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배스성분 및 가까운 일본의 사례
Bass(배스)는 원산지가 북미대륙이며 검정우럭과에 속하는 육식성 어류로서 1960년대 후반 어업자원(식용)활용 목적으로 국내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강한 포식성으로 하루에 자기체중의 50%를 포식하는 등 토종어류와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되고, 환경부로부터「생태계 교란 야생동ㆍ식물」로 지정('98. 2. 19)된 외래어종이다.
그러나 배스는 맛과 영양 면에서 붕어, 잉어, 향어 등에 비해 지방분이 적어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미용 및 강장식품으로서 몸값이 비싼 고급어종으로 취급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지 강원도 화천군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배스성분 비교표 [화천군 제공]
 배스성분 비교표 [화천군 제공]
ⓒ 화천군

관련사진보기



화천군에서 개발한 배스어묵
 화천군에서 개발한 배스어묵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이 음식이 무슨 음식일까요?"
"튀김 같은데요"
"드셔 보니까 맛은 어떠세요?"
"향이나네, 단백한 맛도 있구요. 이거 어디서 팔아요?"

"그거 배스어묵입니다"라는 말에 맛있다고 하던 아주머니가 드시던 행동을 멈춘다. "사 가실래요?"라는 질문에 대답이 없다.

일체유심조. 세상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되어진다고 했다. '배스'로 만든 음식이란 말을 듣지 않았다면 그 사람에게 이 음식은 맛있고 단백해 사고싶은 음식이었을 텐데, 배스로 만들었다는 말에 생각이 흔들렸다. 그럼 왜 배스음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거부반응을 보일까? 배스는 환경파괴 외래어종이라는 것과 비린 맛이 강하다는 선입견, 그리고 전국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인해 소비자 기피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파로호, 토속어종의 보고는 옛말

최고의 청정을 자랑하던 파로호의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 산속의 바다 파로호 최고의 청정을 자랑하던 파로호의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 화천군

관련사진보기


파로호(면적38.9㎢, 저수량 약 10억t)는 잉어, 붕어,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 등의 토속어종들이 매년 낚시꾼들을 불러 들여 15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0만여 명의 낚시꾼들이 찾는 토속어종의 보고(寶庫)였다. 그런데 지금은 낚시를 목적으로 파로호를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왜일까? 정확하지는 않으나, 이곳 어민들을 위해(?) 누군가 소량의 배스를 방류한 것이 원인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 결과 파로호에는 토속어종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배스천지가 되는 원인이 되었다. 토속어종의 급격한 또 다른 고갈원인은 파로호에서 어업을 주업으로 하는 어민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배스 증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감소한 토속어종 포획에 어려움이 따르자 불법으로 정치망 등을 설치해 어린 고기까지 모조리 잡는 행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배스의 증식은 수질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북한은 수력발전소 증설을 위해 북한강 최상류 지역에 임남댐(금강산댐)을 건설하고 물줄기를 동해로 돌렸다. 이에 따라 파로호로 유입되는 수량이 적어짐에 따라 파로호 담수기간이 길어졌다. 이유는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발전을 위해 일정 수량의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인데, 결국 이러한 장기간 물고임 현상은 모래로 형성된 호수바닥을 뻘로 변화시켜 환경변화에 적응력이 강한 배스 번식의 증가를 가져왔다. 

배스 퇴치는 국가 또는 광역자치단체에서 추진해야

토속어종 산란을 위해 설치했다
▲ 인공수초섬 토속어종 산란을 위해 설치했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매년 민간을 비롯한 각급 단체에서 파로호 살리기를 위해 붕어, 잉어, 쏘기리, 동자개 등의 치어(어린고기) 방류를 추진한다.

그러나 수년간을 그렇게 해 왔음에도 토속어종 증가는 나타나지 않는 반면, 배스는 매년 눈에 뜨일 정도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항간에는 토속어종 증식을 위한 방류가 아니라 배스에 먹이를 주는 행태가 아닌지에 대한 반론도 제기한다. 이에 화천군은 파로호 주변 22가구 어민들로부터 어업권을 모두 사 들이고 매년 20만 마리 이상의 토속어종을 지속적으로 방류하면서 배스수매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화천군의 년도별 배스 수매현황
 2003년 1,850kg                   2007년 5,034kg 
2004년 1,600kg                    2008년 2,679kg
2005년 2,000 kg                   2009년 3,074kg
2006년 8,099kg                   2010년 2,479kg
또한 토속어종 증식을 위해 인공 수초섬(5개소, 10,368㎡)을 파로호 내에 설치하는 한편, 인공어도라 불리우는 물고기 하늘길을 열고 상류로 이동하려는 토속 어종의 습성을 살려 인위적으로 물고기를 파로호에 방류해 오고 있다.

그런데도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원인은 큰 호수의 경우 2개 또는 3개 자치단체에 걸쳐 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파로호의 경우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개 자치단체에서 어업권 회수 및 토속어종 산란을 위한 인공 수초섬 설치, 배스수매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도 인접한 자치단체에서 뜻을 같이 하지 않을 경우 그 효과는 크게 반감된다.

화천댐은 토속어류가 산란기에 상류로 이동하려는 습성을 차단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인위적으로 물고기를 상류(파로호)로 이동 시키는 시설을 설치했다.
▲ 물고기 하늘길 화천댐은 토속어류가 산란기에 상류로 이동하려는 습성을 차단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인위적으로 물고기를 상류(파로호)로 이동 시키는 시설을 설치했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화천군은 파로호에 이어 춘천호에 대해서도 토속어종 증식 차원의 어업권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 또한 인근 지자체의 동참이 없다면 사업효과가 반감되거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의 해결방안으로 '배스퇴치사업은 국가 또는 광역자치단체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매한 배스를 이용한 음식, 그러나 선입견이 문제
   
배스수매 제도는 농한기에 농민들의 수입원도 창출하고 배스도 퇴치할 수 있다는 방안에서 시작됐다. 금년도 수매 배스가격은 활어(살아있는 것)의 경우는 4천원/kg, 냉동(죽은 것)은 2천원으로 정했다.

배스 어묵을 만들때는 신선도를 위해 활어를 이용한다
 배스 어묵을 만들때는 신선도를 위해 활어를 이용한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사들인(수매한) 배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서 고안해 낸 것이 살아있는 배스를 이용한 음식 즉, 배스어묵이다. 2010년 산천어축제 행사장에서 배스어묵 판매액은 2천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으며, 2008년도 강원도에서 주최한 창의혁신 사례 발표에서 배스어묵은 발전 가능성, 창의.혁신요건 충족 등 사업성과, 파급성 항목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어묵 등 배스를 이용한 음식을 판매하겠다는 업소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스 특유의 비린내는 비늘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의 배스를 끊는 물에 2~3초간 데친 후에 비늘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비린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단백한 맛을 살렸다지만, 배스에 대한 선입견이 문제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한 것이 배스액비(비료)

배스액비(2010년 촬영)
 배스액비(2010년 촬영)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이게 뭘까요?"

어느 행사장 구석에 비치된 위 상품에 대해 행사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음료수인가? 아니면 영영제 같기도 하고..."
"영양제 맞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먹는 영양제가 아니라 농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제라는 거죠"

수매된 배스를 활용한 음식물 판매의 문제가 대두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배스액비(액체비료)를 개발했다. 액비는 배스가 다른 어종에 비해 단백질 및 칼슘, 인, 철 등을 비롯한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었다는 것에 착안해 민물고기를 이용한 비료 특허등록(등록번호 10-0860351)을 마쳤으며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친환경 제품으로 고시(08-유기-2-171)되었다.

배스 액비제조사업을 추진하는 민근식 씨는 "각종 식물은 배스액비 흡수가 빨라 뿌리내림, 생장 및 생육촉진이 우수해 작물의 품질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유용 미생물 활성화를 촉진시켜 염류집적 감소, 가스발생 경감, 내병성 강화, 식물의 생리장애를 예방하고 농산물의 맛, 비대, 당도 증가로 이어져 농산물 품질이 크게 향상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어떤 방법으로 전국 농가에 알려 나가느냐는 것과 과연 농민들로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태그:#화천군, #배스퇴치, #배스어묵, #배스액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밝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오마이뉴스...10만인 클럽으로 오십시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