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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낙동강 전투 낙동강 방어선이었던 이곳,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가 장맛비에 일부가 무너졌어요. 그것도 오늘 6.25 전쟁 제61주년인 날에 말이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 왜관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6.25 낙동강 전투 낙동강 방어선이었던 이곳,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가 장맛비에 일부가 무너졌어요. 그것도 오늘 6.25 전쟁 제61주년인 날에 말이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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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준설로 물살 빨라져 왜관철교 붕괴?

4대강 준설 사업이 진행중인 낙동강 옛 왜관철교(호국의 다리) 일부가 장맛비에 무너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5일 새벽 4시 10분쯤 경북 칠곡군 양목면 관호리에 있는 '호국의 다리' 약목 방면 8번 교각이 무너지면서 상판 1개와 다리 위쪽 철구조물이 붕괴했다. 이에 따라 다리 전체 467m 가운데 100m 가량이 유실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선 장맛비로 강물이 불어나면서 낡은 교각이 빠른 유속을 견디지 못해 붕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을 찾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4대강 사업으로 무리한 준설 작업을 하면서 낙동강 유속이 빨라졌다"면서 "장마로 물이 불어나면서 강한 물살이 교량에 부딪히면서 무너진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옛 왜관철교 주변은 둔치까지 물이 가득 찼지만 아직 제방까지 차오르지는 않은 상태다. 정 국장은 "물살이 빨라져 다른 교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구미 지역 등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 경북지역에선 23일부터 사흘째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경지 침수 피해 등이 발생하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 9시 오전까지 강수량은 경북 영주 230㎜를 비롯해 문경 227.5㎜, 봉화 199.5㎜, 울진 163㎜, 안동 157.5㎜, 상주 146.5㎜에 이른다. 기상대는 제5호 태풍 메아리가 북상하고 있어 27일까지 경북 동해안과 내륙 산간 지방을 중심으로 300mm 이상의 많은 비와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제(24일)부터 내가 사는 이곳 구미에도 장마가 시작되었어요. 서울이나 대전 쪽에는 며칠 앞서부터 비가 많이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곳에는 아직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텔레비전 지역뉴스에서 왜관 호국의 다리가 일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것도 6.25 동란 제61주년이 되는 바로 오늘 말이지요. 호국의 다리는 비 때문에 약목방면 2번 교각이 무너지며 상판 2개와 다리 위쪽 철구조물이 함께 붕괴돼 총 467m 중 100m가 무너졌어요.

25일 새벽 일부 구간이 무너진 경북 칠곡군 왜관읍과 약목면을 잇는 '호국의 다리'(낙동강 구 왜관철교). 왼쪽 무너지기 전 모습. 오른쪽 25일 새벽 무너진 모습.
▲ 장맛비에 무너진 낙동강 '호국의 다리' 25일 새벽 일부 구간이 무너진 경북 칠곡군 왜관읍과 약목면을 잇는 '호국의 다리'(낙동강 구 왜관철교). 왼쪽 무너지기 전 모습. 오른쪽 25일 새벽 무너진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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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전투의 중심이었던 왜관철교

옛 칠곡 왜관철교는 6.25 전쟁, 낙동강전투가 한창이던 때에 낙동강방어선의 중심이었답니다. 아픈 역사를 지닌 이곳은 북한 인민군의 남침을 저지하려고 그해 8월에 미군에 의해 철교 일부를 폭파시켰답니다. 그 뒤로 1953년에 나무다리를 새롭게 만들어 임시 도로로 쓰다가 1970년에 다시 '왜관교'를 만들어 '인도교'로 쓰고 있었답니다.

몇 해 앞서 이곳을 새롭게 정비하고 '호국의 다리'로 이름을 바꾸었지요. 양쪽 난간에다가 6.25 때 우리나라에 참전한 세계 각국의 나라 이름과 병사들의 수, 그리고 무기 등 병력사항들을 낱낱이 적은 알림판을 만들고 469m나 되는 긴 다리에 모두 붙였답니다.

6.25 때 우리나라에 참전한 세계 각국의 나라 이름과 병사들의 수, 그리고 무기 등 병력사항들을 낱낱이 적은 알림판을 만들고 469m나 되는 긴 다리에 모두 붙였답니다.
▲ 호국의 다리 6.25 때 우리나라에 참전한 세계 각국의 나라 이름과 병사들의 수, 그리고 무기 등 병력사항들을 낱낱이 적은 알림판을 만들고 469m나 되는 긴 다리에 모두 붙였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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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난 2008년 문화재청 등록 문화재 406호로 지정된 곳이랍니다. 그런데 이번에 내린 장맛비에 일부가 무너졌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이곳은 지난 2008년 문화재청 등록 문화재 406호로 지정된 곳이랍니다. 그런데 이번에 내린 장맛비에 일부가 무너졌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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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왜관 나들이를 갈 때나, 성주 쪽으로 갈 때 늘 이 다리를 지나다니곤 했지요. 이렇듯 남다른 역사를 지닌 '호국의 다리'가 하필이면 6.25 전쟁, 61주년이 되는 오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이 참으로 마음 아프네요. 그렇다고 비가 많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아직 이곳은 '장마'를 몸으로 느낄 만큼 비가 오지도 않았거든요.

4대강 사업과 아무 관계가 없는 걸까?

선산, 구미, 왜관, 이 지역의 중심에는 낙동강이 흐릅니다. 맑고 푸른 강물이 언제나 흐르는 곳이었는데, 잘 아시다시피 4대강 사업 때문에 강물도 온통 흙빛으로 바뀐 지 오래 되었고, 곳곳마다 굴착기나 덤프트럭에 내어준 지가 꽤 오래 되었지요. 이런 풍경을 보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데, 오늘 문화재청 등록 문화재 406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한 이 다리가 무너진 일이 과연 4대강 사업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인지 자꾸만 의문이 듭니다.

왜관 호국의 다리 곁에는 다리가 두 개 더 있어요. 앞에 보이는 것이 약목면과 왜관읍을 잇는 일반 도로이고요. 그 뒤로 보이는 곳은 열차가 다니는 철교랍니다. 그런데 낙동강 물빛이 몹시 누렇습니다. 사진을 찍은 곳은 오늘 무너져내린 바로 그 부분 '호국의 다리' 위에서 찍은 것이랍니다.
▲ 호국의 다리 왜관 호국의 다리 곁에는 다리가 두 개 더 있어요. 앞에 보이는 것이 약목면과 왜관읍을 잇는 일반 도로이고요. 그 뒤로 보이는 곳은 열차가 다니는 철교랍니다. 그런데 낙동강 물빛이 몹시 누렇습니다. 사진을 찍은 곳은 오늘 무너져내린 바로 그 부분 '호국의 다리' 위에서 찍은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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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밑 낙동강에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에 내어준 지 벌써 오래 되었습니다.
▲ 호국의 다리 다리 밑 낙동강에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에 내어준 지 벌써 오래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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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호국의 다리'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본 모습이에요. 강 한복판에도 굴착기가 들어가 있어요.
▲ 호국의 다리 위 사진은 '호국의 다리'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본 모습이에요. 강 한복판에도 굴착기가 들어가 있어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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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다리 둘레에도 언제나 굴착기가 부지런히 모래를 퍼내고 공사를 하는 모습을 많이 지켜봐왔거든요. 앞으로도 걱정입니다. 비가 조금만 내렸는데도 벌써 4대강 사업구간에서 사고가 난다는 이런저런 소식이 자꾸만 들리는데, 올여름 아무 탈 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랍니다.

오늘 아침, 아픈 역사를 지닌 '호국의 다리'가 무너졌다는 소식에 가슴 한 쪽이 몹시 아리고 씁쓸합니다. 새벽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일이 없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해마다 6.25가 되면, 이곳 호국의 다리 아래에서는 여러 가지 6.25와 관련된 행사를 많이 하지요. 지난 2006년에 찍은 사진인대요. 낙동강 전투에서 숨진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는 '낙동강진혼제' 의 여러 모습들이랍니다.
▲ 호국의 다리 해마다 6.25가 되면, 이곳 호국의 다리 아래에서는 여러 가지 6.25와 관련된 행사를 많이 하지요. 지난 2006년에 찍은 사진인대요. 낙동강 전투에서 숨진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는 '낙동강진혼제' 의 여러 모습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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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왜관철교(호국의 다리)
이 다리는 일제(日帝)가 1905년 군용 단선철도로 개통한 경부선 철도교이다.

그러나 1941년 11월30일 이곳에서 북쪽 100m 지점에 510m의 복선 철교를 가설함으로 인하여 이 다리는 경부간 국도로 활용하여 왔다. 1950년 6.25 동란시 북한 인민군의 남침도강을 저지키 위하여 그 해 8월3일밤 11시30분경 미 제 1기병 사단장인 '게이' 소장의 명에 따라 구 철교 제2경간과 복선 제1경간이 각각 폭파되었다.

1953년 휴전후 목교(木橋)를 가설하여 임시 도로로 활용하여 오다가 1970년 11월 왜관교가 가설되어 인도(人道)로 활용중 교각이 홍수에 유실 또는 부식 노후 등으로 1979년부터 통행이 전면 차단되었다.

칠곡군민의 오랜 숙원에 따라 총사업비 6억원을 투자하여 총연장 469m(교각 1기, 상판 63m, 트러스 도색, 난간, 포장 등)를 1991년 8월 착공하여 1993년 2월에 전면 보수하여 인도(人道)로 개통하게 되었다.

지난 2008년 문화재청 등록 문화재 406호로 지정됐다.


태그:#호국의 다리, #왜관철교, #왜관인도교, #4대강사업, #낙동강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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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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