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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장 받는 은진수 위원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26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지난 2009년 2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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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015년 9월 14일 오후 2시 45분]

부산저축은행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이 되자 물러난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 사건이 한나라당에 직접적인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이었고, 대선 최대쟁점이었던 BBK사건 때는 대책팀장을 맡아 '해결사'로 나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 공으로 차관급인 감사원 감사위원을 맡았었다.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인 황우여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당 회의에서 "놀랍게도 감사원의 현역 감사위원이 연루된 혐의가 나타나서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원래 감사원은, 조선조의 사간원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정부 수립 후에 감찰원 때, 그리고 지금 감사원에 이르기까지 가장 존경받고 신뢰받는 국가 최고의 사정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역 감사위원이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성역없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조사도 언급했다. "수사의 전모가 밝혀지는 대로 필요시에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저축은행 국정조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던 한나라당 지도부가 국정조사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은진수 감사위원 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자 최고 사정기관인 감사원의 현직 감사위원이 감사무마 청탁대가로 수천만원 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부산저축은행의 고문변호사였던 것으로 밝혀지는 등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는 사건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야당들이 국정조사를 요구해왔고, 친이와 친박 소장파를 망라한 한나라당 의원 35명도 6월 임시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자고 촉구했다는 점에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현실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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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6월 11일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과 은진수 변호사(왼쪽)가 는 BBK사건과 관련해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형적인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관련사진보기

황우여 "필요시 국정조사"... 민주당 "정권 말 게이트 가능성"

한나라당이 국정조사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에 대해, 사태의 엄중함이라는 측면과 함께 저축은행 문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누적돼온 것이기 때문에 수사가 진행되면 지난 두 정부 쪽 인사들의 비리도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맹공에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아침회의에서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의 비리가 전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권력으로 민생을 짓밟은 것"이라고 규정한 뒤 "민주당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감사위원으로 가는 게 부당하다고 그렇게 반대했었지만 이를 무시했고, 결과는 최악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은진수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를 벌인 게 드러난다면 정권 말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대통령이 정치인을 감사위원으로 임명하면 안 된다는 금도까지 어겨가며 보은인사를 한 결과가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청백리 중 청백리라고 믿은 난공불락의 감사원에서도 구멍이 크게 뚫렸다"며 "(은진수 위원이) 감사위원인지 브로커인지 로비스트인지 알 길이 없다. 그나마 순수감사원 출신이 연루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위안"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노동당도 전날 "은진수 감사위원 등 정권핵심인사들의 저축은행 사태 개입을 철저히 수사하지 못한다면, 부산시민들과 국민들의 분노와 원망이 검찰로 고스란히 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