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가 8일로 예정된 TV 토론회에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 강원도 선대위는 "중앙당에서 참석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이 불참의 이유였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엄 후보 측은 "중앙당의 지시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며 애초에 우리는 토론회 참석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었을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비전도 없고 강원도민의 애정도 없음을 반증하는 것"

양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은 "엄 후보는 중앙당 지시에 따르는 꼭두각시냐"며 맹공격에 나섰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때는 유명 앵커로 인기를 누렸던 후보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써준 원고를 읽기만 한 앵무새 앵커가 아니었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토론회 불참은) 미디어 도피 행각일 뿐이고, 그가 비전도 없고 강원도민에 애정도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이낙연 사무총장 역시 "언론사 사장을 지낸 분이니 도민들의 알권리가 얼마나 중요한가 알텐데 토론을 기피하는 것은 뭐라고 변명하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TV 토론회에 응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도 나서 "엄 후보 스스로 TV 토론회 참석 여부조차 판단하지 못하고 중앙당 지시에 따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며 "TV토론회도 못할 정도로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후보 등록을 포기하는 것이 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꼬집었다.

강원도 선대위는 하루 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엄 후보는 그동안 언론사와의 인터뷰 때마다 '정책선거를 하자', '진정한 지역일꾼을 뽑아 달라'고 강조했는데, 그러려면 각 정당은 강원도민에게 정책과 인물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어떤 후보도 유권자의 알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엄기영 측 "토론회는 13일 이후부터...스킨십 늘리겠다는 전략인데"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엄기영 후보 측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원도지사 후보 등록을 마친 13일 이후부터 토론회에 임하겠다"며 "요즘 엄 후보 하루 일정이 굉장히 바쁜데 TV토론 준비가 단숨에 되는 것도 아니다, 공식선거기간 이전에는 스킨십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두고, 불참이다 거부다 밀어붙이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어 엄 후보 측은 "공식선거기간 내에 토론회가 다섯 번 쯤 있다"며 "그때 도민의 알권리 차원의 정보 제공은 충분히 이뤄지는데 이 사례 하나만으로 알 권리를 무시했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