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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갈등이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더 이상 교섭은 없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사장 이재용)은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지회장 채길용)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이 밝혔다.

 

한진중 사측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고, 용역경비원과 충돌이 발생했기 때문에 교섭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일 오후와 12일 새벽 영도조선소에서는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전국에서 시민과 노동자들이 35m 높이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지원·격려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왔는데, 사측이 봉쇄했던 것.

 

경찰, 한진중 건조물 침입 등 대상 400여 명 수사 방침

 

한진중 사측은 출입문 3곳을 봉쇄했으며, 용역경비원을 배치했다. 10일 오후 용역경비원과 조합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2일 새벽 사다리를 타고 담을 넘어 공장 안으로 들어가 정문 안쪽에 있던 용역경비원과 충돌이 빚어졌고, 이 과정에서 용역경비원 20여 명이 다쳤다.

 

노조 지회는 사측이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던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총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한진중 사측은 지난 2월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직장폐쇄 속에 외부인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왔는데, 한진중 사측은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중 사측 관계자는 "직장폐쇄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영도조선소는 방산업체로,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 그것도 밤에 사다리를 놓고 들어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정문 안쪽에 있던 용역직원들에게 폭력을 가했고, 용역직원들이 사색이 되어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인들은 12일 새벽 공장 안으로 들어가서, 자기들은 '난장'이라고 표현을 하던데 술을 먹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교섭을 할 수 없다, 노조 측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고, 더 이상 교섭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진중 사측은 노조에 총파업을 풀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조 지부·지회는 사측의 '교섭 거부' 방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노조 지부 관계자는 "정리해고로 빚어진 갈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중 사측은 컨테이너를 설치했던 정문에 13일에는 절반 가량 통로를 내 차량 통행을 시키고 있다. 조합원과 용역경비원들은 공장 안에 있는 생활관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12일 새벽 한진중공업 안팎에서 벌어진 건조물침입과 폭력행위 등에 대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새벽 한진중 정문 앞에서 경찰에 연행됐던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2명은 금속노조 대우버스사무지회 간부와 진보신당 당원으로, 이들은 폭력에 가담하지 않고 폭력을 말렸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경찰서는 12일 새벽 사다리를 이용해 영도조선소 담을 넘어 들어간 노동단체 조합원 400여 명에 대해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새벽 정문 안쪽에서 발생한 폭력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1차 채증 판독 결과 주동자로 보이는 11명을 추려 조만간 출석요구서를 발부할 예정이다.

 

김진숙 지도위원 "더 밀어낸다면 떨어지는 수밖에"

 

이에 대해 김진숙 지도위원은 13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 조합원들의 경우, 벼랑으로 내몰려 있는 사람인데 (공권력 투입을 통해) 이걸 더 밀어낸다면 떨어지는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저는 정말 마지막 배수진을 치고 이 크레인까지 올라와 있는데, 여기에 대해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제가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은가? 저희들은 아무 물리력도 없고, 가지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손석희 교수가 "최악의 선택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김진숙 위원은 "저도 그런 상황은 오지 않길 제발 바란다"고 답했다.

 

충돌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김 위원은 "오셨던 분들 중에는 공선옥 작가, 김선우 시인도 계셨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이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오셨던 건데 그렇게 물리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그냥 놔뒀으면 먹고 놀고 돌아갔을 사람들인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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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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