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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후속, 지류지천에 관한 이야기로 시끄럽다. 총 예산 20조 원 이상을 들여, 4대강 본류로 유입되는 43개 국가하천은 국토해양부가, 47개 지방하천은 환경부가 주도하여 본격적인 하천정비 및 수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10.5 경향신문 / 환경운동연합 4대강 전후 사진전 중
▲ 상주 매호리 상풍교 4대강사업 전후 사진전 2010.5 경향신문 / 환경운동연합 4대강 전후 사진전 중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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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부내역을 보면 홍수 예방을 위해 강바닥을 4000만㎥나 준설할 계획이다. 또 보 건설과 준설로 저류량을 늘리고, 물을 인공적으로 상류로 보내는 '물 순환형 하천정비'를 준비하기 위해 국토부는 6조, 환경부는 수질과 수생태계 복원을 위해 10조, 농림부는 3조 정도를 투입한다고 한다.

4대강 사업 효과적이어서 후속사업 강행하는 걸까

4대강 사업이 효과적이었을까? 그래서 후속 지류지천을 살린다고 하는 것일까. 4대강사업은 이미 세금먹는 하마로 변화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예산은, 대기업의 배만 불렸고 하청관계에서도 불합리한 측면이 발견되다.

홍수예방은 본류와 상관없이 지천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본류의 대규모 준설로 지천은 형태가 계속 변화되고 있는 역행침식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수질은 이미 대규모 준설로 천혜의 필터였던 모래와 자갈이 사라졌고, 오염원은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보 건설로 정체된 상황에서 녹조까지 우려되고 있고, 부산지역에서는 식수원을 함안댐 인근에서 남강댐으로 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수질이 걱정돼 부산과 진주, 사천 지역이 물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류를 먼저 관리해야한다는 운하반대교수모임의 자료. 4대강사업의 부당성과 정책적 실패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운하반대교수모임 4대강 설명자료 지류를 먼저 관리해야한다는 운하반대교수모임의 자료. 4대강사업의 부당성과 정책적 실패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운하반대교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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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알아둬야 할 점은, 오염원의 유입을 막기위해서는 지류와 지천을 먼저 정비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질과 관련된 이 같은 주장은 야당과 전문가, 시민환경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했었다. 이제서야 정부가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들고 나왔다는 것은, 4대강사업이 이미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지류지천 정비? 4대강 방식이면...

지류지천 정비는 야당과 전문가, 시민환경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했지만 이와 같은 방식이 아니다. 이름은 같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정부는 인공하천을, 우리는 자연형 하천을 주장하는 바다.

언론을 통해서 국토부 자료를 보면 지류지천 정비가 4대강과 같은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수 예방을 위해 강바닥을 4000만㎥나 준설할 계획이다. 또 보 건설과 준설로 저류량을 늘리고, 물을 인공적으로 상류로 보내는 '물 순환형 하천정비'를 준비 중이다.

준설과 보 건설은 4대강사업의 핵심이었다. 다시 지류지천에 보와 준설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지류와 지천에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은 지류 지천의 수질과 수생태계에 물리적 영향은 물론, 관리 불가 수준으로 떨어트릴 것으로 보인다.

4대강사업이후 수질관리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이만희 환경부 장관. 이날 열린 행사에서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사업으로 하천의 물리적 변화를 인식했으나, 수질과 수생태계에 대한 대비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 이만희 환경부 장관 4대강사업이후 수질관리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이만희 환경부 장관. 이날 열린 행사에서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사업으로 하천의 물리적 변화를 인식했으나, 수질과 수생태계에 대한 대비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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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달 21일 열린 '4대강사업 이후 물관리 국제세미나'에서 4대강 사업 이후 하천에 물리적 변화가 심대할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물리적 변화가 심대하지만 우리는 준비되어있지 못하다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의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4대강 본류의 물리적 변화를 심각하게 깨달은 환경부지만, 국토부는 다시 지류지천에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을 계획하고 있다. 4대강본류의 수질과 수생태계를 이렇게 망가트려 놓고도 같은 방식 4대강 지류지천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은 정부로서 직무유기이다. 지류지천의 물리적 변화로 수질과 수생태계는 급변할 것이다. 4대강과 같은 방식으로는 지류지천 살리기가 아니라 지류지천 죽이기다.

청계천은 도심속을 유유히 흐르나, 하류의 물을 상류로 끌어올리는 인공펌핑으로 엄청난 탄소가 발생한다. 유지관리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5.8km 유지비에 100억원 정도가 드는 현실이다
▲ 청계천의 현실 청계천은 도심속을 유유히 흐르나, 하류의 물을 상류로 끌어올리는 인공펌핑으로 엄청난 탄소가 발생한다. 유지관리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5.8km 유지비에 100억원 정도가 드는 현실이다
ⓒ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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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과 같은 물 순환형 하천정비라는 것도 이상하다. 청계천의 사례에서 보듯, 하류에 있던 물을 상류로 끌어올리면서 엄청난 세금과 탄소가 발생했다. 청계천 인공펌핑에 따라 발생하는 탄소의 양은 연간 나무 48만 그루를 심어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부가 말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아니라 고탄소 적색성장인 것이다.

세금먹는 하마, 모두가 국민 부담

다들 잘 아시다시피, 4대강사업과 지류지천 사업을 포함하면 42조의 사업이다. 대한민국역사상, 단군 이래 이런 대형 공사가 있었을까? 그런데도 국민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22조에 대한 평가 없이, 다시 20조 원을 들여 4대강 쌍둥이 사업을 할 태세다. 모두가 국민의 부담이다.

문제는 42조로 끝날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4대강본류의 유지관리비는 대한하천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매년 1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류까지 4대강방식으로 정비를 하게되면, 1조가 아니라 매년 2조~3조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다. 42조가 아니라 50~60조의 사업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예산은 날치기. 4대강은 속도전. 국민에겐 나 몰라라. 먹는 물 수질은 악화. 전 국토의 개발화. 이 정부를 어찌해야 할까. 완공할 수 없는 4대강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할까.

덧붙이는 글 | 안철 기자는 환경운동연합 간사입니다.



태그:#4대강, #지류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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