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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충청민심 "과학벨트 옮기려면 대통령직 내놔라"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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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발효된 5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광장. 홍재형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충청권 지역구 의원들과 주민 100여 명이 A4용지 박스를 하나씩 들고 옵니다.

 

60여 개의 박스에 담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대선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충청도민들의 서명. 충청권 인구 500만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46만 명이 뜻을 모았습니다.

 

서명을 전달하기 전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이 대통령의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공약 이행을 요구하며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때는 이명박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홍재형 국회부의장] "국가지도자가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마치 자동차에 바퀴가 다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충청도의 분기탱천하는 이러한 서명을 보고 당초 약속을 지키기를 바랍니다."

 

[오제세 민주당 의원] "정권 퇴진운동에 앞장설 겁니다. 과학벨트를 다른 곳에 둘 생각이라면 대통령직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합니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이 명시된 한나라당의 공약집까지 들어 보이며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가 공약집에 없다'고 거짓말한 대통령은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 "이게 당시 한나라당 공약집이거든요. 여기 50페이지에 딱 나와 있어요. 대통령께서 공약집에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공약집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본인의 잘못된 기자회견에 대해서 충청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이 과학벨트 뿐 아니라 세종시 원안 추진 약속도 깼다며 충청인들이 얼마나 분노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 "이명박 대통령은 500만 충청인과 700만 출향인들을 실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충청인의 자존심을 얼마나 짓밟을 수 있는지, 충청인들이 얼마나 분노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 같습니다. 20여 차례 이상 약속한 세종시 원안을 백지화시키려고 했다. 과학벨트를 백지화하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의 또 다른 공약이었던 신공항 건설의 백지화로 인해 영남권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민심 달래기용' 과학벨트 분산 조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 "일각에서는 영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 과학벨트를 쪼개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남에 불이 났는데 불을 진화시키기 위해서 충청권을 빗자루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이들은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서명을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한 뒤 기자회견을 마쳤지만, 충청지역 주민들의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관영(72) / 충남 대전] "지켜야 하는 게 공약입니다. 빌 공자 공약이어서는 안 됩니다. 꼭 지켜야 합니다."

 

[허정옥(55) / 충남 대전] "아버지도 자식들한테 한 말에 대해서 일관성 있게 책임을 지고 하셔야 가정이 원만하게 되고 존경을 받습니다. 그와 같이 한 나라의 대통령께서 우리의 가장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꼭 그렇게 해주시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과학벨트위원회가 오는 7일 첫 회의를 열고 입지 선정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이 대통령은 세종시 백지화 논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이어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로 또 다시 민심의 분노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태그:#과학벨트, #이명박, #청와대, #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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