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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에 가면 상근이가 여자를 지켜주는 산이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산들은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 쯤이면 진달래와 개나리, 철쭉과 매화, 그리고 벚꽃과 유채꽃들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어떠세요. 상근이 꼭 닮지 않았나요?
 어떠세요. 상근이 꼭 닮지 않았나요?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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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이 꽃과 나무로만 돼 있는 건 아닙니다. 산의 모양 자체로 이야깃거리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남여의 사랑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단골메뉴입니다. 왠만한 마을 뒷산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산 능선을 자세히 보세요. 여인이 반듯이 누운 모습입니다. 두방산이죠.
 산 능선을 자세히 보세요. 여인이 반듯이 누운 모습입니다. 두방산이죠.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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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남 고흥에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지닌 산이 있습니다. '두방산'이라는 곳인데, 이 산은 사진에 보듯이 여인이 반듯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쑥스러운 듯 입술을 오므리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아래쪽에 가슴이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두방산이라는 뜻도 머리와 유방이라는 의미라고 하는군요. 뭐 학설로 증명된 건 아닌 듯 하고  마을 주민들은 그렇게 알고 계십니다. 아무튼 산의 모양새가 요염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번엔 조금 멀리서 알기쉽게 설명 들어갑니다. 여친을 지켜주기엔 상근이 너무 작은 듯..
 이번엔 조금 멀리서 알기쉽게 설명 들어갑니다. 여친을 지켜주기엔 상근이 너무 작은 듯..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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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놀랍게도 이 여인에게 유혹을 당한 건 잘 생긴 남정네가 아닌 상근이를 닯은 개 입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큰 개의 형상을 한 바위산이 여인의 모습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놈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아름다운 여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고 신기합니다.

그래서 그냥 두방산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해서 이름을 지어봤습니다. "상근이 여친산"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는 혼자 실실웃고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뭔가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 신났습니다. 앞으로 이 산을 누군가 '상근이 여친산'이라고 부른다면 제가 명명자가 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이 산 바로 아래가 저의 목적지이므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옛 할머니 살림살이 모아 박물관 만든 시골 선생님

근데 체험관 입구에 진짜(?) 상근이가 떡~~ 하니.. 놀래라 ^^
 근데 체험관 입구에 진짜(?) 상근이가 떡~~ 하니.. 놀래라 ^^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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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흥에는 특별한 산이 있는 가 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명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동강민속체험관'이 그것입니다. 이 체험관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지킴이로 나선 주인공은 현재 순천공고의 교사로 재직 중인 이기재(50)씨입니다.

이씨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할머니가 쓰던 물건을 버리지 않고 하나둘씩 모았고, 그 물건들을 통해서 지금 아이들에게 옛날의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6년 전부터 방치됐던 폐교를 임대해 본격적인 전시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곳은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 한창 분주하게 준비하는 이기재씨를 만나 사진을 찍고싶다고 하자, 일하던 중이라 모양새가 형편없다고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가 더 멋지다고 설득해 한 컷 찍었습니다. 현재 1층의 체험관과 2층의 박물관, 그리고 본건물 주변에 설치된 방갈로와 같은 건물들은 숙박시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부터 객식을 운영하면 많은 청소년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뒷 마당에는 우리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고, 한 켠에 놓인 커다란 독들은 이곳에서 먹는 밑반찬들과 양념들입니다.

이씨는 도시의 삶에 많은 회의를 느끼던 중 아내와 의논해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농촌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자연을 가까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구상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체험관이라고 합니다.

특히 박물관에는 고려시대 유물, 신라시대, 일제 강점기 등의 물건이 쌓여 있는데, 국수를 만드는 기계와 조선의 양반들이 사용하던 물건들도 많습니다. 옛날의 여행가방과 지게, 부인을 실고 가던 가마, 그리고 부부가 함께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2인용 의자도 있습니다.

바깥의 널찍한 운동장과 주변의 대나무 숲, 1층 휴게실과 각종 전시실, 2층 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물건들과 옹기, 공예품들, 거기에다 현대식으로 잘 꾸며진 숙박시설은 이씨의 꿈이자 도시인들의 휴식처가 될 것이라며 자랑합니다.

오늘 기사는 1박2일 스타일로 마무리 해 볼까요?

"상근이 여친산과 무료체험관이 있는 고흥군 동강면으로~~ 놀러~~오세효!!"

한창 일을하시던 선생님께서 포즈를 취해주십니다. 50이 넘으신 분의 피부가 매끄럽습니다. 아마도 이 곳의 생활이 준 선물인듯 하네요.
 한창 일을하시던 선생님께서 포즈를 취해주십니다. 50이 넘으신 분의 피부가 매끄럽습니다. 아마도 이 곳의 생활이 준 선물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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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를 예쁘게 꾸며놓았습니다.
 폐교를 예쁘게 꾸며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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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 자갈마당과 숙박시설도 직접 꾸몄는데, 혼자서 이걸 전부..숙박비는 실비로 받는다고 합니다.
 뒤편 자갈마당과 숙박시설도 직접 꾸몄는데, 혼자서 이걸 전부..숙박비는 실비로 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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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동강민속 체험관입니다. 6년 전 중앙초등학교가 폐교가 되면서 만들었습니다.
 여기가 동강민속 체험관입니다. 6년 전 중앙초등학교가 폐교가 되면서 만들었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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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흥관광, #상근이, #전통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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