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도시안으로 텃밭이 들어오고 있다. 부평구에 농업공원 두 곳이 개장했다.
 도시안으로 텃밭이 들어오고 있다. 부평구에 농업공원 두 곳이 개장했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주말농장' 대신에 '도시텃밭'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 요즘이다. 주말이면 자동차를 타고 도시 인근의 텃밭에서 농사를 지었다면 이제는 텃밭이 도시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걸어서 집 근처의 공원에 나가서 농사도 짓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도시텃밭공원이 들어서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체인구의 10%인 500만 명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도시텃밭과 주말농장 8000개(3천 헥타르)를 조성하기로 지난 7일 '그린도시농업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 발표에 의하면 건물옥상, 학교부지, 공공유휴지 등을 활용해서 도시텃밭 7천200개(2천700헥타르)를 조성해 녹색공간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발표에 앞서 이미 인천시 부평구는 올해 두 곳의 도시농업공원을 개장했다. 지난 5월에 십정동사거리에 부평농업공원이 개장한 데 이어 6월에는 갈산동 공원 안에 논과 밭을 조성하고 15일 주민들이 모여 모내기 체험 행사를 했다.

인천시 부평구 갈산공원안에 논이 만들어졌다.
 인천시 부평구 갈산공원안에 논이 만들어졌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15일 갈산동 농업공원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모여 모내기를 하였다.
 15일 갈산동 농업공원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모여 모내기를 하였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모내기 체험행사에는 홍미영 구청장을 비롯해 지역주민들과 부천인력개발센터 생태텃밭
강사과정의 수강생들이 도시농업현장을 체험학습차 방문했다. 칡이 많이 우거진 산이 있었다는 갈산동은 도시개발로 녹지가 사라졌지만, 농업공원 조성으로 다시 예전처럼 논밭에서 지역주민들이 농경체험을 하면서 공동체가 되살아나기를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는 다랭이 논처럼 조성된 논과 텃밭이 500평 조성되었다.

부평농업공원의 한반도 지형을 닮은 텃밭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부평농업공원의 한반도 지형을 닮은 텃밭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십정동사거리의 부평농업공원(1000평)에 들어서면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한반도 지형을 닮은 텃밭은 누구나 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의 도시텃밭 형태인 나무 목재로 이랑을 만든 오가니포니코 텃밭도 있는데, 일률적인 사각형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텃밭을 디자인한 것도 특색이 있다.

조경전문가의 솜씨라고 생각했지만 텃밭관리를 맡고 있는 생태텃밭강사 이경숙(47)씨는 쑥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자신이 생각해 낸 텃밭설계였다며 텃밭 조성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그간의 힘들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처음 왔을 때 황무지나 다름없이 돌이 많고 삽이 들어가지 않을 만큼 흙이 좋지 않았어요. 공공근로를 나온 어른들과 함께 곡괭이와 삽으로 힘들게 밭으로 일구었으며 거친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질소고정을 하는 콩작물을 많이 심었어요."

농업공원의 장점에 대해서 이씨는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어느 정도 여유 있는 형편이 되어야 하는데, 경제문화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농업공원이라며 무료하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경작본능을 깨워줄 수도 있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도 농사를 지으며 지역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휠체어와 목발을 한 장애인도 농사를 지을수 있게 텃밭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텃밭설계에는 장애인이 함께 참여했다.
 휠체어와 목발을 한 장애인도 농사를 지을수 있게 텃밭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텃밭설계에는 장애인이 함께 참여했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텃밭에는 휠체어나 목발을 짚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장애인텃밭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텃밭 설계에는 실제로 농사를 지을 장애인들이 함께 참여해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텃밭을 만들고 있다. 또한 지적장애인들도 텃밭농사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으며 농사를 통해서 이웃과 단절된 삶이 아닌 더불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한다. 텃밭에서 나오는 수확물은 지역의 소외계층과 함께 나눈다.

부평구 십정사거리에 조성된 농업공원에는 다양한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부평구 십정사거리에 조성된 농업공원에는 다양한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부평농업공원에서 매주 농사체험을 하고 있는 공부방 어린이들
 부평농업공원에서 매주 농사체험을 하고 있는 공부방 어린이들
ⓒ 이경숙

관련사진보기


농업공원은 학교와 지역공부방의 농사체험 학습장으로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누구나 현장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조경공원 한 개를 만드는 비용이면 열 개의 농업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부평농업공원에서는 20명의 공공근로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 일자리창출의 모델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농업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이며 그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민관이 협력하는 도시농업을 통한 '도시 속의 농촌 만들기'는 갈수록 현실화되고 있는 식량위기에 대처하는 유익한 방법이다.


태그:#부평농업공원, #도시텃밭, #갈산공원, #모내기, #텃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