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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인가수들은 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이들의 모습은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사교양이나 뉴스에서 더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끔 운이 좋으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모습이 비춰지기도 합니다.

 

일부가 아니라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최근 지상파 등장 빈도가 부쩍 높아진 <슈퍼스타K 2> 출신 가수 장재인씨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녀는 KBS 1TV <뉴스라인>이나 KBS 2TV <세 번째 만남> 등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지만,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거의 접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슈퍼스타K> 출신들은 지상파 방송사의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슈퍼스타K' 출신들에 대한 지상파의 견제 풀어야

 

<슈퍼스타K>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도를 생각하면 지상파의 이런 행태는 거의 '폭력'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하려고 해도 케이블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을 '키워주지 않겠다'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암묵적 동의가 빚어낸 졸렬한 행태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 되더군요.  

 

오죽 했으면 <슈퍼스타K>에서 우승을 했던 서인국씨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음주운전 하거나 마약을 하지도 않았는데 왜 가요 프로그램에 마음껏 서지 못하는 걸까"라며 하소연(?)을 했겠습니까. 서인국 뿐만 아니라 길학미, 정슬기, 허각, 김지수 등이 가수로 데뷔했지만 이들의 음악활동은 지상파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MBC가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창력 있는 가수들을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이면서 호평을 받았죠.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졸렬한 카르텔 체제'를 해체하지 않고서는 이런 노력들과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이죠.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KBS, SBS 음악 프로그램에서 이들을 조금씩 출연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굳건한 카르텔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허각·김지수는 '음악중심'과 '음악캠프'에 등장해야

 

그런데 저는 3월 31일 MBC에서 방송된 <7일간의 기적>을 보면서 조금 슬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슈퍼스타K2>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허각과 김지수가 이날 처음으로 지상파에 얼굴을 드러냈는데, <7일간의 기적>은 아시는 것처럼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양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7일간의 기적>을 통해서 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것도 나름 의미는 있습니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가창력을 인정받은 신인 가수인 허각·김지수는 그동안 MBC <쇼! 음악중심>에 한 번도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이 <7일간의 기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여전히 <슈퍼스타K> 출신들에게 MBC 음악프로그램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MBC가 하루 빨리 이런 진입장벽을 해체하지 않으면 결국 MBC에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MBC가 이런 행태를 보이는데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MBC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들을 다른 방송사들이 자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킬까요.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오랫동안 <위대한 탄생> 출신들은 MBC라는 꼬리표를 단 채 MBC에만 출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MBC를 위해서도, 신인 가수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가요계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상황이 아닙니다. 허각·김지수를 <7일간의 기적>이 아니라 <쇼! 음악중심>에서 보고 싶은 바람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겁니다. MBC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곰도리의 수다닷컴'(http://pressgom.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7일간의 기적, #슈퍼스타K, #허각, #김지수, #음악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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