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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의 생존과 성장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이럴 때일수록 진보신당이 오히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더 능동적이고 공세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20일 오후 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진보통합 최종합의문' 승인을 호소했다.

 

진보신당은 엿새 후 대의원대회를 열어 연석회의 최종합의문 승인 여부와 새 진보정당 건설 방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막 관문'을 목전에 둔 조 대표는 그동안의 고민을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그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필요성을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한 진보정치세력에서 찾았다.

 

조 대표는 "6·2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 중심의 반MB단일화 요구가 더 크게 형성됐고 모든 노동·복지·정치 현안들이 민주당 중심의 '야권연대'로 흡수됐다"며 "민주노동당의 민주당 들러리식 연합정치는 우려스러웠고, 진보신당의 정치적 존재감은 확대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진보정치세력의 명맥을 유지하더라도 대중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소수의 정치세력으로 전락한 진보정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현재의 진보정치세력들이) 하나의 진보정당으로 모아지지 않으면 총·대선에서의 묻지마식 반MB단일화 여론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즉, 통합 진보정당이 "밖으로는 위기상황에 처해있고 안으로는 힘의 부족과 혼란에 휩싸인 현 상황을 돌파하도록 하는 짧은 구름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조 대표는 "비록 짧은 구름다리지만 깊은 계곡을 가로질러 건널 수 있게 해주는 다리라면 얼마나 소중한 다리이겠냐"며 "(통합 진보정당의) 목표는 분명하다, 진보정치세력의 집권이다"고 강조했다.

 

"북한 3대 세습 문제, 새로운 진보정당의 정치적 실천과제로 남긴 것"

 

당내·외에 뜨거운 논란을 부른 최종합의문에 대해선 "현시기에 연석회의 참가단체들이 합의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결과였다"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정치적 대의의 실현을 목전에 두고 진보신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을 했던 당사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북한의 3대 세습문제에 대해 3·27 당대회에서 결정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합의문에 포함시키지 못했고 패권주의 극복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문 본문에 담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엇보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 '신경전'을 벌였던 '북한의 3대 세습 비판' 합의문 해석과 관련, "새로운 진보정당이 6·15 정신에 따라 북한 체제의 실체를 인정하는 한편 우리 국민의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 하는 정치적 실천과제를 남긴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저는 어떤 식으로건 비판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정치적 상식임을 최근 언론을 통해 해석한 바 있다"며 관련 합의문 해석에 있어 더 이상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정기간까지 중앙·지역당의 공동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패권주의 극복방안에 대해서는 "기본 원칙을 합의문에 담았고 그것을 근거로 부속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다"며 "이후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계획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합의해나가는 과정에서 진보신당의 문제의식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곧 진보양당의 통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새 진보정당에 참가할 구성원들의 면면이 규모나 구성에서 과거의 민노당과 다르고, 연석회의 합의를 통해 내용적으로도 과거와 다른 정당을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보양당은 진보정치의 생존과 발전을 함께 모색할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합의문 발표 이후 민노당의 언행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점도 있지만 새로운 진보정당 안에서 양당 세력이 공존하는 질서를 만드는 것이 이 땅의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바람에 복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두려워해선 안된다, 진보신당 내부의 차이를 극복해 함께 실천하자"

 

조 대표는 끝으로, "현재 우리 진보신당 내부에 무력감과 두려움이 다소나마 있다고 생각한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진보정당의 혁신세력으로서 누구보다 올바른 방향을 가고자 실천해 왔고, 앞으로 다가오는 난관을 스스로 헤쳐나갈 충분한 역량도 갖고 있다"며 "진보신당 내부의 차이를 극복해 우리가 함께 실천했을 때 발휘될 우리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저의 이런 인식과 판단을 보다 많은 당원동지들과 미리 나누고 토론하지 못한 점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한배를 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진보정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조승수, #진보대통합,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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