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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17일 정연주 KBS 전 사장의 해임처분 무효청구소송이 정 전 사장의 승소로 확정될 경우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사퇴를 거론하진 않았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9년 11월 20일 국회 문방위 예산심의에서 최 후보자가 한 말을 재론하면서 "최 후보자는 김부겸 의원과의 질의에서 '정연주 사장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으면 '제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때의 책임은 사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그때 상황에 따라서…(판단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전 의원이 두 번 더 '책임은 사퇴냐'고 질의했지만 최 후보자는 "적절한 책임을 질 것이다" "그때 상황을 봐서"라고만 답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1월 예산심의에서 김부겸·송훈석 의원과 했던 질의 답변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다. 다만 당시는 정 사장의 해임처분 무효청구소송이 1심만 끝난 상황이어서 최 후보자는 "이제 1심 판결났는데 그걸 맞다고 하겠느냐"고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종심을 남겨두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답변자세가 소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최 위원장의 소극적인 자세는 이날 이어진 답변에서도 확인됐다. 전 의원이 YTN <돌발영상> 담당 프로듀서 긴급체포, MBC <PD수첩> 형사고발,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폐지 등을 언급하면서 "방송의 생명이 비판인데, 이것 갖고 벌금을 먹이고 징계를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질의한 것에 대해 최 위원장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방통위원회로선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인사문제는 (방송사) 내부적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것이지, 그 문제에 대해 위원회가 가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금기"라고 원칙적 답변을 내놨다.

 

"전두환과 골프, 김용갑의 '국회해산권 개헌'지지, 권언유착 아니냐"

 

 

이날 또 한 번 문제됐던 것은 최 후보자가 <동아일보> 정치부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친정권적 행보가 문제됐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최 후보자는 1988년 3월 정치부장이 됐다가 그해 10월 논설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일을 거론했다.

 

전 의원은 "88년 8월 13일 당시 김용갑 총무처장관이 대통령에 국회 해산권을 부여하는 개헌을 하겠다고 하니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장이었던 최 후보자가 김용갑 장관을 찾아가 '소신발언에 감명받았다. 적극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최 후보자는 88년 8월에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를 쳤는데 그때 전두환은 전임 대통령이었지만 살아있는 권력이었다"며 "언론사 정치부장이 찾아가서 골프치고 장관에게 적극 동조하고 이것이 언론인의 태도로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어 "이와 같은 처신은 매우 잘못된 것이고, 이 같은 처신에 의해 정치부작직을 전임자와 다르게 선례 없이 조기에 물러난 것 아니냐"며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의 의미를 아느냐"고 물었다.

 

전 의원이 말한 '악어의 눈물'은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최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언론탄압' 비판을 거론하며 "30년간 독재 정권에 항거해 고문당하고 투옥당하며 언론인의 '기자도'를 지키려 노력한 내게 참기 힘든 모욕"이라고 말하고 눈물을 흘린 것을 가리킨다.

 

최시중 "뉴스 취재 일념뿐, 개발정보 얻은 일 없다"

 

 

최 후보자는 "전임 대통령과 골프를 한 것은 전 대통령이 퇴임 후였지만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골프 제안이 왔기 때문에 취재 기자로서 당연히 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으로 봐선 일선 기자들의 눈에는 권력과 유착된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켜 문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이어 "김용갑 장관은 (내가) 총무처에 오래 출입을 해서 아는 관계로 만났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부든 뉴스를 취재해야 한다는 일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분당 이매동 땅(88년 11월 최후보자 장인과 친구가 공동구입) 신도시 개발 정보를 전임 대통령이나 당시 장관과의 만남에서 얻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취재원으로서 상당히 비중 있는 분이어서 그렇게 만났지, 거기서 개발정보나 얻어서 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무슨 낯으로 이런 자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태그:#최시중, #정연주, #인사청문회,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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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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