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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보강 : 30일 낮 12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월 27일 열리는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30일 "손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오늘 오후 3시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당 출마를 포함한 재보선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가 아니었다면 손 대표는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표가 (지난 25일) 말한 '선당후사'는 좋은 후보 영입하자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었고 그게 당을 위해 좋은 것이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적당한 후보 못 구한 상황에서 당 대표로서 희생한 것"

 

다른 측근도 "당 대표로서 희생해야 하는 일종의 원외대표로서의 '직책운명' 아니겠느냐"면서 "손 대표는 적당한 후보를 구하지 못하면 '내가 출마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측근들에게 "분당을 출마가 대의명분이 된 상황에서 내가 나가지 않으면서 강원도에서 표달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선영입-후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던 상황에서, 영입이 성과를 못내면서 당 대표로서 본인이 나서게 된 것이다.

 

손 대표와 그 핵심측근들은 애초에 분당을 출마의사가 없었다. 손 대표의 출마기자회견이 알려진 직후 이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맥빠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손 대표에 대한 분당을 출마 주장이 처음 제기됐을 때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였었다. 한나라당 절대 강세지역인 분당을 패배를 유도해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또 이재오 특임장관이 내년 총선과 대선구도를 염두에 두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불러내기 위해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를 유도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진보화를 통한 야권연대라는 구도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게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더 중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문학진, 김영환 의원 등 비주류쪽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촉구했고, 지난 10월 전당대회때부터 손 대표를 도와온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등 이른바 '마포그룹'이 출마쪽 입장에 섰다. 지지도가 정체된 상황에서,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 대표의 분당을 선거는 오히려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기회라는 논리였다. '피를 철철흘리며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이도 나왔고, 손 대표의 지지도 정체를 빗대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여기에 김부겸 의원 등 측근 의원들도 가세했다.

 

당 밖에서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손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면 이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원, 김해을, 순천 등 재·보선 전 지역에서 야권이 이긴다"고 거들기도 했다.

 

그러나 정운찬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 사퇴파동과 신정아 자서전 파문으로 혼미를 겪으면서, 손 대표 출마문제도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돌발적인 사건이기는 했지만, 손 대표 특보단 간사로 2007년 대선때부터 그를 지지해온 신학용 의원이 '분당을 출마 불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오히려 출마논의를 촉발시켰다. 신 의원이 "누구도 분당을에서 이길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손 대표가 나서지 않으면 비겁한 사람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강원도 집중해 '손학규 대 박근혜' 구도 구상했지만...  

 

차영 대변인은 이를 "관중들이 투우사의 피를 보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애초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전력투구하면서 김해을을 지원하는 구도를 구상했다. 춘천 2년 칩거로 '제2의 고향'이 된 강원도에서, 역시 지원에 나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맞서 '손학규 대 박근혜'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손 대표는 내년 총선출마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전체적인 총선구도를 만들고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대선기반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런 구상과는 달리 손 대표는 한나라당이 "천당아래 분당"이라고 표현한 분당을 선거에 직접 나서게 됐다. 승리하거나 유의미한 패배를 한다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의 야권단일후보 경쟁에서 치고나갈 기반을 마련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당 대표로서는 물론이고 대선주자로서 '손학규 무용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분당을 선거가 그에게 정치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태그:#손학규, #4.27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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