12월 재정보고에서 확인된 과도한 목회비(사례비 1억5300만 원, 목회 연구비 6000만 원)와 자녀유학비(2억 300만 원) 지출, 당회의 승인 없이 100억 원대 펀드에 가입한 사실 등을 폭로했다.

김 기자는 기사에서 "비리에 연관된 교회에 다니는 성도로서 이런 기사를 쓰게 된 것이 참으로 참담하다"면서도 "나는 교회와 목사의 비리에 눈감고 입 다물어 교회가 타락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방관하는 비겁한 성도가 되기보다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아픔을 드러내기로 결심했다"고 기사를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목사 사임 결정 유보...'친목사파' VS '반목사파' 대립 격화  

김 기자가 기사를 쓸 당시, 최 목사는 당초 1년간 안식년에 들어가기로 했던 결정을 번복한 상황이었다. 수석부목사를 통해 대독하게 했던 사죄문도 무효 선언했다. 교회 내부 재정 감사 역시 거부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최 목사는 당회에 사임서를 제출했고,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후 친목사파, 반목사파 재정감사위원 각각 4명으로 이루어진 내부 재정감사위원회가 재정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가 지난 3월 13일 제직회에서 발표되었다. 이 과정에서 최 목사가 일반 헌금·목적 헌금·건축 헌금은 물론이고 교인 2100여 명이 복지재단 설립을 위해 모금한 6억3000만 원의 복지재단 출연금까지 펀드에 투자한 것과 교회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중계약서를 쓴 사실(약 55억과 약 32억 원) 등이 추가로 밝혀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월 27일 최아무개 목사의 전별금이 20억 원으로 잠정 결정되었다(관련기사 : '불명예 사임'하는 교회목사 전별금이 20억?). '반목사파'라고 할 수 있는 '분당중앙교회 새출발을 위하여'(이하 새출발) 카페 회원들은 '전별금 지급 금지 가처분 소송'을 검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김 기자 역시 '새출발' 카페 회원이다. 

하지만 최 목사가 7억 원 상당의 사택과 차를 제외한 전별금 13억 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당회는 <오마이뉴스> 보도 직후인 4월 1일 전별금 지급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당시 '친목사파'라고 할 수 있는 '최○○ 목사를 사랑합니다'(이하 최사모) 카페 회원들은 <조선><중앙><동아>에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한 항의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전별금 20억' 논란, 누가 한국 교회 이미지 실추시켰나)

이후 최 목사의 사임서가 노회에서 수리될 예정이었던 지난 4월 11일, '최사모' 카페 회원들은 평양노회 정기노회를 찾아가 청원서를 배포했다. 이들은 청원서를 통해 "노회에서 진상위원회를 설치하여 사건 당사자들을 면담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과 절차가 선행된 뒤에 그 결과를 가지고 최 목사님의 사임에 관한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호소했다. 노회는 이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최 목사 사임 건을 노회 정치부에서 재조사한 뒤 처리하기로 했다.

'새출발' 카페 회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4월 13일 교회를 상대로 지난 5년간의 교회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하는가 하면, 21일에는 최 목사와 재정위원 2명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이런 와중에 난데없이 개신교에서 이단시하는 '신천지' 논란도 있었다. 분당중앙교회가 지난 2월 안산의 한 이단연구소에 이 교회의 일부 교인 명단을 보내 신천지 여부를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개인신상이 유출되기도 했다. 교회가 신천지 여부를 조회한 교인 11명은 대부분 '새출발' 카페 회원들로 목사와 교회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교회 측은 "신천지 조회를 했던 것은 정치적인 동기가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위기 상황에서 지키려는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억울하게 신천지로 지목된 한 교인이 이러한 절차를 진행한 이 교회 부목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소화기를 드는 등 격분했고, 이에 부목사는 이 교인에게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최 목사 측 "김혜원 기자의 보도 협박으로 마음에도 없는 사임했다"

'최○○ 목사를 사랑합니다' 카페 메인화면.
 '최○○ 목사를 사랑합니다' 카페 메인화면.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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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중앙교회가 김혜원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한 것은 지난 5월 18일. 이후 지난 8일에는 같은 이유로 3억 원을 손해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은 소장 내용의 일부다.

"피고는 2011. 1. 12 오마이뉴스의 인터넷 사이트에 '연봉 6억 받는 목사의 치부, 어찌하오리까'라는 제목하에 담임목사의 성추행 및 원고교회의 재정비리와 관련된 허위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원고 교회는 하루아침에 교계와 세상으로부터 '국내 모범적인 대표교회'에서 '성추행 담임목사와 재정비리가 가득한 문제(사고) 교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무너지게 되었고, 최○○ 담임목사는 존경받는 교계의 지도자적인 위치에서 지탄받는 목사로 그 위신이 추락하였습니다."

소장에서 교회는 김 기자가 기사에 명시한 '목사의 치부'를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최 목사와 모 여집사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구설에 오른 것과 관련, 교회 측은 "성추문과 관련된 기사는 A('미국횡단여행' 동행 이후 최 목사와 모 여집사와의 처신에 문제를 제기한 여집사)의 B(모 여집사)에 대한 질투심 또는 시기심의 발로에 기한 허위소문 유포에 근거한 것"이라며 "최 목사에 대한 핵심 반대파들이 최 목사를 교회에서 축출할 목적으로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성직자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여성신도와의 불륜 문제로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추문'의 중심에 있었던 B집사는 A집사 내외를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교회 측 역시 A집사 내외를 출교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교회 측은 최 목사가 수석부목사를 통해 대독하게 한 사과문 내용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실여부를 떠나 성도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교회가 안정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썼을 뿐"이라는 것. 그러면서 "반대파들이 최 목사가 순수한 의도로 작성한 사과문을 악용하여 최 목사를 더욱 힘들게 하고 교회를 혼란으로 몰아갔다"고 비난했다. 해당 사과문에는 '여집사와의 부적절한 처신', '교회재정으로 100억 원대 펀드가입', '과도한 목회비와 자녀 유학비 지출' 등에 대한 사과가 명시되어 있다.

이어 교회는 목사가 사임을 발표한 것이 김 기자를 비롯한 '새출발' 카페 회원들이 언론보도를 무기로 협박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목사파' 교인들이 언론보도로 위협하기 이전에 최 목사는 단순히 안식년만을 떠나 있었을 뿐이고 담임목사직을 사임할 의사는 없었다"는 것이 교회 측 주장이다.

교회는 또한 "최 목사가 사임의사까지 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김 기자가 당초 최 목사에 대한 최후의 공격수단이자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밝힌 언론보도를 가장 먼저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기자의 기사는 "당시 안식년을 떠난 최 목사를 교회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고 최 목사가 급히 제출한 사임서를 완전히 기정사실화하려는 협박의 도구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기자 "보도 미끼로 최 목사 사임 종용하거나 협박한 사실 없어"

'분당중앙교회 새출발을 위하여' 카페 메인화면.
 '분당중앙교회 새출발을 위하여' 카페 메인화면.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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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가 김 기자의 보도 협박으로 인해 사임했다는 주장과 관련, 당사자인 김 기자는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기자는 지난 1월 10일 최 목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수석부목사로부터 '최 목사가 곧 중대한 결정을 발표할 것 같으니 기다려 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게재된 12일 오전 11시께까지도 교회 측으로부터 목사의 거취와 관련된 어떠한 공식입장도 듣지 못했다는 것이 김 기자의 주장이다.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13일 관련 기사를 게재한 개신교계 인터넷매체인 <뉴스앤조이>에도 '사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김 기자가 교회로부터 '최 목사의 사임서를 당회와 노회에 제출했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것은 14일이다.

김 기자는 "시민기자로서 한 달 가까이 분당중앙교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취재 중에 있었으며 성도로서 교회가 바로 서는 데 도움이 된다면 준비한 기사를 보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사를 교회와 <오마이뉴스> 측에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보도를 미끼로 최 목사의 사임을 협박하거나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분당중앙교회 내 '반목사파'와 '친목사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최아무개 목사는 교회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최사모' 카페 회원들과 함께 평양노회 임시노회에 모습을 나타낸 최 목사는 노회원들에게 일일이 악수하는가 하면 미리 준비해온 소명문을 배포했다. 소명문에서 최 목사는 "제가 이제는 당회장(담임 목사)으로 다시 복귀되어 교회의 질서를 세우고, 하나님의 교회를 회복하여, 형사소송을 대항하여 싸워 극복해나갈 수 있기를 소원드린다"고 호소했다.


태그:#분당중앙교회, #김혜원, #전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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