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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3일 오후 6시 50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추진 의사를 밝힌 '대학생 반값 등록금' 방안이 당내 노선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22일 "대학등록금을 최소한 반값으로 했으면 한다"며 "현재 등록금은 중산층도 부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인데 이를 낮춰보자는 것으로 앞으로 학생·학부모·대학 등을 만나 등록금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 '구주류'는 즉각 반기를 들었다.

 

한나라당 이재오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심재철 의원은 23일 논평을 통해 "황 원내대표진이 취임 이후 처음 꺼내든 정책이 '무상·반값 등록금' 추진이어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있다"며 "그 재원은 어디서 만들어낼지 어안이 벙벙하다"고 비판했다.

 

"좋은 직장 얻는다면 비싼 등록금이 대수냐"

 

그는 "내년 총선과 대선 때문에 이 같은 방안을 생각해낸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그런다고 표심이 돌아올지 의문"이라며 "대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직장에 관한 것으로, 졸업 후 좋은 직장을 얻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까짓것 비싼 등록금이 대수겠냐"고 진단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그간 야당의 '3+1 복지' '반값 등록금'에 대해 비현실적인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해왔는데 이렇게 민주당의 주장과 동일한 것을 내세우면 결국 야당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우리가 입증하는 꼴이 아니겠는가"라며 "아무리 표가 급해도 우리의 재정에 맞지 않는 '표퓰리즘'을 내세우면 나라만 결딴난다"고 비판했다.

 

정몽준계 전여옥 의원과 이명박계 조해진 의원 역시 언론을 통해 "국민 세금을 통해 대학등록금을 보전해준다는 것은 미래 세대에 짐을 떠넘기는 '카드 돌려막기'와 다를 게 없다"며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당의 중심을 중간지대로 옮겨 가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날 "무상복지는 재정여건상 감당이 불가능하다"며 '무상복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 장관은 의원들의 서면질의에 답변서를 제출해 "무상복지는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과다 서비스 이용을 유발하고 도덕적 해이와 재원 낭비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무상복지 추진은 국민부담률 상승과 연계돼 검토돼야 하며 국방·통일비용 등 우리의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나라당은 기초생활수급계층에게는 대학등록금을 무상에 가깝게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이 경제 수장으로 임명될 경우, 재정당국의 승인 없이는 '등록금 인하' 자체도 불가능해 차후 당정 간의 마찰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반면, 당내 소장파들은 황 원내대표의 '반값 등록금' 추진과 등 '좌클릭' 행보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소속 정태근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굳건히 하는 동시에 공동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2006년에 만든 당 정강에 이미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기초안전망을 완성한다' 등 공동체적 가치를 많이 담았다"며 '민주당 따라하기' 비판을 일축했다.


태그:#등록금, #황우여 ,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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