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008년 2월 10일 화재로 일부가 손실된 숭례문은 현재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23일 '세계유산 즐겨찾기' 연재 기사와 관련, '창덕궁'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자 세종연구소 연구원인 최종덕씨를 만난 곳이 바로 숭례문 복원 현장 사무소였다. 그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숭례문 복구단 부단장 직함으로 복구 작업에 참여했었다. 뜻하지 않게 역사의 한복판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23일 오후 4시, 높은 울타리를 쳐서 외부와 구분해놓은 복원 현장에는 수많은 돌들이 쌓여 있었다. 강렬한 햇살 아래로 돌을 다듬는 장인들의 정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졌다. 숭례문을 복원하면서 이번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인, 숭례문을 연결하는 성곽의 일부분도 눈에 띄었다.

 

성곽은 숭례문 서쪽으로 16m, 동쪽으로 53m가 세워진다. 일제 때 철거된 성곽과 지난 2008년 화마로 무너져내린 숭례문은 2012년말 복원이 완료될 예정이다.

 

최종덕 연구원은 "숭례문은 최대한 전통건축 기법을 활용해 복원하고 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조사하고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장인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숭례문은 우리나라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국보 1호'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 그럼, 화재로 쓰러진 숭례문과 새로 복원하는 숭례문의 차이는 없는 것일까. 최종덕 연구원의 설명이다.

 

"화재 이후 열린 긴급 회의에서 숭례문의 국보 1호 자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2층 누각은 거의 쓰러졌지만, 기반 석축이 90% 이상 남아 있어서 국보 1호 가치를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국보 1호'와 '보물 1호'가 어떻게 다를까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보 1호 숭례문과 보물 1호 흥인지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국보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 <국보이야기>(이광표 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에서는 '숭례문'과 '흥인지문'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

숭례문- 조선 초인 1398년 건립되어 1447년 수리한 것. 현존 도성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되었다.

흥인지문- 조선 말인 1869년 새로 지은 건축물.

차이점- 제작 연대가 400여 년 앞서는 숭례문이 역사적으로 더 가치가 있다.

 

건물의 아름다움

숭례문- 장중한 규모, 절제와 균형의 아름다움.

흥인지문- 과도하게 장식과 기교에 치중.

차이점- 절제미와 균형미의 숭례문이 한국 건축의 전형적인 미학에 더욱 가깝다.

 

건축사적 가치

숭례문- 다포식 공포. 고려시대 주심포식에서 조선시대 다포식으로 넘어가는 전통 목조건축의 변화상을 잘 보여준다.

흥인지문- 다포식 공포. 이미 다포식이 정착한 조선 말기의 공포.

차이점- 한국 건축사에서 공포의 변화상을 보여 주는 숭례문이 더 가치 있다.

 

화마로 얼굴을 잃어버린 숭례문은 지금 천천히 예전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일제가 새겨놓은 남대문이라는 품격 없는 이름에서 '예를 숭상한다'는 본래 이름을 찾은 숭례문. 하지만 지하철 서울역 지하의 출구 안내표지에는 아직도 '남대문'이라는 이름이 넘쳐난다. 숭례문을 복원하는 이 참에, 남대문이라는 이름을 영원히 지웠으면 한다.

 

한편, 숭례문은 토요일과 일요일 전문 해설사의 안내로 관람을 할 수 있다. 인터넷 사전 예약은 필수이며 희망일 2주 전부터 예약신청이 가능하다.

 

숭례문 홈페이지 바로가기


태그:#숭례문, #숭례문 복원, #국보 1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북 순창군 사람들이 복작복작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