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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오려는지 요새 날씨가 수상하네요. 장을 보고 나오는데 바람이 마구 불어서 나무가 휘청휘청 곧 쓰러질 듯 난리더군요. 아유, 얼마나 극성인지 치마 다 날아갈 뻔했어요. 그나저나 장 봐온 것도 있는데 냉장고엔 시든 야채랑 처치 불능 식재료들이 좀 남아 있네요. 게다가 상추가 한가득이라서 이걸로 뭘 할까 하다가 프리타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상추와 소고기, 제철 과일로 만든 프리타타. 자몽 주스를 곁들였다.
▲ 프리타타 완성 상추와 소고기, 제철 과일로 만든 프리타타. 자몽 주스를 곁들였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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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타타는 이태리식 오믈렛인데요, 일반적인 오믈렛이 반달 모양인데 비해서 이건 보름달 모양이랍니다. 속재료가 무엇이 들어가냐에 따라서 맛이 다 달라지죠. 제철 채소를 이용하거나 냉장고 음식물 처리를 얼른 하고 싶을 때 이것저것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먹을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요리입니다.

게다가 프리타타는 조리법이 단순하고 음식의 모양이 아름다워 브런치 메뉴에 적합하답니다. 여름철에 맞는 야채와 해산물을 첨가한 프리타타를 차가운 와인과 곁들여 먹어도 좋고요, 잘 구워진 프리타타를 빵 사이에 넣어서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는 이탈리아 전통 방법도 괜찮답니다.

저는 오늘 상추 프리타타를 만들 거라서 상추와 집에 있는 과일 몇 가지와 감자, 양파를 준비했어요. 과일, 치즈, 햄, 베이컨 등등 모든 것이 프리타타의 재료가 될 수 있으니 부담이 전혀 없죠. 자, 그럼 우선 채소들을 썰어보겠어요. 저는 고소한 감자가 들어가는 게 제일 맛있더군요. 감자를 볶음밥 야채 썰듯이 잘게 썰어주고요, 양파도 잘게 썰어줍니다. 토마토와 천도복숭아가 있어서 그것도 듬성하게 썰었습니다. 세계 어떤 프리타타건 토마토는 빠지지 않는 재료기도 하죠.

상추를 이용한 프리타타. 토마토나 천도 복숭아 같은 색깔 고운 과일, 소고기 간 것, 감자와 양파 등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든다.
▲ 프리타타 재료 상추를 이용한 프리타타. 토마토나 천도 복숭아 같은 색깔 고운 과일, 소고기 간 것, 감자와 양파 등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든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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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다 썰었으면 불 위에 팬을 올리고 올리브유를 둘러 줍니다. 그리고 다진 마늘을 볶아서 향이 우러나게 합니다. 저는 집에 있는 소고기도 넣어 보려고 마늘과 함께 볶아 봤어요. 그리고 준비된 것 중 가장 딱딱한 재료인 감자를 그 다음으로 볶고, 양파, 제일 마지막엔 상추와 과일을 넣어 볶습니다. 아, 채소와 과일은 숨만 살짝 죽을 정도면 됩니다. 재료를 볶을 때마다 소금과 후추를 아주 조금씩 넣어서 수시로 간을 하셔야해요.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아서 향을 우러낸후 소고기를 볶는다. 고기가 익어 갈 무렵 소금으로 살짝 간한다.
▲ 마늘과 소고기 볶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아서 향을 우러낸후 소고기를 볶는다. 고기가 익어 갈 무렵 소금으로 살짝 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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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게 썬 감자를 볶아서 반쯤 익히고 채소와 과일은 살짝 볶아서 숨을 죽인다.
▲ 야채와 과일을 팬에서 살짝 한번 볶는다. 잘게 썬 감자를 볶아서 반쯤 익히고 채소와 과일은 살짝 볶아서 숨을 죽인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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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와 과일을 다 볶아놨으니 이제 계란을 준비해야겠네요. 우선 그릇에다 계란을 4개 정도 풀어줍니다. 여기에 우유를 한 숟갈 정도만 넣어 줍니다. 좀 더 부드럽고 고소한 프리타타를 만들기 위한 거죠. 이렇게 만든 계란물에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하세요.

계란물이 다 됐으면 좀 전의 볶은 채소가 든 팬을 정리합니다. 채소들이 가지런히 팬 바닥에 정리해 주고, 방금 만들어 둔 계란물을 그 팬 위에 부어 줍니다. 최종적으로는 파슬리 가루를 살짝 뿌리면 더 예쁜 프리타타가 만들어집니다. 프리타타는 뚜껑을 닫고 불을 아주 약하게 해서 뭉근하게 익히는 게 관건이죠. 180도 오븐에서 서서히 익혀내도 되고요.

계란을 풀고 우유를 한 스푼 정도만 넣어준다. 소금으로 살짝 간한다.
▲ 계란 풀기 계란을 풀고 우유를 한 스푼 정도만 넣어준다. 소금으로 살짝 간한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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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아놓은 재료를 팬 바닥에 정리해놓고 계란물을 붓는다. 계란을 부은 후에 마지막으로 파슬리 가루를 한번 둘어주면 더 좋다.
▲ 볶아놓은 재료에 계란 붓기 볶아놓은 재료를 팬 바닥에 정리해놓고 계란물을 붓는다. 계란을 부은 후에 마지막으로 파슬리 가루를 한번 둘어주면 더 좋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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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타타를 누가 언제 만들었냐고요? 1535년 스페인의 왕 칼로(Carlo) 5세가 튜니지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 그는 때마침 이탈리아를 거쳐가게 됐답니다. 이탈리아 왕은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을 대접하기 위해 1000개의 계란으로 만든 음식을 준비했답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프리타타의 시초라고 해요.

지금도 이탈리아 시실리에서는 해마다 8월 10일이면 프리타타 축제가 열린다는군요. 또, 나폴리에서는 마카로니나 스파게티를 이용한 프리타타가 유명한데요, 어려운 시절, 먹다 남은 파스타를 계란 팬케이크에 넣어 먹은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기네스북에 올려진 최대 크기의 프리타타는 오일 150L, 계란 5000개, 감자 50kg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요.

채소와 과일이 들어가서 촉촉한 프리타타
▲ 프리타타 채소와 과일이 들어가서 촉촉한 프리타타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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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제 다 익었나 보네요.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해요. 음~어디 한입 먹어볼까요? 고소하고 촉촉하고, 우리식으로 치자면 달걀찜 같은 거지만 좀 더 비주얼이 강조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게다가 모양도 예쁘고 한 판 만들면 주위 사람과 나눠먹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파하고 왔을 때 엄마가 만들어주면 좋아할 음식, 남편이 늦은 시간 업무에 치중할 때 열량 보충 밤참으로도 딱 좋겠네요. 냉장고 속 오래된 식재료도 처치할 겸 오늘은 프리타타 한판, 어떨까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다.
▲ 프리타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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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프리타타, #상추,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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