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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라 말하고 예의 차리고 품위 유지하며 살면 누구도 욕 안합니다. 그러나 (책을 내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입법권력과 행정권력이 바뀌는 2012년이 우리 국민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정당정치에 리베로처럼 휘저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5일 대구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진보집권플랜>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조국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홍명보처럼 리베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도 "왜 진보는 대안이 없고 칙칙하고 토론만 하느냐? 화가 났다"며 "진보의 표준인 조국 교수가 대중이 공감하는 콘텐츠를 갖고 있는 분이고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제목에 동의했기 때문에 조 교수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시작된 <진보집권플랜> 북콘서트는 광주와 대전, 춘천을 거쳐 대구에서 다섯번째로 열려 280여 명이 넘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인권연대와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하고 영남대 김태일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그동안 책도 많이 사고 북콘서트도 했는데 변한게 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팔자에 없는 로드쇼에다 가수까지 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조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욕하면서도 비관, 부정, 불만이 있지만 희망과 낙관, 긍정으로 바꿔놓지 못한 상황에 대해 진보가 집권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을 느끼고 거기에 일조한다는 데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일 교수는 "'한 개의 불씨가 광야를 태우리라'라는 말이 있는데 조국 교수가 여기저기에 불을 지르고 있는 것 같다"며 "여기 있는 20대, 30대,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불을 지르면 좋겠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10대 고등학생부터 20대가 가장 많이 왔다. 그래서인지 오연호 대표나 조국 교수는 몇 번이고 대구에서 이렇게 젊은 사람이 많이 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조국교수는 강남좌파? 국민좌파!

 

"조중동에서는 강남식으로 살아라 하고 선거가 돌아오니 '분당 사람은 우파다. 강남좌파에 속지 마라'는 칼럼을 썼다. 이건 코미디다. 강남우파가 되어라 강요하지 마라. 강남살면 우파가 되어야 하느냐?"

 

요즘 전국을 다니면서 반향을 일으키니까 여러가지 반론과 공격이 있는데 이른바 '강남좌파' 논쟁이라며 보수언론이 딴지를 거는 데 대해 강남좌파라는 말이 좌파의 위선을 비판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화한 좌파의 세련됨을 선망하는 질투인지에 대한 김태일 교수의 질문에 조 교수는 "강남에 살면 우파여야 하느냐"며 우리 사회에는 진보가 훨씬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연호 대표도 "요즘 조중동에서 유행하는 것이 장탄식이다. 왜 보수는 이렇게 무능한가? 진보는 재미있데 북콘서트도 하고 조국 교수 같은 사람이 진보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변화하는데 왜 보수는 이렇게 정체돼 있는가 장탄식을 하고 있다"며 불과 6개월 전에 진보가 했던 장탄식을 보수가 하게 된 것은 조 교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태일 교수가 "국민여동생 하면 문근영이 떠오르는데 국민 모두의 사랑을 받고 국민의 가치와 이해를 대변하고 국민모두가 동감하는 조국 교수를 '국민좌파'로 부르자"고 제안해 청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청중들은 국민좌파 조국 교수를 외쳤다.

 

"88만원 세대가 88% 투표하면 88% 바뀌어"

 

이날 대화에서는 유독 20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조국 교수는 "대학교수가 되어 매년 19세에서 25세까지의 젊은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우리때는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호기가 있었는데 요즘 대학생들은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요즘 20대는 단군이래 최대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데도 졸업하면 직장 구하기 힘들고 결혼하기도 힘들다"며 "이런 문제는 공적인 문제로 접근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20대, 30대 청년들, 이른바 88만원 세대가 88% 투표해야 88% 바뀐다.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 사람들을 찍고 그걸 통해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들의 정치참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지난 6·2지방선거때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높았다고는 하지만 60대보다 낮았다고 지적한 조 교수는 20대가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당에서도 20대를 비례대표로 포함시켜야 하고 정치를 꿈꾸는 20대는 구의원과 구청장에 도전해 보라"고도 했다.

 

오연호 대표도 "우리 세대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요즘 20대는 왠지 기성세대에 맞게 꽉 짜여져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그러나 북콘서트를 하면서 굉장히 즐거운 변화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여러 사람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내면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하나의 책, 두 명의 저자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진보집권2>를 쓴다면 '조국·오연호가 묻고 청중이 답하다'를 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어떻게 하면 진보가 집권할 수 있을까?"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 대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한 데는 당시의 서민들이 고단하고 부자가 되는 게 최대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타운 등으로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1%가 사는 것이 아닌 모두가 사는 것을 택하면서 변했다고 말한 조국 교수는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문제, 복지의 문제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를 고민해 2012년 진보진영이 힘을 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민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판을 하면서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단독집권은 불가능하다. 연합정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 밖에서 소금 노릇 하는 것도 좋지만 정권을 잡아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진보정당들이 소통합, 중통합으로 합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오연호 대표는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우리 주위에서 멋있는 사람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며 우리 동네, 우리 소모임 등에서 멋있는 사람을 발굴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승리의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며 지난 6·2지방선거때처럼 이번 보궐선거도 중요하다고 했다. 세 번째는 부족하더라도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자의 편지를 받고 "저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됩시다"라고 답변했는데 그 세 가지만 가지고 간다면 2012년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대구에서 노래하는 가수 박광운씨가 감미로운 목소리와 서정적인 가사로 노래를 불러 많은 이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한국인권행동 류연창 공동대표가 축사를 통해 "서민이 살아야 하고 노동이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 말미에는 사회를 맡은 김태일 교수와 조국 교수, 오연호 대표가 '사노라면' 노래로 앙코르송을 부르며 마쳤다. 이날 북콘서트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공연이 마음에 들면 공연 후에 <진보집권플랜>을 구입하는 후불제 공연 콘셉트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공연을 본 청중들은 모두 즐겁고 유쾌했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와 같이 왔다는 김영미씨는 "지쳐있고 답답하던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상쾌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도서관 독서모임에서 왔다는 한 독자도 "책을 읽고 두 분의 예기를 듣고 싶었는데 무거운 주제를 즐겁게 풀어내는게 유익했다"며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태그:#진보집권플랜, #북콘서트, #조국, #오연호, #김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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