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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5일 오후 5시]

현인택 통일부장관
 현인택 통일부장관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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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만약 북한이 남북비밀접촉 녹취록을 공개했을 때 정부 대응과 다른 내용이 나온다면 책임져야 한다"는 최재성 민주당 의원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같은 상황이 된다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현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는 (당시 접촉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없으며 북한이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일 남북 비밀접촉을 폭로했던 북한은 이어 9일 남한이 비밀접촉의 진실을 은폐한다면 접촉 녹음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날 외통위의 주요 이슈는 역시 남북 비밀접촉 문제였다.

그는 "청와대가 지난 5월 18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면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베를린 선언의 진의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공개했는데, 이는 우리가 먼저 남북비밀접촉 사실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최 의원의 질문에 "베를린제안의 진의를 전달한 것과 비공개접촉(비밀접촉)은 다른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 1일 공개한 비밀접촉과 청와대가 지난 5월 18일 밝힌 베를린선언의 진의전달을 위한 접촉은 다른 '자리'라는 것이다.

현 장관은 "비밀접촉 외에 다른 게 있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으나, "직접 접촉이냐 문서전달이냐"는 질문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비켜갔다.

현 장관은 또 "북한은 돈봉투 운운하는데, 과거처럼 여비나 숙식비 같은 실비 제공도 없었느냐"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질문에 "그런 것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같은 당 최병국 의원은 김태효 청와대 비서관, 통일부 김천식 실장,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이 비밀접촉에 나선 것에 대해 "비밀접촉을 하는데 3개 부처 대표들이 합동으로 이렇게 줄줄이 가도 되는 것이냐"며 "이건 아마추어나 초보정도도 아니고 북한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때아닌 '영혼 없는 공무원' 논쟁

김동철 민주당 의원이 비밀접촉 당사자로 지목된 김천식 실장을 불러내 질의하는 과정에서 '영혼 없는 공무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남북 비밀접촉을 남북한 중 누가 먼저 제의했느냐"고 묻자, 김 실장은 "장관이 이미 답변한 것이므로, 그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말대로 현인택 장관은 "북한이 먼저 제안해온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반말로 "지금 그게 답변태도가 뭐야"라고 소리를 지른 뒤 "당신은 말이야,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정부 때부터 대북정책 해왔는데, 당신은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다"라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옳았다면 이명박 정부에서 사표를 내야 하고,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정부 때 사표를 내는 게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해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저는 어느 정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권의 공무원으로서, 이제까지 남북교류와 협력을 위해 일해왔다"고 받았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정책결정은 장관이나 대통령이 하는 것이지 실무공무원이 무슨 책임이 있느냐"며 "정권 바뀔 때마다 소신 다른 공무원들은 사표 내라고 하면 안 된다, 여기는 선거운동 하는 데가 아니다"라고 김동철 의원을 비판했다.

같은 당 김충환 의원도 "공무원들은 정권교체돼도 계속 일하는 것인데,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라고 한다면 개인에게도 그렇지만 공직사회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격화되자 남경필 위원장은 김 실장에게는 "장관이 답변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의원이 물으면 해당 공무원은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동철 의원에게도 격한 표현은 삼가달라고 했다.

한편, 현 장관은 "천안함 사건 후속조치인 '5·24 조치'로 인해 북한은 2억5000만 달러 정도 교역상 손실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산했다.


태그:#현인택, #비밀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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