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 산청군과 합천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황매산(1108M)'은 5월이면 철쭉을 보러 몰려오는 등산객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방문한 어린이날에는 대부분의 철쭉이 아직 몽우리만 살짝 입을 벌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라 대략 5월 20일경은 되어야 만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산이다
▲ 황매산 정상부근 바위산이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버스에서 내려 산 중턱에 있는 '영화주제공원'까지를 목표로 30분 정도 걸었다. 영화주제공원까지는 자동차 타고 올라갈 수 있지만, 버스를 타고는 오를 수 있어도 차 돌리기가 힘들어 보통은 걸어서 간다.

중간에 있는 작은 못이 참 좋다
▲ 다랭이 논 중간에 있는 작은 못이 참 좋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산 아래에서 중턱까지는 지리산 일대 명물 '다랭이 논'을 볼 수 있어 걷는 재미가 있다. 산이 깊어 평야가 많지 않은 곳이라, 산 중턱까지를 바위와 돌로 비스듬한 평지를 만들어 올린 다랭이 논은 천수답이다. 오로지 '하늘의 비'에 의지해 농사를 짓기에 수확량은 많지 않지만 나름 쌀 걱정을 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산간지역에서 간혹 볼 수 있다. 

돌로 쌓고 위에 흙과 잔디가 특이하다
▲ 무덤 돌로 쌓고 위에 흙과 잔디가 특이하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황매산에는 아래에 다랭이 논과 중턱으로 올라가면 구릉지에 밭이 약간 있다. 영화주제공원까지는 길섶에 큰 나무가 전혀 없는 임도라 걷기에는 좋지 않았다. 5월의 강한 봄 햇살을 피하지도 못한 체 힘들게 걸었다.

친환경농업지구다
▲ 황매산의 다랭이 논 친환경농업지구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15분쯤 걸어 올라가니 밭 가운데 돌로 만든 석상이 3개 보인다. 조금 더 올라가니 같은 모양의 석상이 또 4개 정도 있는 것을 보니 공원을 조성하면서 인근의 돌을 모아 석상을 만들었나 보다. 영화 촬영을 위한 조형물 같은 느낌이다.

조금 더 가니 길가에 작은 무덤이 보인다. 다른 지방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형태로 하단은 돌로 마무리를 하고 상부에 흙을 덮고 잔디를 올렸다. 정말 특이하여 사진을 한 장 찍어 온다.

위 아래에 두곳에 3기, 4기씩 있다. 영화 세트 같아보인다
▲ 돌 석상 위 아래에 두곳에 3기, 4기씩 있다. 영화 세트 같아보인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좀 더 길을 오르니 마치 군대시절 유격장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의 운동기구를 설치한 운동장이 보인다. 숲과 풀밭 사이에 운동기구를 놓아 둔 것을 보니 등산객을 위해 약간의 몸 풀이를 하는 곳으로 쓰이는 것 같아 보인다.
영화주제공원 바로 아래에 있다
▲ 유격장 같은 풍경 영화주제공원 바로 아래에 있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그리고 이내 영화주제공원이다. 10여 년 전부터 영화 <단적비연수> <천군>과 TV드라마 <주몽> <태왕사신기>를 촬영한 곳이란다. 하지만 관리비가 많은 드는 곳이라 그런지 현재는 상당히 낡아 있었고, 오랫동안 방치한 것처럼 보였다.

정말 나무 같아 보인다
▲ 영화주제공원 입구의 고목 모형 정말 나무 같아 보인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외부는 대부분 파괴된 느낌이 강하고, 한 두 건물은 내부로 들어가 보았지만, 지저분하고 조잡하여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외부만 대충 둘러보았다. 건물 10여 동과 입구에 있는 장승 2개, 고목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실물인 것 같아 보였던 고목은 실은 '발포 스타이렌 수지(發疱 styrene 樹脂- 일명'스티로폼'로 만든 인공물이었다. 정말 너무 실재의 나무 같아 놀랐다.

영화촬영장
▲ 영화주제공원 내부 영화촬영장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사실 황매산 여행 작년에 왔던 친구가 한방약초축제 기간과 거의 비슷하게 철쭉이 만개 한다고 해 철쭉을 보기 위해 온 것이다. 하지만 영화주제공원 위에 수십만 수의 철쭉이 있었지만, 꽃이 핀 것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황매산의 풍경이다
▲ 영화주제공원에서 본 산 정상 황매산의 풍경이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내 고향 경북 영주시의 소백산 철쭉이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에 피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의 철쭉도 대략 5월 20일은 되어야 필 것 같다. 아쉽지만, 우리들은 영화주제공원과 아직 피지 않은 철쭉 군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철쭉 군락을 뒤로 하고 산 정상부는 바위로 되어 있고, 정상 약간 아래 성곽과 문루가 보이는 것을 보면 정상에 오르면, 작은 성과 합천군과 산청군을 전반적으로 조망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을 다음으로 기약하고 돌아선다.

여러 개의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했다
▲ 영화주제공원에서 촬영한 작품 여러 개의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했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입구로 나온 우리들은 인공조형물인 고목 앞에서 단체로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반대편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여러 명이 공원 앞의 매점과 식당을 겸한 곳으로 가서 파전과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출발 준비를 하는데, 어이쿠! 버스가 올라왔다.

버스 기사분이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 늦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어렵게 버스를 몰아 이곳까지 올라 왔다. 길이 험하고 차 돌리는 것도 힘든 위험한 곳을 올라온 것이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지만,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것도 조마조만 할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느 버스 기사와는 다른 편안한 운전을 서울에서 올 때 경험한 터라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버스는 다시 산청읍으로 이동해 일부를 내려주고는 이내 서울까지 4시간 정도를 달려 올라갔다. 저녁 9시를 조금 넘겨 출발지인 사당역에 도착하여 일행들은 해산했다.

전과 묵으로 막걸리를 한잔
▲ 돌아오는 길에 전과 묵으로 막걸리를 한잔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짧은 당일치기 산청 여행이었지만, 산청군은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약초축제, 황매산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생초면의 국제조각공원, 산청 함양사건 추모공원, 경호강 래프팅 체험장, 백의종군하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행로유적지, 문익점 선생의 신도비와 묘소, 지리산 빨치산토벌 전시관이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먹을거리로는 흑돼지, 곶감, 단감, 배, 사과, 작설차, 홍화, 인진쑥, 한우, 딸기 등이 유명한 약초 한방의 고장이다. 고속도로가 생겨 서울에서 자동차로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봄. 가을 가족여행을 하기에 좋을 것 같다.


태그:#산청군, #한방약초축제, #황매산, #철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