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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대전·충남지역에서 부산과 광주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노무현재단 지역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대전과 충남에서 수십만 명이 분향소를 찾았고 지난해 대전추모공연에는 1만3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대전과 충남지역 단체 및 시도민들이 노무현 2주기 추모위원회를 꾸려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15일 오후 백일장을 시작으로 추모콘서트와 사진전시회, 강연회, 분향소 설치 운영, 추도식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이번 주말부터 한 주 동안 집중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녹록지 않은 지역정서에도 불구하고 대전·충남지역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열기가 이처럼 뜨거운 것은 어떤 이유때문일까?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행사를 마련한 최교진 대전충남 추모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은 11일 오전 인터뷰를 통해 "대전충남 지역에 있는 진보개혁세력을 대변해 줄 정치세력이 없고 그 자리에 한나라당과 큰 차이가 없는 지역정당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서가 노무현 추모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추모행사는 지난 해 까지는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추모에서 올 해는 조직적인 추모행사로 전환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고인에 대한 단순추모에서 노무현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는 구체적인 사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그가 상임이사로 있는 대전 서구 용문동의 (재)충청남도장학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최교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대전과 충남에서 추모행사가 펼쳐진다고 하는데, 어떤 행사가 예정되어 있나, 충남 각 시군에서도 추모행사가 있나?

"대전에서는 오는 15일(일) 오후 3시 유성구 유림공원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백일장과 사진전시회, 그날 밤 열리는 추모콘서트가 계획되어 있다. 또한 23일에는 최종원 국회의원 초청 강연회가 있고, 21일부터 23일까지는 서대전시민공원에 분향소를 마련, 시민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할 계획이다. 그리고 23일 오전 10시에 공식 추도식을 열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충남에서는 각 시군별로 행사가 다 계획되어 있다. 사진전시회는 기본적으로 모든 시군을 돌면서 개최할 예정이고, 분향소도 각 시군별로 운영하게 된다. 또 공주, 부여, 천안, 서산, 보령 등에서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여 꾸미는 작은 음악회 등이 계획되어 있다. 지난해에도 각 시군별로 시낭송도 하고, 노래도 하고 하면서 했었는데, 올 해도 그렇게 진행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던 해와 지난해에는 자연스럽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열기를 그릇에 담아내는 방식으로 추모행사를 했었다. 추모위원회도 그런 방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서 꾸렸다가 행사가 끝나면 흩어졌다. 그런데 매년 그렇게 하기는 어려우니까 기왕에 있는 노무현 재단을 지역에서도 만들기로 했다. 부산과 광주에는 지역 재단이 있는데, 타 지역에는 아직 없다. 그래서 대전에서도 노무현 재단을 꾸려서 공동대표는 충남 각 시군에서 1명 씩 추천받고, 대전에서는 5개구에서 1명씩, 그렇게 21명과 국민대표 몇 분을 추가해서 조직을 꾸렸다. 그렇게 꾸려진 재단에서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지난 해 보다 규모가 커졌다.

 

또한 올 해는 처음으로 노무현 시민학교를 시작했다. 기념사업 중 일상사업을 처음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1기를 마쳤고, 하반기에 또 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민학교는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고, 역량이 되면 분기별로 할 생각이다. 또 충남에서도 남부권과 북부권으로 나눠서 진행할 예정이다."

 

- 이번 대전충남 지역 추모행사는 어디에 중점을 두었고, 어떤 의의가 있나?

"우선은 자발적인 참여에서 조직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의미가 있고, 고인에 대한 단순추모에서 노무현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시민학교를 열고, 초청강연회를 하는 등의 구체적 사업으로 전환하는 의미가 있다.

 

실제 지난해 놀랐던 것은 추모행사의 일환으로 시민들을 모아 봉하에 갔었는데, 자발적 참여자 중에는 그 동안 흔히 만나던 시민단체 사람들이 아니라 처음 보는 얼굴들과 어르신들이 많았다. 그 분들이 노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는 비판적 시각도 있었지만 돌아가신 후에는 심경에 변화를 받았다고 했다. 또 돌아가시고 나서 생각해 보니 참 훌륭한 분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한다. 그 정신을 기려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했었다.

 

지난 해 대전에서만 1만 3000여 명이 추모행사에 참여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대전·충남에 상식이 통하는 사회, 민주적인 사회를 바라는 욕구가 그 만큼 높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밑바닥에 깔려있는 시민들의 열망을 바탕으로 올 해 부터는 단순 추모행사가 아닌 그것을 뛰어넘어 오래 오래 노무현 정신을, 그리고 그 가치를 발견하고 실천하고자 하려고 행사의 틀을 바꾼 것이다. 오히려 행사의 가짓수는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고 할 수 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분향소를 서대전시민공원에 차리고 시민들에게 오세요 했는데, 올해는 우리가 찾아가서 행사를 하고 사진 전시회도 한다. 또 우리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사진 전시회 한 켠에서는 야권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자연스럽게 같이 열릴 예정이다."

 

- 그렇다면 왜 지난 해 그 많은 대전충남 시도민들이 모여들었을까? 왜 노무현 분향소에 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을까?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나?

"충청지역은 사실, 소위 진보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의 뜻을 대변하는 정치적 구조가 매우 취약하다. 현 정부에 비판적이고 싶은데, 이러한 욕구를 대변하는 자리에 자유선진당이라고 하는 지역정당이 있다. 정강정책을 보면 한나라당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그런 정당이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특히 진보정당들의 수준은 시민단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는 야5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내고서도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했다. 충남지사로 당선된 안희정은 순전히 개인기로 당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남에서는 민주당도 매우 취약하다. 대전충남에서 국회의원은 대전 1명 충남 1명뿐이지 않을까? 또 기초단체장도 21명 중 겨우 4명뿐이고, 광역의회나 기초의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취약하다. 한나라당이나 자유선진당이 독식하고 있다. 그러한 정서가 노무현 추모라는 방향으로 표출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시민들의 바람이 노무현 정신으로 발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시민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15일 열리는 백일장에 참여하거나, 그날 현장에 오면 시민단체 별로 부스를 만들어서 다양한 시민참여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콘서트에는 안치환, 노찾사, 이상은 등 가수들도 대거 참여해서 공연을 하고, 문성근, 명계남,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자리해서 시민들과 대화도 나눌 예정이다. 또 충남시군에서는 사진전시회에 오면 노무현 대통령의 실제크기의 형상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씨앗을 뿌렸던 세종시가 많은 논란을 겪고 있다. 수정논란이 끝나니까 이제는 과학벨트 입지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 문제는 한 마디로 '원칙과 신뢰'의 문제다. 세종시는 충청권 살리기를 위해서 시작된 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을 골고루 잘 살게 하자는 데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수도권 이기주의자들에 의해 세종시를 수정하려다가 민의에 의해서 좌절됐고, 이제는 과학벨트 입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덕연구단지에 수십 년 동안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따라서 대덕연구단지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세종시에 과학벨트가 입지해야 한다. 과학자들도 한결같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른 곳으로 과학벨트를 가져간다느니,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세종시도, 과학벨트도 우리지역, 충청지역 잘 살자고 추진한 게 아니다. 전국이 골고루, 대한민국이 모두 함께 잘 사는 미래를 위해 추진한 것이다. 그런데 무슨 경상도 신공항 무산에 따른 달래기용으로 어디로 가져간다느니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세종시가 광역자치단체가 되면서 내년에 단체장과 교육감을 뽑게 된다. 이는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한 선거다.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도시로서, 상징적이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세종시를 새로운 리더십을 가지고 이끌어갈 수장이 선출되어야 한다. 또한 세종시민들도 작은 지역연고를 떠나서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최고의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거기에 적합한 인물이 선출되었으면 좋겠다."

 

- 노무현 추모 사진전시회와 함께 야권후보단일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하게 된다고 했는데, 그 주체는 어디인가? 또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이번 서명운동은 재단에서 하는 게 아니라 문성근 씨가 대표로 있는 '국민의 명령-백만민란'에서 하게 된다. 야권 후보단일화는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대전에서도 성공했었다. 물론 당선은 되지 않았지만, 또 현재도 그러한 요구가 많이 있다. 그렇게 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쉽지는 않지만 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27재보선에서도 드러났다. 민심은 함께 가면 51%의 지지를 보내겠다고 하고 있다. 그게 민의다. 절대 갈라져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낼 것인가 이다. 총선의 경우, 전국의 그 수많은 예비주자들이 즐비한 속에서 중앙에서 당 대 당으로 한다? 그것은 어렵다. 불가능하다. 나는 정파등록제를 한 뒤, 공정한 룰에 의해 경선을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정파적 협상으로는 어렵다. 감동을 주지 못하고 단일화를 한다면 아무 소용없다. 다수 국민의 뜻이 반영되는 룰을 통해서 단일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가 70%를 내놓더라도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매우 타당한 말이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민주당의 순천 무공천이 분당과 강원에서 승리한 요인이라고 본다. 그렇기에 앞으로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일부를 양보한다면 야권연대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문성근씨가 대표로 있는 '국민의 명령'이 아무 조직이 없었는데도 지금 12만 명 가까이 참여하고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 분들은 그 동안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던 분들이다. 머지않아 정치적 참여운동을 해왔던 노사모나 그런 사람들이 동참할 것이다. 그러면 폭발적으로 그 수가 늘어날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올 해 노무현 추모행사도 우리가 작은 차이를 뛰어넘어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6월 항쟁 기념사업은?

"6월 10일은 국가기념일인 만큼 국가기념일에 걸맞은 행사를 하기 위한 것이다. 좀더 토론이 필요하지만 대전충남지역에서는 기념식에다가 87년 6월 항쟁 역사 현장을 돌아보면서 현장을 기행하는 프로그램을 계획중이다. 초청강연회도 계획중이다."


태그:#최교진, #노무현, #노무현 추모, #노무현대전충남추모위원회,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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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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