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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스 워드가 21일(현지시간)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으로부터 한미친선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하인스 워드가 21일(현지시간)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으로부터 한미친선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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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를 좋아합니다."

21일(현지시각) 미 프로풋볼(NFL)의 한국계 스타플레이어인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말이다. 워드는 이날 뉴욕 총영사관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으로부터 한미관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행사 말미, 워드는 기자 등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마지막 질문은 이날 워드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뉴욕 브롱스의 한 공립학교 학생이 했다. 학교에서 한국어와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는 그는 "저는 존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한 뒤, 영어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뭐냐"고 물었다.

이에 워드는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수제비라고 답했다. "매우 싸고 매우 맛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실제 워드가 수제비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어머니 김영희씨의 영향이 컸다. 워드는 주한미군이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특히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을 나가 비행장 기내식 제조업체, 음식점, 호텔 등에서 접시를 닦고 청소를 했다. 항상 풀타임 하나에 파트타임 하나를 병행하거나 파트타임을 하나 더해 하루에 세 가지 일을 하기도 했다.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던 김영희씨는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게 되자, 비교적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수제비를 자주 해 먹게 됐고, 워드도 이때부터 수제비의 맛에 길들이게 됐다. 수제비에 대한 워드의 애착에는 이국땅에서 혼혈아를 키워야했던 가난한 어머니의 서러운 사연이 묻어나 있는 셈이다.

하인스 워드가 21일(현지시간) 한미친선 홍보대사에 위촉된 후 태권도와 한국어를 배우는 뉴욕 브롱스의 한 공립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취하고 있다.
 하인스 워드가 21일(현지시간) 한미친선 홍보대사에 위촉된 후 태권도와 한국어를 배우는 뉴욕 브롱스의 한 공립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취하고 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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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워드는 인사말에서 어머니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여러 차례 표현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배웠다"며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풋볼 선수로서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년 전 슈퍼볼의 최우수선수(MVP)가 되기 전까지는 한국에 대해 배울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한국 국민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며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한국을 자주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처럼 반겨주고 아껴주는 한국인들이 고맙다"면서 "저를 믿고 희생해주신 어머니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드는 특히 "미국 풋볼리그 최우수선수로서, 한미 친선을 위한 홍보대사로서 다문화가정 어린이에 열심히 하면 나처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워드는 2006년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하인스워드 자선재단(Hines Ward Helping Hands Foundation)'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워드에게 홍보대사 위촉장을 수여한 김성환 장관은 "복합외교와 국민 대 국민 차원의 외교가 양국 관계 발전에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 워드 선수의 홍보대사 위촉은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한국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워드는 최근 수년간 한국내 혼혈아동 지원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기여를 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미래지향적 한미관계 발전과 양국 사회의 친선을 도모하는데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뉴욕의 TV 채널인 NY1의 앵커 비비안 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문희상 민주당 의원,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 김영목 뉴욕총영사, 차기 뉴욕시장 유력 후보로 알려진 존 리우 뉴욕시 감사원장,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 김수녕씨, '김치 연대기' 프로그램을 제작해 PBC 등을 통해 소개하는 세계적 요리사 장 조지의 부인이자 한국계 혼혈인 마르자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태그:#하인스워드, #다문화 가정, #한미친선 홍보대사,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뉴욕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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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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