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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A중학교 교감이 교사들에게 보낸 업무 메신저의 내용. ‘방과후학교를 듣지 않는 학생은 모범상 추천에서 제외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인천 서구 A중학교 교감이 교사들에게 보낸 업무 메신저의 내용. ‘방과후학교를 듣지 않는 학생은 모범상 추천에서 제외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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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의 한 중학교가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학급별 모범상 수상자에서 제외하고 특수목적고등학교 원서 신청 추천도 해주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학교 교사 8명은 지난달 31일, 방과후학교를 포함해 교장과 교감의 강압적인 학교 정책 시행에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시교육청에 고충심사를 청구했다.

이들 교사가 청구한 고충심사 내용을 보면, 지난 4월 학교는 학급별 모범상 추천 시 모범상 수상을 추천할 만한 모범적인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방과후학교 종합반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은 모범상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또한 방과후학교 불참 학생을 선행상, 효행상 수상에서도 모두 제외하고 있으며, 특목고 원서 신청 추천도 해주지 않고 있다.

이 학교 교장과 교감의 교사, 학생들에 대한 권리침해 행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고충심사 청구 내용을 보면, 교감은 수업 중 수시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수업 흐름을 방해하고 학생을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가거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에게 면박을 줬다는 것이다.

교감은 모든 교사들에게 업무 메신저를 보내 학생들에게는 상점보다 벌점을 많이 줘야한다며 일부 기간 동안 상점을 많이 준 교사와 벌점을 많이 준 교사를 공개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CCTV 설치 문제도 지적했다. 이 학교 건물 내부에는 CCTV 15대가 설치돼 있다. 대부분 복도에 설치됐으나 일부는 남학생과 여학생 화장실 문 앞과 교무실 안에 설치돼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고충심사를 청구한 교사들은 교사와 학생들의 인권침해라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서구 A중학교 건물 내 학생 화장실 앞에 설치된 CCTV.
 서구 A중학교 건물 내 학생 화장실 앞에 설치된 CCTV.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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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1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사교육 없는 학교 연구시범 학교로 선정돼 방과후학교를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며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교육과정에 충실하지 않은 학생들이라 상을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 하지만 특목고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에 학교를 옮기고 나서 오히려 내가 교사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CCTV 설치는 학교운영위원들이 원했고, 교무실 CCTV 설치도 교사들과 합의가 돼서 설치한 것이다. 학생들의 안전과 교사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2학년 B양은 "수업 중에 교감선생님이 불쑥불쑥 들어와 학생이나 교사들을 막 혼내서 어떤 선생님은 울기도 하고 또 어떤 선생님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담임선생님들이 불쌍하다"며 "이런 것과 CCTV로 인해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3학년 C군은 "방과후학교를 안 들으면 모범상, 선행상, 효행상을 안 준다고 했다. 나는 방과후학교를 안 듣고 있어 상 받는 걸 포기했다"며 "방과후학교를 안 한다고 외국어고등학교 추천을 안 써준 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 교원정책과는 5월 31일 이 학교 교사들이 낸 고충심사 서류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조만간 학교 현장 실사 등을 거쳐 고충심사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고충심사위원회는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합의하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방과후학교,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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