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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만든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별 평가내용 및 비중'.
 교과부가 만든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별 평가내용 및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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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2일 치르는 초중고 일제고사(국가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혹독한 준비' 배후에는 교과부의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가 숨어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교과부가 자신들이 만든 평가 지표를 통해 일제고사 결과 등을 갖고 시도교육청 등수를 매기고 있는 것.

교과부는 올해 처음 실시한 학교별 성과상여금제에서도 중고교의 경우 일제고사의 '학업성취 향상도'를 지표로 끼어 넣어 등급을 나누도록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교과부가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낸 '2011년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별 평가내용 및 비중' 문서를 10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일제고사 성적 갖고 시도교육청 채점

이 문서를 보면 교과부는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로 '학업성취도 평가 기초학력 미달 비율'(기초학력 미달 비율 50%, 전년대비 향상도 50%)을 맨 위에 적었다. 모두 18개의 지표 가운데 하나인 이 지표는 100점 만점에 7점을 배점하도록 되어 있었다. 일제고사 성적을 갖고 시도교육청을 채점하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일제고사는 2008년에 처음 시작되었는데, 이 결과를 교육청 평가에 반영한 것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계속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문제는 교과부가 일제고사 결과 등을 담은 평가 지표로 시도교육청 등수를 낸 뒤 특별교부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 것.

'2010년 시도교육청 평가 특별교부금 교부내역'이란 교과부 문서를 보면 시도교육청 평가 등수와 일제고사 등수 추이가 상당 부분 비슷했다. 

이 당시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지급한 특별교부금 총액은 1111억5857만 원이었다. 8개 도교육청 가운데 2009년 일제고사 1등을 차지한 충북은 104억4890만 원을 받은 반면, 하위권에 머문 경기는 38억9055만 원을 받는 데 그쳤다. 두 지역의 금액차이는 65억5835만 원이었다.

나머지 7개 광역, 특별시 교육청도 사정이 비슷해 2009년 일제고사 최상위권을 차지한 대전은 98억9311만 원을 받은 반면, 하위권인 서울은 38억9055만 원을 받았다. 두 곳의 금액차이는 60억256만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가 교육청 평가 뒤 인센티브로 주는 특별교부금 편차가 너무 커서 평가에 목숨을 걸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지표로 들어가 있는 일제고사 성적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교육청들이 일제고사 경쟁에 '올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만중 전교조 부위원장도 "이렇게 돈으로 자신들의 무한경쟁 교육을 유도해가면 결국 일제고사는 블랙홀이 되어 학교교육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교과부는 일제고사 결과를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해온 것은 맞지만, 교육청 평가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낮다고 해명했다.

교과부 "일제고사 배점 낮아...비약"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 중견관리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배점이 7점뿐인데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를 어떻게 좌지우지할 수 있겠느냐"면서 "교육청이 교부금을 더 받기 위해 학업성취도 점수를 높이려고 과잉 경쟁한다는 주장도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시도교육청이 지난 5월 중순쯤 받은 학교 평가지표(안). 일제고사 관련 지표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윗부분을 지운 것임.
 시도교육청이 지난 5월 중순쯤 받은 학교 평가지표(안). 일제고사 관련 지표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윗부분을 지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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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시도교육청이 진행하는 학교평가와 교장경영평가에도 일제고사 결과가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평가를 통해 교육청은 학교에 지원금을 차등 배분하게 되어 있다.

지난 5월 중순쯤 시도교육청에 도착한 '2011년 한국교육개발원 학교평가지표(안)'를 보면,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에 따른 배점이 100점 만점에 15점(일반고 10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달학생 비율을 판단하는 시험은 다음달 12일 시행되는 일제고사라고 교과부 관계자는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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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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