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대체 : 22일 낮 12시 36분]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해 회의가 파행을 맞았다. 이에 따라 이날 참고인 출석을 전제로 개최하지 않기로 했던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다시 개최될 전망이다.

 

당초 조 회장은 이날 환노위 노동부 현안질의에 맞춰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7월 2일까지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환노위는 이날 출석을 하면 27일로 예정돼 있던 '한진중공업 경영상 해고와 노사관계 문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러나 조 회장이 불출석함에 따라 여야는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오는 29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해외에 채류 중인 조 회장이 조기 귀국해 청문회에 참석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야당은 조 회장이 청문회마저 참석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국회 증인에 불출석하면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국회의원 20년, 조남호 회장 얼굴 한 번 못 봤다"

 

김성순 환노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시작에 앞서 "조 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국회와 국민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청문회 대신 정기회의에서 한진중공업문제를 다루려고 했으나 조 회장이 참석하지 않아 진행할 수 없다, 예정대로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회의에 참고인으로 참석했던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최우영 한진중공업노조 사무장 등에 퇴장을 명령했다.

 

이어 한진중공업 조선소가 위치한 부산 영도 지역 국회의원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나와 조 회장의 회의 불출석을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조남호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사실에 유감"이라며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은 고의적인 도피성 출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회장의 무책임한 행동은 헌법상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사측의 주장이 옳고 노조의 주장이 틀리다면 청문회에 출석해 당당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한진중공업이 있는 지역구에서 20년 국회의원을 했지만 조 회장의 얼굴을 본 적도 전화통화를 해본 적도 없다, 한진중공업 문제해결을 위해 나름 노력을 했지만 대화를 피하는 재벌의 비정한 모습만 봤다"며 "한진중공업은 조 회장 일가의 것이 아니라 부산시민과 국민이 함께 키운 기업임을 알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날 환노위의 노동부 현안질의는 한진중공업 관련 내용을 제외한 법안 심사 등의 회의가 진행된다.

 

정리해고 후, 174억 대주주 배당... "부도덕하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30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가족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이미경, 정동영 민주당 의원,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해고자들의 복직과 조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촉구했다.

 

생후 11개월 된 아들을 가슴에 안은 도경정씨는 "애기 아빠가 해고 투쟁을 하면서 집에 들어오지 않은지 8개월이 돼 간다"며 "저희에게 남편을 돌려주십시오, 아이들에게 아빠를 돌려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도씨는 "지난 8개월 동안 부업을 하며 겨우 생활해 왔다, 아빠를 기다리는 힘든 시간 중에 국회에서 한진 문제를 논의한다고 해서 큰 힘을 얻었지만 조 회장이 참석 안한다고 한다"며 "아들은 태어난 지 4개월 때 아빠를 보고 그 뒤로 본 적이 없다, 아빠가 돌아올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두 딸과 함께 국회를 찾은 박지혜씨는 "그동안 양말이 용접 불똥에 구멍이 나고 옷에 소금꽃이 필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수주를 못 받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정리 해고당했다"며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어야 관심을 갖나. 암담하다. 조남호 회장은 책임지고 이 사태가 빨리 해결되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은 작년 말 170명을 정리해고 하고 400명을 회사에서 내보낸 다음날 주주들에게 174억원의 배당잔치를 벌였다"며 "작년에는 이사들 연봉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렸다. 이런 회사가 어떻게 경영상 긴박한 이유로 노동자를 잘라내나. 너무나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조남호 회장은 7월 2일까지 해외로 도피했다. 그러나 27일, 우리는 예정대로 청문회를 개최하고 조 회장이 조기 귀국해서 그날 참석하지 않으면 법에 근거해 고발조치할 것"이라며 "조 회장은 2일 귀국하면 반드시 청문회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벌 회장은 왕족이 아니라 국민 중 한 사람일 뿐"이라며 "조 회장을 반드시 국회 청문회에 세울 것이다. 청문회에 조 회장을 세우지 못하는 국회 환노위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조남호, #한진중, #김진숙, #환경노동위원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